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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유산을 공유하다 ‘신옥진 컬렉션’

2015.09.14.

개강을 맞이하여 캠퍼스가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지난 3일, 서울대학교 미술관 개관 이래 최초로 열리기 된 기증자 컬렉션, 신옥진 컬렉션 전시회의 개막식이 진행되었다.

이중섭 작가의 ‘시인 구상에게 보내는 편지’
이중섭 작가의 ‘시인 구상에게 보내는 편지’

지난 달 12일부터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는 부산공간화랑 신옥진 대표가 기증한 미술작품 64점을 전시하고 있는 ‘신옥진 컬렉션’을 진행하고 있다. 1998년부터 현재까지 부산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제주 이중섭 미술관 등 다양한 기관에 평생 수집해온 작품들을 기증해온 신옥진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인 서울대학교에 작품을 기증하여 후학 양성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로 남길 바란다”며 기증의 소감을 밝혔다.

‘내가 갖고 싶은 걸 줘야 진짜 기증’이라는 기증자의 이야기처럼 이번에 기증된 작품들 중에는 장욱진, 전혁림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한국 작가를 비롯하여 우메하라 류사브로, 후지타 츠구지 등의 일본 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나아가 2차 대전 이후 미국을 세계문화의 중심지로 이끄는 데 기여한 대표세대인 윌렘 드 쿠닝이나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스타인 등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거장들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어 전시회의 품격을 높혀주고 있다. 전시회 기획을 담당한 정신영 책임학예연구사는 “미술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보고 매체에서 이름만 들어오던 작가들의 실제 작품을 교내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예술 경험이라는 차원에서 더할 수 없이 중요한 일”이라며 “작품을 기증해주신 신옥진 대표님의 뜻을 알리고 기증된 작품들을 공동의 문화적 자산으로 공유하고 같이 감상하기 위한 기회를 마련하고자 이번 전시를 개최하였다”고 전시회의 기획 의도를 전달했다.

본 전시전은 이달 2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서울대학교 재학생 및 교직원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관련 문의 02-880-9504

<미니 인터뷰>
지난 17년 동안 미술품 800여점을 미술관에 기증해온 신옥진 부산공간화랑 대표. 신옥진 컬렉션 개막식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미술관을 찾은 그를 만나 짧게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신옥진 부산공간화랑 대표
신옥진 부산공간화랑 대표

1. 오랜 기간 동안 수집해온 작품들을 각지에 기증하고 계십니다. 작품을 수집하는 데 들였던 노력은 물론 금전적으로도 상당한 액수의 작품들이었을텐데, 이렇게 소중한 작품들을 기증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해외의 유명 미술관을 돌아다니면서, 미술관에 전시된 많은 작품들이 기증된 작품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지요. 그러한 문화가 참 좋아보였습니다. 과거 몸이 좋지 않아 투병생활을 했었는데, 그 때 병석에서 ‘무언가 하나는 내가 하고 가야하지 않겠냐’는 마음이 들어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 처음 기증활동을 시작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2. 이번에 서울대학교 미술관에 다양한 작품들을 기증해주셨는데요, 특별한 선정 기준이 있었습니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학이니만큼 우선적으로 작가의 수준을 고려하였고, 또 작품의 개성이 존재하는가도 눈여겨 보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미대생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만한 작품들로 선별하고자 하였습니다.”

3. 다양한 작품들 중 특별히 아끼는 작가 혹은 작품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이번 전시회의 관람자들에게 몇 가지 추천해주시자면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구상 시인에게 보낸 이중섭 화백의 한글 손편지가 있습니다. 대개 이중섭 화백의 편지는 일본에 있는 부인에게 ‘보고 싶다’는 그리움을 일본어로 작성한 것이 대부분인데, 이번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은 유일하게 한글로 쓴 편지로서, 생계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작품이지요. 또 이번 전시회에는 우메하라 류사브로라는 일본의 거장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르누아르의 제자로서 우메하라 류사브로는 한국 1세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는데, 그의 작품을 보며 그가 한국 1세대 작가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어떻게 1세대 작가들이 이를 발전시켜나갔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

신옥진 부산공간화랑 대표
194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서울신문사 편집국에 입사하였으나 폐결핵 투병으로 퇴사하게 되었고, 이후 ‘부산공간화랑’을 개관하며 화랑으로서의 삶을 시작하였다. ‘미술품감정위원회’를 창설하여 초대 감정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서울의 K옥션, 서울옥션, 대구의 M옥션 등에서 미술감정 업무를 맡았다. 지방 신진작가들을 육성한다는 취지 아래 ‘부산청년미술상’을 만들고 26년간 열정을 쏟았으며, 1998년 부산시립미술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800여점의 작품들을 기증해왔다. 최근에는 글쓰기에 천착해 몇 번의 개인전과 산문집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 및 시집 ‘빛난 하루’, ‘잠깐 비움’, ‘점 하나의 예술’ 등을 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