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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에너지 생산을 위한 인공 광합성 시스템 개발

2015.08.21.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오른쪽)와 김영혜 연구원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오른쪽)와 김영혜 연구원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 연구팀에서 무기반도체와 식물 단백질을 결합하여 빛 에너지만을 이용해 수소 에너지를 생산하는 인공 광합성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4월 22일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하며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연구로 주목 받고 있는 이 기술에 대하여 남기태 교수와 김영혜 연구원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얼핏 들으면 공학과 광합성은 서로 연관이 없는 분야처럼 들립니다.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광합성과 관련된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나요?

남기태 교수: 광합성은 원자력을 제외한 인류의 모든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탄소의 순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죠. 최근 에너지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추세에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광합성은 공학적인 관점에서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분석대상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광합성의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어떻게 하면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합니다. 광합성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촉매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식물 내에서 전자의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가 큰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Advend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
Advend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

Q. 이번에 개발하신 인공 광합성 시스템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남기태 교수: 광합성은 크게 두 광화학계(photosystem)으로 나뉩니다. 각 광화학계는 전기분해가 일어날 때의 산화, 환원이 일어나는 두 전극의 역할을 하게 되죠. 이때 환원전극 역할을 하는 광화학계를 이루는 식물 단백질은 광합성 과정에서 새로운 단백질로 교체되는데, 교체되는 과정에서 안정성문제를 가집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환원전극 역할을 바나듐산 비스무트(BiVO4)를 이용한 무기반도체로 대체한 하이브리드 광합성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여기에 백금 촉매를 사용하여 광합성과 다르게 이산화탄소 대신 수소가 환원되어 수소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 연구결과입니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 광합성 시스템은 식물단백질, 그리고 반도체의 장점들을 모아 광합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시사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이번 연구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분야가 합쳐진 융합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남기태 교수: 이번 연구를 위해서 여러 분야에 걸친 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했습니다. 생물학부터 시작하여 단백질을 정제하는 방법, 무기반도체 합성에 대한 지식, 전자흐름에 대한 물리적 이해 등 융합적인 지식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통해 이번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에서는 연구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서로의 언어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의 전문성, 관심사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며,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가 연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질 때 융합연구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혜 연구원: 생물선생님이신 어머니 덕분에 저와는 전혀 관계없는 분야라고 생각했던 광합성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공학과 접목시켜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융합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는, 모든 분야에 대해 나와 관계없다고 치부해버리기보다 열린 시각을 가지고 나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어떤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아무도 하지 않았던 분야를 세계 최초로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연구를 하면서 가지고 계신 노하우, 혹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으신지요?

김영혜 연구원: 제가 하는 모든 시도가 이 분야에서 처음이 되었습니다. 참조할만한 선행연구가 없었기에 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제 스스로 주도할 수 있어서 더 흥미로웠고, 결과를 얻었을 때 더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남기태 교수: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해내야 그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 하는 시도이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성장하고, 더 큰 문제를 만들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혜 연구원: 연구를 하다 보면 실패를 경험할 때가 매우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에서 좌절하지 않고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실패를 꼼꼼히 기록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배워나가는 사람이 성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연구성과의 미래 응용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남기태 교수: 수소 에너지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연료전지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수소에너지 공급 주유소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소에서 강판을 절단하는 데에도 수소에너지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현재 수소에너지는 메탄(〖CH〗_4)에서 추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와 관련된 환경문제, 그리고 안정성에 관한 문제가 있습니다.
광합성을 이용해 생산된 수소 에너지는 인류 에너지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 광합성 시스템은 물을 분해하여 수소에너지를 얻는 방식이므로 안전성, 그리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식물에서 일어나는 광합성을 전기적, 화학적으로 빠르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아직 실용화를 위해서는 가격, 에너지 효율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앞으로 점차 집안용, 환경용 제품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최근 여자 공대생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사회에서도 이들의 활약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공대 여성 연구원으로서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앞으로 공대 진학을 꿈꾸는 여학생들에게도 조언 부탁드립니다.

김영혜 연구원: 여성들이 가진 섬세함, 꼼꼼함이 연구에 장점이 될 때가 많습니다. 마이크로, 나노 단위로 이루어지는 실험에서는 디자인 문제도 중요한데, 여성적인 관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공학을 전공하는 여성들이 많기도 하고, 여성이라고 무시하는 분위기도 없을뿐더러, 여성들이 자신들의 장점을 발휘하기 위한 환경이 충분히 조성된 것 같습니다. 공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여학생들이 있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꿈을 향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Q. 사회적으로 친환경에너지, 신 재생에너지에 대해 관심이 높습니다. 실제로도 관련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앞으로 관련 연구분야의 진행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요?

남기태 교수: 이제는 우리가 에너지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더 싸게, 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문제는 비용이 얼마나 들던 꼭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연구들이 새로운 산업들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기태 교수는…
2000년에 서울대 재료공학부를 졸업하고 2007년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2010년부터 서울대에서 생체재료학을 연구하고 있다.

홍보팀 학생기자
이주헌(전기정보공학부 1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