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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미래

  • 서울대학교 홍보팀
  • 2010-06-21
  • 조회수 23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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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7월 취임한 이장무 총장이 서울대의 국제적 위상 제고, 학문 융복합 인프라 구축, 교육 및 연구 시스템 개선 등의 성과를 남기고 7월 19일 임기를 마친 뒤 오는 8월 정년을 맞아 캠퍼스를 떠난다.
대학신문 주간을 역임한 언론정보학과 양승목 교수가 5월 31일(월) 총장실을 찾아 퇴임 소회와 4년간의 성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인터뷰하였다.

이장무 총장(왼쪽)과 양승목 교수(오른쪽) 사진

양승목 교수(이하 양승목):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총장님께서 취임하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우선 퇴임 소회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장무 총장(이하 이장무): 네, 그렇습니다. 빠르게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세계적 연구 중심대학이라는 목표하에 지난 4년 동안 학내 구성원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서울대가 많은 부분에서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더 타임즈 세계대학평가 석학평가에서 세계 25위에 오르는 등 최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는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기회균형선발, 지역할당제 등 국립대로서의 책무를 확대해가면서 여러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서울대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모범적인 대학상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보람 있게 생각하고 함께 이룬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양승목: 세계 초일류 대학 도약을 위해 해외 석학 초빙과 육성, 융복합 교육 연구 시스템을 매우 강조하셨습니다. 이 부분을 강조하신 이유와 어떤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이장무: 서울대 주요 지향점 중 하나가 세계적 학문 수월성을 확보하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우수 교수진의 확보입니다. 노벨상 수상자급의 세계 석학과 국·내외 우수한 학자들의 초빙을 적극 추진하였습니다. 2010년 초빙·겸임교수를 합치면 외국인 교수가 현재 200여 명이 넘습니다.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첸 교수와 필즈 메달 수상자인 히로나카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 교수가 7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서울대의 부족한 점이었던 학문 분야 간 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연계전공, 학생설계 전공 등을 만들고 자유전공학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WCU 등을 개설하여 어떤 전공이든 들을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원하는 전공을 만들 수 있게 파격적인 변화를 이뤘습니다. 오랜 과제였던 정치학과와 외교학과의 통합도 이루어 냈습니다.

양승목: 국제 학술 교류가 획기적으로 증가하였고, 외국인 교수와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서울대의 국제화 성과와 진정한 국제화란 무엇인지, 특히 서울대가 가야할 국제화의 방향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장무: 2007년 세계 유수 대학 총장을 초청해 세계대학총장포럼을 개최하고 ‘세계적 연구대학의 미래에 관한 서울선언’을 제시하였습니다. 연구중심 대학의 역할과 방향은, 대학이 세계적 수준과 범위에서 지식의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울대는 국제적 네트워크를 크게 확대하였고, 그 결과 공동학위, 복수학위 체결 대학의 수가 4년 전 4개에서 14개로 증가하였습니다.
서울대에는 200여 명의 외국인 교수와 3,000여 명의 외국인 학생이 있는데, 서울대 입학하면 세계적인 강의를 듣고, 공동연구가 가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국제화란 외국인 교수, 우수한 외국인 학생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교류하며, 다문화적 지식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승목: 기금 모금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모금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던 상태에서 ‘VISION2025 모금 캠페인’으로 대표되는 선진적 시스템을 도입하셨습니다. 기부 시스템과 기부 문화의 질적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계신데, 발전기금의 성과와 보완할 점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장무: 과거 모금방식은 기업이나 독지가에게 개별 접촉해 기부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비조직적이고 일회적이었습니다. 외국 선진 기부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으로 추진하였으며, 기부자 맞춤 예우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감사와 후원의 밤, 학부모 초청행사, 캠퍼스 투어를 진행하여 대학과 후원자, 동문이 끈끈한 유대를 가지도록 해왔습니다. 집중 모금 캠페인으로 교수, 직원, 학생이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문이 동참하였습니다. VISION2025 모금 캠페인을 통해 3,000억 원 목표를 지난 4월에 조기 달성했으며, 6월 현재 3,500억원이 넘습니다. 상당한 발전을 이뤘지만 모금 시스템이 분산되어 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외국 대학은 동창회-본부 일체로 대학 중심 모금 형식인데 반해, 서울대의 경우 총동창회, 단과대학 동창회, 학과(부) 동창회, 발전기금 등 분리되어 있습니다. 통합이 되면 더 강력한 발전기금 체제가 될 것입니다.

양승목: 의욕적으로 서울대 법인화를 추진하셨고 마침내 서울대 법인화 법률안이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되었습니다. 그런데 반년이 되도록 국회 계류 중이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법인화와 관련해 총장님의 당부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장무: 기존 국립대 체제는 60년 이상 우리나라의 경쟁력 제고와 대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세계 초일류 대학 도약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 통제를 받는 기관으로서의 체제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국립대 법인화가 이뤄졌고, 미국은 법인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주립대 체제를 갖춘 지 오래되었습니다. 변화에 보수적인 독일의 괴팅겐대도 공적법인(재단) 형태, 즉 법인으로 전환하였습니다. 국립대 법인화는 민영화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정부기관의 국립대에서 공적 법인형태 국립대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국립대 법인법에는 기초 학문을 육성하고 학생들이 저렴한 학비로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 부분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학생은 여전히 ‘국립 서울대 학생’이며, 교수와 직원이 공무원 신분을 내놓게 됩니다. 여야 정치적 대립으로 다른 법안과 마찬가지로 서울대 법인화법이 여전히 계류중인데, 법인화 법률안이 충실히 보완되어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승목: 총장님께서는 현재 한계점에 달한 관악 캠퍼스로는 서울대가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보시고 국제캠퍼스, 멀티캠퍼스 등을 추진하셨습니다. 21세기 변화의 시대에 우리 캠퍼스가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장무: 관악캠퍼스는 아름다운 환경을 지닌 캠퍼스로 보존해야 합니다. 도쿄대, 교토대 등도 기존 캠퍼스의 1시간 이내 거리에 제2캠퍼스 두 곳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수한 목적에 따라 새 캠퍼스를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대는 첨단 연구 활성화를 위해 강원도 평창에 그린바이오 첨단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국제화와 관련하여 시흥 군자지구에 국제 캠퍼스 조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국제지구인 인천 송도 인근으로 관악 캠퍼스에서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관악 캠퍼스의 연장 개념으로 다양한 학문간 연계와 국제화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외국 명문대-서울대 복수학위, 공동학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덕성 갖춘 ‘일품 인재’ 양성해야

양승목: 급변하는 21세기에 대학의 역할, 특히 서울대의 사회적 역할, 책임에 대한 총장님의 고견을 부탁합니다.

이장무: 2006년 개교 60주년에서 서울대의 사명에 ‘사회와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실천적 지혜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부분을 추가한 바 있습니다. 서울대의 지식인 양성은 일등인재가 아니라 덕성 갖춘 일품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일품인재는 섬김의 리더십, 나눔의 지혜를 갖춘 인재를 의미합니다. 어려운 학생들의 학습과 진로를 지도해주면서 환원하는 새싹 멘토링과 해외 봉사, 다문화 가정 나눔,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 활동 등 매우 다양합니다. 6,400여명 학생들이 봉사에 참여했으며 전국 50,000여명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서울대인들은 과거 냉철한 지성을 가진 인재라는 평판에서 넘어서, 이제 뜨거운 가슴으로 소외된 계층을 배려하고 그들이 그늘진 곳을 떠나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양승목: 재임 중에 인상적인 기억, 아쉬움이 남은 기억, 고마운 사람 등이 있으시면 이 자리를 빌려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장무: 20여 년 간 농생대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기부하시던 분과 함께 한 자리에서 “예전에 서울대는 잠자고 있었다. 최근 서울대가 깨어나 움직이고 변화하고 있다. 서울대의 ‘변화’에 기부하는 것이지, 돈이 많아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 말씀에 감동과 힘을 얻었습니다. 서울대를 사랑하고 어려운 사람 위해 재산을 다 내 놓은, 사회적인 명성은 없지만 감동을 준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부임 초기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신 70대 할아버지의 만남이 기억납니다. 힘겹게 모으신 전 재산 2억 원 수표를 전해주시며 “공부를 못했던 한을 풀고 싶다”며 장학금을 출연하셨습니다. 전 재산을 거의 대학과 사회에 환원하신 정석규 동문, 미래 인재를 키우시는 김선동 동문 등 훌륭한 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사회 약자를 생각하며 사회에 환원해 어려운 사람들이 올바르게 성장해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재산과 노력을 바치는 사람들, 발전기금 모금 과정에서 모금 자체보다 그 분들을 만나며 느낀 감동이 더 많았습니다.

양승목: 퇴임 후 곧바로 정년을 맞으십니다. 직선제 실시 후 4년 임기를 마치고 바로 정년을 맞으시는 총장은 총장님께서 처음이십니다. 퇴임 후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장무: 건강하게 여러 사람과 좋은 관계로 퇴임을 맞게 돼 행복합니다. 아내와 두 아들에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정년을 잘 맞을 수 있었던 것은 가족뿐 아니라 대학 구성원과 동료 교수들 덕분입니다. 동료 교수들이 지치고 힘들 때 많이 도와 주셨습니다. 정년퇴임을 한다고 하니 많은 사람이 퇴임 후 행보에 관심을 갖고 물어보시는데, 최근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을 맡게 되었는데, 기후 변화는 세계적인 문제이면서 범위가 넓은 다학제적인 분야로 평소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속가능’이라는 이 시대의 화두와 관련하여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양승목: 마지막으로 서울대 구성원들과 서울대를 사랑하시는 국민들에게 인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이장무: 최근 예일대 레빈 총장은 서울대와 도쿄대를 ‘아시아의 앞서가는 대표 대학’으로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한 신문기자는 “2025년 세계 10위권이 장기발전목표인데 현재 추세로 2020년 10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교수 정년 보장과 승진 시스템을 강화하여 미안함 마음도 한편에 있지만, 대학 구성원들의 헌신에 힘입어 우리 서울대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과거 민주화의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사회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때 선두에서 사회가 최종적으로 나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용기, 성찰적 자세 보여 주는 것이 서울대의 모습이었습니다. 국립대의 책임, 역할을 이어나가고, 국가에 공헌하며,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서울대가 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양승목: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대 구성원들을 대신해 총장님의 행운을 빌겠습니다.

<서울대 사람들> 22호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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