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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 대한 성찰

2014.12.26.

김영란 동문(법과대학 79년 졸업)이 서울대학교를 찾았다. 다양한 분야의 연사를 초청하여 기숙사생을 비롯한 학생 및 지역 주민들에게 강연을 제공하는 관악사 콜로키움의 35번째 손님이었다. 최초의 여성 대법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여성 법률가로서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김영란 동문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입법 추진했던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일명 김영란법)으로 연일 뉴스에 이름이 오르고 있다. 늦은 시간에도 김영란 동문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관악사 가온홀을 채웠다.

김영란 前대법관
김영란 前대법관

법률가는 ‘차이를 성찰하는 사람’

평소 독서를 즐기는 김영란 동문은 블루드레스(알비 삭스 저), 시적정의(마사 누스바움 저), 투게더(리처드 세넷 저)의 세 권의 책을 소개하며 다원 사회에서 법률가의 역할과 사회의 방향에 대한 고민과 본인의 견해를 제시하였다. 다원사회에서 법률가의 역할을 ‘차이를 성찰하는 사람’이라고 제시하였다. 잘 조직되지 않고 대표되지 못하는 약자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법률가의 역할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다원민주주의에 기여한다는 것이 김영란 동문의 주장이다. 소수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을 때 여기에서 나오는 발견이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소수자 그룹을 보호해야 더 큰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차이를 성찰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자율의 심리학과 다원성 유지를 꼽았다. 타인에 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즉, 타인의 자율성과 본인의 자율성이 동등한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것과 소수 의견에서 우리 사회가 발전해 나갈 원동력을 찾음을 통해 차이에 대해서 성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회의 다원성 인정

타자가 되는 상상력과 위선적인 생각의 힘 역시 강조했다. 타자를 통해 본인의 인식의 지평을 넓혀 나가고 비록 위선적일지라도 이타적인 생각을 계속하며 실천하는 것이 다원 사회 속에서 변화와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이는 비단, 법률가 뿐 만이 아니라 다원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염두에 두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김영란 동문은 또한 몇 가지 판례를 통해 시대적 변화에 따라 판결도 변한다거 헸다. “물론 법적 안전성은 매우 중요하지만 동질성의 시대에서 다양성의 시대로 전환하는데 법이 변하지 않고 똑같이 적용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인권 등, 당연히 절대 훼손 할 수 없는 가치가 있고 신중히 고려되어야겠지만 판결의 변화는 주로 새로 형성된 사회의 다수의견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사회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고 판결에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밝혔다. 강연 후, 토론동아리인 아크로폴리스의 주도로 자세한 책 소개와 함께 패널토론이 진행되었으며 자리를 지킨 학생들의 개별적인 질문도 이어졌다.

사회 기여를 위한 방식 고민

강의의 시작과 끝은 학교에 대한 추억과 서울대학교의 역할에 대한 당부였다. 75년도 관악 캠퍼스로 이전 후 진눈깨비를 맞으며 최초로 입학식을 치른 추억, 강연을 위해 관악사에 마을버스를 타고 오며 재학 당시에는 낙성대에서부터 걸어다니던 것을 회상하는 김영란 동문에게서 모교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애정에서 김영란 동문은 서울대학교 학생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사회를 이끌어 나갈 서울대학교 학생이 변화하는 사회를 어떻게 수용하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의 성공이나 출세만을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본인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그 방식을 생각해야 합니다.”

홍보팀 학생기자
박순옥(소비자학과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