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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채식주의 이야기 – 더욱 풍부해진 학내 식문화

2020.01.20.

점차 채식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학내에도 다양한 채식 옵션이 도입되었고, 여러 채식주의 활동과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회과학대학 앞 감골식당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채식 뷔페가 상시 운영되고 있고, 생협 느티나무를 비롯한 학내 여러 카페에서는 음료에 들어가는 우유를 두유로 대체하는 옵션이 도입되었다. 학생회관에서는 주 1회를 ‘채식의 날’로 선정해 채식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엄격한 채식주의인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동아리 ‘비지모’는 학내 채식 사업과 여러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비지모는 올해 11월 14일 자하연 앞에서 서울대 다양성위원회와 연합해 비건 장터를 개최하여, ‘동물해방물결’에 수익금 1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감골식당에서 채식 뷔페를 이용하는 사람들
서울대학교 감골식당에서 채식 뷔페를 이용하는 사람들

학교 식당에 채식 옵션이 도입되기까지

서울대학교에 채식 뷔페가 도입된 시점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교에 외국인 학생 숫자가 증가하면서 2010년 10월 예술복합동 74동 식당에서 채식 뷔페가 처음 시작되었다. 채식 식단 제공 형태가 뷔페인 이유는, 당시 학생들에게 채식 뷔페 시행 여부와 관련한 사전 조사 메일을 발송하였고 학생들이 단품보다는 뷔페를 선호한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는 데에 있다. 74동이 허물어짐에 따라, 이후 신축된 101동 아시아연구소 산하의 감골식당으로 채식 뷔페 제공 서비스가 이전되었다. 현재까지도 감골식당에서 평일에는 채식 뷔페가 상시 운영되고 있다.

사실 감골식당에 채식 뷔페가 제공되는 데에는 한 차례 진통을 겪었다. 2018년 4월, 생협에서는 엄격한 채식인 비건식이 아니라 우유와 달걀을 허용하는 락토-오보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식당 앞 스티커 설문조사 결과 비건식보다 락토-오보식이 더 수요가 많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동아리 비지모와 사회대 학생회는 채식주의의 본래 목적이 학생들의 다양한 식이습관을 존중한다는 점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비지모, 사회대 학생회, 생협의 토론 끝에 생협은 결국 락토-오보식을 최대한 빨리 중단하고 비건식으로 재변경하겠다고 결정했다. 그 이후 비건식을 제공하는 채식 뷔페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비지모’ 인터뷰, 인간과 동물의 상생을 꿈꾸는 채식

서울대학교에서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동아리로는 ‘비지모’가 있다. 비지모는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모임’의 줄임말로, 비거니즘은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만을 먹는 철저하고 완전한 채식주의를 일컫는다, 비지모는 세미나팀, 학내사업팀, 동물권 활동팀, 친목도모팀으로 나누어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세미나 팀은 영상 세미나, 독서 세미나 등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학내사업팀은 느티나무와 학생 식당에 채식 옵션 추가를 요청하는 등 학교에 채식과 관련하여 정책적으로 제안한다. 동물권 활동팀은 동물권에 관련된 학회 등의 행사를 개최하며, 친목도모팀은 엠티 등의 행사를 계획한다. 그 외에도 ‘비건 위크’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채식에 관심이 있으나 아직은 시도하지 않은 사람들을 모집해서 일주일 단위로 채식주의 체험을 하게끔 하고, 행사 체험자들에게 카카오톡방에 채식 음식 사진을 올리도록 함으로써 채식을 독려하고 있다.

현재 비지모의 회장인 이유나 씨(인류학과)는 동물학살 관련 책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채식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유나 씨는 원래 육식을 좋아하고 채식에는 관심이 없었으나, 동물이 얼마나 잔인하게 학대당하고 학살되는지에 대해 깨닫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유나 씨는 학내 채식주의 문화에 관해서 “채식주의가 많이 알려지는 중인 것 같다”며 ‘서울대에서 채식인으로 살아남기’라는 오픈 톡방에도 6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식주의가 대중화되는 것과는 별개로 일반 사람들의 반응이 아주 호의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 덧붙여 채식주의가 단순히 음식을 섭취할 때의 문제인 것만이 아니고, 오히려 동물권과 환경 보호에 그 역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유나 씨는 “채식을 하는 많은 이유 중에는 개인적인 삶의 질 향상도 있지만, 비지모의 회원들은 주로 동물권 보호를 이유로 채식을 한다”며 “동물권 문제에는 크게 초점이 가지 못할 때 안타깝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유나 씨는 “많은 사람이 비거니즘을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동물권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주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홍보팀 학생기자
안소연(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