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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로 마음과 마음을 잇다

2017.02.14.

쌍둥이 형제 박재성(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3)과 박재형(연세대 사회복지학과 13)이 공동대표로 있는 도트윈(Dotween)은 점자 디자인 가죽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소중한 사람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진심의 문구를 가죽제품에 압인하여 전달한다. 분명히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정안인(正眼人; 비시각장애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점자를 접하기 어렵거나, 접하더라고 ‘언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 사업 아이디어의 시작이었다. 도트윈은 제품과 함께 점자해석표를 제공하면서 압인된 문구를 해석할 수 있게 하고, 우리 주변에 시각장애인이 함께 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길 희망한다.

왼쪽부터 박재성, 박재형 형제
왼쪽부터 박재성, 박재형 형제

창업의 시작

도트윈의 시작은 고교시절의 경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쌍둥이 형제는 고교시절, 전국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점자 디자인으로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사회적기업 모델’로 청소년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학 진학 후에도 점자 및 시각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30년 넘게 가죽공방을 운영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이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졌다. 2015년 본격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런칭한 뒤, 온/오프라인을 통해 활발히 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에서도 연이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점자’를 통해 전하는 진심

점자는 일반적인 언어와 달리 선이 아닌 점으로 이뤄져 있다. 언뜻 보아 모두 비슷하게 생긴 점자에 익숙하지 않은 정안인들은 문구를 읽는 것이 아니라 해석을 통해 이해하게 된다. 도트윈은 이 과정이 마치 비밀스러운 정보를 전달하는 암호 해독 과정과 비슷하다고 봤다. 이에 착안하여 점자를 시각장애인의 언어가 아닌 평소 말하기 어려웠던 ‘진심을 전하는 암호’로 소개한다. 두 형제는 소비자들이 동봉된 점자해석표를 보며 문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그 마음이 전달됨과 더불어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한 번 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소망한다. 지난해 4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서울숲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팝업스토어 ’도트윈진심제작소’를 운영했다. 이곳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진심을 더욱 감각적인 방법으로 전할 수 있는 것 같아서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며 점자 디자인에 대한 신선함을 표현했다.

성장통, 또 한 번의 비상

작년 하반기에 들어 회사가 초기 계획보다 확장되기 시작하면서 두 형제에게는 고민거리가 생겼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기존의 운영과정에서는 도드라지지 않았던 점들이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인데, ‘규모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제시되어야 하는 브랜드의 비전, 본인들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역량, 구성원 사이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시되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공동 창업자격으로 함께 일하던 동료의 퇴사로 더욱 도드라졌다. 박재성 공동대표는 위의 문제를 경영자라면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문제라고 말하며, ‘작년 하반기의 일련의 일들이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성장통과 같았다’고 했다. 도트윈은 성장통을 겪는 동안 전반적인 운영 체제와 비전을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7년에는 보다 간편해진 생산 시스템과 시즌제를 도입하고 영문 점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조금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편하게 다가 설 예정이다.

점자에서 나아가 소수자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

도트윈은 기업의 사회환원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2016년 하반기에는 관악구에 위치한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주최한 바자회를 통해 사회환원을 실천했다. 두 형제는 앞으로 비단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소수자들에게 사회의 관심이 유도되는 방식으로 사회환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저희 회사가 하고 싶은 일은 장애와 상관없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다양성이 인정되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한 가장 첫 번째 발걸음으로 시각장애인 아동과 정안 아동이 장애를 뛰어넘어 함께 놀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도트윈이라는 브랜드를 시작으로 다양한 디자인 브랜드를 더 많이 런칭하여 소수자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인식으로 바꾸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입니다.”(박재형 공동대표)

홍보팀 학생기자
송미정(건축학과 13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