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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즐겼노라

2012.10.17.

제11회 관악사 정기음악회,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10월 11일 관악사 정기음악회에서 공연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관람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서울대 학생과 관악구 주민들 지난 11일 저녁 관악사 900동 지하 2층 가온홀 입구에는 50여명의 학생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바닥에 앉아 삼각김밥을 먹거나 휴대폰 시계를 초조하게 들여다보며 6시40분이 되기를 기다리고 이들의 맨 앞에는 ‘현장 대기자’란 입간판이 보였다. 바로 이날 7시부터 시작될 관악사 정기음악회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여석을 기다리는 행렬이었다.
이번 공연으로 11번째를 맞이한 관악사 정기음악회는 지난 2006년 4월 기악과 백혜선 교수의 연주회를 시작으로 매년 두 번씩 꾸준히 개최돼 왔다. 서울대 기숙사 사생들의 문화적 교양을 향상시키고 따뜻한 감성을 교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는 목적이었다. 비단 사생뿐 아니라 학내 구성원, 지역사회 구성원 등도 참여가 가능해 지난해에는 관악구청과 함께 ‘열린 뜨락 음악회’ 형태로 진행하기도 했다.

왔노라,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오리지널팀

시각 장애우인 피아니스트 김상헌 학생(기악과 3학년)의 연주 이날 무대에 오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지난 7년 동안 180만 명 이상이 관람했고, 지금도 국내에서 상설 공연이 계속 중인 작품. 세계적 수준인 한국의 비보이(B-Boy) 기술과 걸스힙합, 발레 등의 다양한 무용이 어우러진 무언극(無言劇)으로 2007년 영국 에딘버리 프렌지 페스티벌 최고 작품 선정, 2008년 미국 브로드웨이 50회 장기공연 등으로 명성과 인기를 모두 얻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오리지널팀이 직접 서울대를 찾아와 입장권 추첨 경쟁률이 다른 때보다 훨씬 높았다.

7시가 조금 넘어 음악회는 시각장애인 피아니트스로 유명한 김상헌(기악과 3학년)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됐다. 자리를 함께 한 오연천 총장과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시간 지연을 막기 위해 ‘쿨’하게 인사말을 생략한 만큼 관객들의 집중도는 높았다. 이어 성악 공연과 퓨전 국악 연주로 서울대 재학생들의 환영 무대가 마무리됐다.

보았노라, 비보이와 발레리나 그리고 힙합

다양한 춤을 선보인 비보이와 발레리나의 공연 모습 본 공연은 말 그대로 비보이와 발레리나, 그리고 무대와 객석의 ‘밀당’(밀고 당기기)였다. 연습실 옆 힙합 광장에서 비보이 춤을 접한 발레리나가 그 매력에 빠져 비보이가 된다는 줄거리처럼 공연은 비보이춤과 발레는 물론 현대무용, 걸스힙합 등이 어우러졌다.

10여명의 비보이들의 기본 프리즈 동작부터 토마스, 윈드밀, 업락 등 고난이도 기술이 배틀처럼 펼쳐질 때마다 가온홀은 함성과 탄성으로 넘쳤다. 또 발레리나의 토슈즈가 무대에 미끄러지고, 3인조 여성 댄서들이 강한 비트의 음악과 사이키 조명에 맞춰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이면 휘파람과 박수가 가득해졌다. 관객들의 호응이 커질수록 출연자들은 숨겨둔 개인기와 끼를 하나씩 더 과시하는 여유와 매너를 보였다.

즐겼노라, 서울대와 관악구

앵콜 무대까지 100분의 공연이 모두 끝난 후 출연자들과 관객들은 기념촬영 시간을 가졌다. 단체 사진 촬영에 이어 주인공과 빼어난 노래실력을 보여준 비보이, 남성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던 여성 출연자 등은 10여분 동안 팬들과 촬영 요구에 모두 응해줬다.

관악사 사감 김태완 교수(산업·조선해양공학과)는 “사감을 맡은 후 첫 정기 공연이라 기대가 컸다”며 “서울대생과 관악구민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아이와 함께 가온홀을 찾은 이신영씨(관악구 삼성동 거주)는 “공연장이 300석쯤 되는 것 같은데 무대의 호흡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다음 공연도 꼭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악사의 다음 정기음악회는 12월로 예정되어 있다.

홍보팀 학생기자
김어진 (외교학과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