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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으로 엿보는 치료의 해답

2019.06.19.

최세종 화학과 16학번, 석·박사 통합과정 수료
최세종 화학과 16학번, 석·박사 통합과정 수료

현미경 너머 펼쳐지는 연구자의 삶

우리 몸, 세포 속의 작은 기관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의 문제는 당뇨병이나 심장병 등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우리가 먹는 약은 몸 안에서 어떻게 기능을 할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약은 문제가 생긴 세포 근처에서 효과가 나타나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확히 문제가 생긴 세포에, 나아가 세포 내의 문제가 생긴 소기관까지 약물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면? 최세종 학생이 지금 연구하고 있는 주제가 바로 미토콘드리아에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작은 분자는 세포막을 잘 뚫고 들어가지만, 단백질과같은 커다란 물질은 세포막을 잘 뚫고 들어가지 못해서 연구가 더 필요해요. 또 정확한 세포 내부로 물질을 들여보낸 후에도, 정확한 소기관에 전달할 수 있다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에 새롭게 접근할 수 있죠. 궁극적으로는 실제 질병의 치료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요."

최세종 학생이 질병의 치료법에 관심을 가진 것은 희소병을 지닌 친구가 계기였다. 오랜 친구가 평생 혈액 응고 장애를 앓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학부에서 생화학 수업을 듣고 있었다. 생화학의 접근법으로 여러 질병을 치료해내는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고 대학원 진학 후 생화학을 세부 전공으로 택하기까지 이어졌다.

학자의 길은여러 갈래라고생각해요. 미래에 제가어느자리에 있게 되든, 인류와자연을 더욱발전시키는방향으로지식을나누고연구를계속할수있는길을가고싶습니다.

기초 과학을 향한 곧은 마음

그가 연구에 주로 사용해온 도구는 ‘유전자 가위'다. 유전자 가위는 선택적으로 원하는 유전자만 자를 수 있는 단백질로 유전병 치료 등을 위해 최근 주목받는 연구 분야다. 하지만 최세종 학생은 유전자 가위가 가진 부수적인 특징에 더욱 집중한다. "제가 사용한 유전자 가위는 자르는 기능을 망가트려 놓은 것이에요. 이 망가진 유전자 가위가 내가 원하는 유전자에 도달한다면, 내가 원하는 물질을 해당 유전자에 전달할 수도 있으니까요." 지난해에는 싱가포르대학교와 유전자 가위의 활용법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화학 물질이 특정 세포만 염색시키는 현상이 병의 진단에 사용될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세종 학생은 연구의 근거를 함께 더욱 다질 기회를 얻었다. 이 연구는 지난 3월,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되는 성과도 냈다. "저는 지금 실질적인 활용법을 도출해낼 수 있는 연구를 해오고 있지만, 기초 과학에 반드시 거창한 목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저 자선의 학문적 호기심을 발견하고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도 기초과학은 존재 이유 가충분하니까요. 지금까지 과학이 그렇게 발전해 왔듯이요."

호기심을 키워오며 기초 과학을 선택했고, 기초 과학이 언제나 인류를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라는 최세종 학생은 2019 서울대학교 기초학문분야 후속세대로 선정되었다. 기초학문분야 후속세대는 매년 서울대학교에서 기초 학문의 길을 선택한 대학원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후속 세대라는 이름의 무게 덕분에 선정 후에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하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지지를 아끼지 않고 응원을 보내주는 교수님과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Activatable CPPs (Activatable Cell Penetrating Peptides)
특정한 조건에서만 세포 투과성이 나타나도록 만든 화합물. 최세종 학생은 우리 몸이 기관·부위별로 다른 산성을 띠는 특징에서 착안, 산성 환경에 따라 발현을 달리하는 Activatable CPPs 개발법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