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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에 ‘쏙쏙쏙’ 사랑을 심다

2016.07.01.

관악구 삼성동. 한 집 건너 한 집, 다닥다닥 붙은 ‘쪽방’에 세월을 견디는 어르신이 머문다. 서울대학교 인근 빈곤 밀집지역 개선을 위해 관악구와 서울대학교가 힘을 합쳤다. 서울대학교 학생사회공헌단과 관악구의 3개 중·고등학교가 ‘샤랑단’을 만들고 지역 사회 재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적정기술 주거 환경 개선 프로그램 활동
적정기술 주거 환경 개선 프로그램 활동

적정기술 주거환경 개선 프로그램에서 뵌 박영자 어르신께

처음 찾아뵈었던 날, 어르신께서는 저희를 반겨주시며 “이렇게 와준 것만 해도 고마워. 난 주거환경 개 선 프로그램에 선정되어도 좋고, 안되어도 좋아.”라고 말씀하셨죠. 그저 마음이 고마울 뿐이라고 웃으며 어깨를 두드려주시던 어르신의 얼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답니다. 어르신과 가족분들, 그리고 한 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더 따뜻한 집에서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희는 어르신의 집에 단 열공사를 했어요. 이틀에 걸친 공사 기간 동안 서툰 저희 솜씨에 걱정도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학생사회공헌단 단원들과 건축 봉사를 담당하는 친구들이 힘을 합쳐 최선을 다했답니다. 기존에 있던 벽지를 떼어내고, 곰팡이도 제거한 후 단열 벽지를 붙였어요.

공사 중에도 어르신께서 찾아오셔서 격려해 주셔서 힘이 많이 났습니다. 어르신께서 몸이 안 좋다는 말씀을 하실 때마다 마음이 아팠어요. 조금 더 따뜻해진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신다면 저희는 더 바랄 게 없어요. 두 아이도 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공사 가 끝난 후에 따뜻해진 집을 보고 어르신께서 밝은 표정을 지으셔서 저희는 정말 행복했답니다. 어르신께서 자주 가실 율곡 경로당에도 저희가 예쁜 벽화를 그렸는데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찾아뵐 때까지 항상 건강하세요.

이효정(치의학과 15학번)

지역 학생들과 직접 키운 허브로 방향제와 티백을 만들어서 관악구 삼성동에서 열리는 바자회에서 판매
지역 학생들과 직접 키운 허브로 방향제와 티백을 만들어서 관악구 삼성동에서 열리는 바자회에서 판매

더운 날 땀 뻘뻘 흘리며 같이 도시 텃밭을 가꾼 남강고, 인헌중, 영락고 친구들에게

얘들아! 황량하고 넓은 텃밭을 어떻게 가꿀지 고민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도시 텃밭 활동이 끝났다. 고되고 손도 많이 가는 텃밭 가꾸기를 너희들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사실 처음에는 많이 걱정했어. 하지만 곧 허브 모종을 심고, 나보다 정성스럽게 물을 주는 너희를 보고 괜한 걱정을 했다는 걸 알게 됐지. 우리의 노력 덕분에 6월의 텃밭은 싱그러운 허브와 탄탄하게 자란 감자 이파리, 파릇파릇한 상추로 가득했어.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우리가 가꾼 텃밭을 찬찬히 둘러보며 너무 예쁘다고 한마디씩 얘기할 때 참 기쁘더라.

도시 텃밭 프로젝트가 관악구 중고등학생들과 서울대 학생들의 협력 을 넘어 지역사회의 행복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 우리가 키운 허브로 방향제와 티백을 만들어서 관악구 삼성동에서 열리는 바자회에서 판매한 거 알고 있니? 인기가 많아서 우리가 준비해 간 물품을 거의 다 팔았어. 수익금은 삼성동 사랑방 어르신들께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언젠가 해 낼 수 없을 것 같은 일에 맞부딪치고, 좌절하게 된다면 나는 텃밭을 기억하려고 해. 우리가 이룬, 불가 능해 보였던 성과를 되새기면 얼마나 값진 일을 해냈는지 힘을 얻게 될 것 같거든. 너희들 마음속에도 도시 텃밭 활동이 하나의 조그마한 전환점으로 남기를 바란다.

임태윤(통계학과 15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