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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의학의 시대로 나아가다

2017.04.07.

유전자를 분석하면 어떤 사람에게 어떤 약이 효과적인지, 나아가 어떤 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알 수 있다. 이를 이용하여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와 예방을 하는 맞춤 의학의 시대로 조금씩 접어들고 있다. 박태성 교수(통계학과)는 생물통계학을 연구함으로써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일조하고 있다.

박태성 교수
박태성 교수

생물학과 통계학의 만남

박 교수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서 생물통계학을 만났다. “생물통계학은 통계학을 생물학에 응용하는 분야에요. 통계학을 실제 연구와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박 교수가 처음 생물통계학을 공부할 당시에는 임상 관련 환자데이터를 통한 분석을 많이 했다. 요즘은 생물 빅데이터와 유전데이터를 분석하며, 통계학에 기반한 생물 정보학을 연구하고 있다.

통계학은 데이터로부터 시작되는 학문이다. 데이터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고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유전자를 분석하는데 통계학이 필요하다. 과거에 비해 유전자 데이터를 생산하는 비용은 3000조원에서100만원으로, 시간은 13년에서 3일로 줄어들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신생아들이 태어나자마자 피를 뽑아서 유전체검사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만큼 생물통계학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데이터들을 생산하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3가지 과정으로 나누어 봤을 때, 생산은 쉽고 분석은 조금 어렵고 해석이 가장 어렵죠. 생물정보학, 생물통계학이 유전체 데이터를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의학에도 ‘맞춤’이 필요하다

‘맞춤’은 전 분야에 걸쳐 시대적 요구로 대두된지 오래이다. 특히 의학 분야의 경우, 같은 병에 같은 약을 쓰더라도 사람에 따라서 효과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에 따른 맞춤 처방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실례로 간암환자에게 ‘소라페늄’이라는 항암제를 많이 쓰고있는데, 실제로 이 항암제가 약효를 보이는 사람들은 30%밖에 되지 않는다.

“옛날에 개발된 약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약이었지만 이제는 나에게 맞는 약을 찾아야 합니다.” 옛날에는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이는 약만 허가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개발된 약에 대해서 가장 효과가 좋은 그룹을 선별해 찾아내고, 그 약이 특정 소수의 환자 그룹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허가를 해준다. 그만큼 맞춤의학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맞춤의학으로 가는 길

박태성 교수
박태성 교수

이미 각 질병마다 큰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들은 많이 밝혀졌고 이에 대한 맞춤 치료가 일부 실시되고 있다. 유방암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환자에게 맞는 항암제를 찾는 방법이 그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는 하나 혹은 두개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질병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로, 아직 다수의 유전자가 동시에 관여하고 있는 질병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각각 유전자의 효과는 크지 않지만 묶어서 보았을 때 영향을 끼치는 질병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함께 작용하는 유전자들의 집합을 패스웨이(pathway)라고 한다. 수십년간의 연구를 통해 패스웨이는 많이 밝혀졌지만 이를 분석하는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유전자를 하나씩 분석할 때마다 오차가 생기는데, 하나의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많으면 그만큼 분석을 많이 시도하고 이 때문에 오차가 커졌다. 즉, 분석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에 박 교수는 대량의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법인 ‘파라오(PHARAOH)’를 고안했다. 만개의 유전자를 분석할 때, 하나씩 만 번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만개의 유전자가 모두 들어있는 큰 모델을 한번에 분석하는 것이다.

“저희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은 대량의 유전자 분석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분석 패널을 만드는 겁니다. 하나의 패널로 200개정도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어떤 암에 대한 위험도가 높은지 확인할 수 있는 거죠.”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처음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를 할 때만 해도 인간 유전체를 풀면 다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풀어야 할 문제가 등장했어요. 생물학적 기술이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쫓아가야 하죠.” 요즘 새롭게 다루고 있는 것은 ‘마이크로 바이옴(microbiome)’으로 이는 인체의 특정 부분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그것의 유전체를 의미한다. 인체에 있는 세균의 분포도 혈액이나 소변처럼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이처럼 새로운 데이터가 등장하면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을 고안해야 한다.

박 교수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기법을 찾아내는데 매진하고 있다.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결과를 얻고, 그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의사분들과 협력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저희가 작업하고 있는 것들이 굉장히 유용하고 중요한 분석 수단으로써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홍보팀 학생기자
김은지 (전기정보공학부 13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