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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연을 따뜻하게 만드는 ‘미인들’

2016.04.07.

걷고 싶은 길이 시작되는 자하연 식당의 외벽 한 켠은 언제부터인가 멋진 작품들의 캔버스가 되었다. 무심코 돌린 시선에서 발견되는 글귀와 아름다운 그림은 일상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자하연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는 ‘미인프로젝트’의 회장 송미라 학생(국문과 13학번)을 만나보았다.

미인프로젝트팀, 왼쪽부터 임준영, 송미라, 장서현, 홍다희 학생
미인프로젝트팀, 왼쪽부터 임준영, 송미라, 장서현, 홍다희 학생

‘미인 프로젝트’ 시작

자하연의 외벽을 꾸미고 있는 ‘미인 프로젝트’ 회장 송미라입니다. 미인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제가 신입생이었던 2013년이었습니다. 한 선배를 통해 전 자하연 농협 지점장님으로부터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광화문 교보문고로부터 감명을 받으셨고, 그걸 벤치마킹해 인문대 학생들과 함께 자하연 식당 외벽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다는 제안이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저를 포함한 인문대 학생 네 명이 모였고, 그 후 당시 미대 부학장님의 연결로 미대 학생 4명까지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미인 프로젝트의 토대가 세워지게 된 것이죠. 미대 학생 한 명과 인문대 학생 한명으로 팀을 구성해 각 팀이 분기별로 자하연 외벽에 작품을 게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에는 아직 기틀이 잡혀있지 않은 때라 유명한 문구를 토대로 그에 맞는 배경을 만드는 식으로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그 다음해부터는 학생들이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직접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각 분기별로 학생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여러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기획, 제작, 운영

미대 학생 4명과 인문대 학생 4명이 한 기수로 함께 활동하며 추천제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주로 미대 학생 1명과 인문대 학생 1명이 팀을 이루어 작품 하나를 제작하며 미인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여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각 작품은 개강, 방학과 같은 테마로 구성되거나 미인이 학내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격주에 한 번씩 모이는데, 작품 주제의 큰 틀이나 작품 게시 시기 등은 미인 멤버 모두 같이 모여서 상의하는 편이고, 본격적인 작품 작업에 들어가면 관련 세부사항들은 해당 작품을 맡은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결정하며, 다른 멤버들이 피드백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통 자하연 식당의 외벽에 한 해 평균 4개 정도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취지

미인의 취지는 한마디로 우리 학교의 아름다움을 찾는 것입니다. 무심코 스쳐지나가던 곳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그렇게 해 우리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게 미인의 모토라 할 수 있습니다. 자하연 농협 외벽에 걸리는 작품도, 무심코 스쳐지나가던 외벽에 우리들의 목소리를 담아 학생들에게 전달해 잊고 소소한 기쁨을 전달해주고자 매분기 새로 바뀌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실현하지 못한 아쉬운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 예술주간에 출품을 지원했으나 재정상의 이유로 안타깝게 실현하지 못한 ‘뭘보냥 프로젝트’입니다. 뭘보냥은 우리 학교에 자주 볼 수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조형물로 설치해 여유를 가지고 하늘을 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미인이 지향하는 ‘일상적 공간에서의 즐거움‘에 아주 잘 부합하여 꼭 실현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실현하지 못한 게 더 아쉬웠습니다. 이번에는 아쉽게 실현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실현시키고 싶습니다.

프로젝트 활동으로 느낀 점

신입생 때부터 시작한 활동이 제가 4학년이 됨에 따라 벌써 4년차에 접어들 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미인의 가장 오래된 멤버로서 미인의 역사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그동안 미인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없진 않았지만, 미대학생들 인문대학생들과 함께 헤쳐 나가서 항상 고맙습니다. 작품을 함께 만드는 것도 재밌지만, 미인이 아니었다면 스쳐도 몰랐을 분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食사랑 農사랑X米人’
이번 프로젝트 ‘食사랑 農사랑X米人’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

이번 작품은 농협의 지원을 받아 같이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食사랑 農사랑X米人’프로젝트입니다. 봄을 맞아 봄의 설렘과 따뜻한 위로를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것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호랑이가 내민 손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그 의미 중 하나는 ‘같이 밥 먹으러 가자!’ 입니다.

앞으로의 프로젝트 계획

미인의 궁극적 지향점은 학내 구성원들이 학교 안의 여러 공간에서 사소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는 자하연 식당 외벽을 활용한 활동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학내 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첫 프로젝트처럼 학내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꾸며가는 프로젝트도 진행할 것입니다.

팀원에게 미인프로젝트는?

장서현(동양사학과 15학번) :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작품을 보며 어떤 느낌을 받을지, 그 생각이나 마음을 많이 돌아본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요즈음 무슨 생각을 할지, 그 생각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마음에 와 닿을 수 있을지 고민하며 평소에는 무관심했던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주변 지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와 주변을 돌아보는 직접적인 소통뿐만 아니라 작품을 통해 간접적인 소통을 행하고자 노력할 계기를 만들어주는 값진 활동입니다.

최현주(동양화과 석사) : 구성원들 각자의 아이디어가 모여서 하나로 좁혀지는 과정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 개인 작업을 할 때는 혼자 생각하고 혼자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미인 활동을 하면서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과 그 과정을 공유하게 되더라고요. 8명의 생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결과물로 딱 정리가 됐을 때의 쾌감은, 작업한 결과물이 공개됐을 때의 쾌감만큼 짜릿하고 성취감이 크다는 걸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일반 학생들이 농협 외벽만큼 크고 넓은 공간에 작업을 걸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온전히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작업을 추진해서 그 공간을 채운다는 점도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지원(조소과 15학번) :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킨다는 것은 정말 값진 행위인 것 같습니다. 교내에 ‘이러한 주제로 이러한 그림을 걸면 재미있겠다!’ 라는 한번쯤 해봄직한 상상이 실제로 현실에 재현되는 모습을 볼 때 마다 뿌듯합니다. 미인을 하면서 그 큰 벽 하나를 우리의 아이디어로 채워야 한다는 기분 좋은 책임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혜건(조소과 15학번) : 예술은 소통입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개인 작업만을 하다보면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있죠. 저와 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고,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만나는 일은 언제나 배울게 많습니다. 미인프로젝트를 통해 언뜻 접점을 찾기 쉼지 않은 인문대 친구들과 시간을 함께하고,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은 제 인생과 작품관에 있어서 굉장히 뜻깊은 일입니다. 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혼자라면, 혹은 같은 분야를 공부하는 집단 내에서는 보지 못했을 관점들과 생각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때마다 함께 하는 힘이 얼마나 큰지 깨닫고 있습니다.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순도순 모여 나누는 우리의 이야기가 캠퍼스 내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히 퍼지길 바랍니다.

홍다희(국문과 14학번) : 미인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된 것이 올해로 두 번째 기수인데, 활동하기 전에는 농협 외벽에 어떤 그림이 걸려 있는지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이제는 그 근처를 지나칠 때마다 의식하게 됩니다. 아쉬운 것은 여전히 미인의 작품에 그다지 관심이 없거나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입니다. 올해의 첫 프로젝트가 어쩌면 그 아쉬움을 해소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인의 작품을 보고,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미인 프로젝트가 서울대학교의 더 많은 공간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만들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곽효은(국문과 14학번) : 이번에 준영 씨와 서현 양이 작품을 준비하는 것을 보며 팀원 간의 협력 그리고 특히 미대생 분들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디어를 낼 때 나의 팀 작품이 아니더라도 같이 머리를 맞대고 보다 나은 작품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과정도 중요했고, 실질적으로 작품을 만들어주시는 미대생 분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과정도 필요했던 거죠. 앞으로의 미인 활동에서도 저 두 가지는 항상 마음에 두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임준영(동양화과 15학번) : 첫 작품이 공개 되서, 뿌듯하기도 하고, 또 부끄럽기도 하면서 전보다 더 자하연을 지나갈 때마다 신경 쓰게 됩니다. 보통 과의 특성상 혼자의 고민을 하고 그것을 작품제작으로 이어졌지만 , 다른 사람들과 편한 분위기에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점이 바로 미인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네요. 앞으로도 미대와 인문대에 멋진 콜라보레이션에 가감없이 생각을 더하고, 뿐만 아니라 이런 저희의 노력이 저희 작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홍보팀 학생기자
김예슬(동양사학과 14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