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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란교수, 세계와 이렇게 소통하라

2009.02.10.

서울대는 2009년 봄학기 30 여 명의 외국인 교수 초빙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빨리 임용이 확정된 교육학과 Lynn Ilon 교수를 만나보았다.

Lynn IIon 부교수 (사범대학 교육학과) 2009년 1월 신규 임용 전 플로리다 주립대학 국제학부 교수이렇게 세계와 소통하라 교육학과 Lynn Ilon 교수

- 평생 전 세계 소외된 사회를 돌면서, 글로벌 경제가 로컬 사회의 지식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 서울대 학생들에게 평생에 걸쳐 경험으로 체득한 Global View 를 전수할 것

“서울대에서 가르치고 싶은 것은 단 하나, ‘Global View (글로벌한 관점에서 세계를 보는 안목)’입니다. 세계와 닿을 수만 있으면 그것만으로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평생 몸으로 익힌 방법들을 서울대 학생들에게 가르치겠습니다.” 린 일란(Lynn Ilon) 교육학과 신임교수는 관록이 붙은 목소리로 자신 있게 말했다.

일란 교수의 전문분야는 ‘국제화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 특히 국제 경제가 제3세계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이다. 그녀는 잠비아에서 미국 정부지원이 아프리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고, 중동 요르단에서는 하바드 국제발전연구소의 연구주제 팀장을 맡는 등 십 여 개국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대부분 1년 이상 체류해야 했던 과제들이다.

“박사가 된 후로는 내 집(home)이란 게 없었어요. 나 같은 ‘백인 중산층 인텔리’ 집안에서 자란 여자들의 전형적인 삶과는 거리가 멀었지요.” 그녀는 자신이 어려서부터 겁이 없고 ‘힘 없는 사람들’에 대한 동정이 강해서 여행하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50년대에도 흑인과 백인이 이웃에 살면서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독특하게 개방적인 사회이며 오바마 미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하와이에서 자랐다는 것도 편견 없는 삶의 배경으로 꼽았다.

- 세계와 소통하고 싶은가? 용감할 것, 객관적일 것, 겸손할 것

“용감하고 겸손하면서도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는 나의 비결입니다.”
일란 교수는 텅빈 아파트에서 한국 이불에 걸터 앉은채 겁없이 살았던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남편과 함께 미크로네시아 섬들을 항해하다가 무인도에 불시착해서 구조되었던 일, 전쟁터인 쿠웨이트, 요르단으로 연구활동을 나갔던 일 등 무용담은 끝이 없었다. 용감하지 않으면 세계 사람들을 만나 볼 기회조차 없다는 설명이었다.

일란 교수는 겸손해지는 비결의 예로 자신의 ‘국제 영어’를 들었다. 제3세계에서 활동하기 위해 비영어권에서 영어로 대화하는 법을 따로 훈련했고 그것을 동료들에게 강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녀는 초급 영어교본처럼 또박또박 천천히 말했다.

- “I’m always connected.”

일란 교수는 텅 빈 아파트에서 한국식 이불에 걸터앉아 자신의 노트북을 보여주며, 세계 어느 오지를 가더라도 가장 빠른 인터넷에 접속해 있음으로써 학계와 연결되어 있는 것을 또 하나의 겸손한 태도로 예시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연구 활동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진행했지만, 교수로 지낸 18년은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뉴욕 버팔로 주립대학, 플로리다인터내셔널대학(FIU) 등 미국 유명대학에 재직하면서 학계와 커넥션을 놓지 않고 현장을 오갔다.

- 자기 사회를 객관적으로 보는 태도가 중요해, 한국인은 자신의 사회를 주관적으로 비하하는 습성 있어

일란 교수는 객관적 태도를 갖는 방법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했다. 자신이 속한 사회를 객관적으로 이해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다른 사회와 소통하는 비결인데, “한국인들은 자신의 사회에 대해 ‘주관적으로 비판적” 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드물게 지식 생산적인 국가입니다. 모든 데이터가 한국이 유례없는 평생학습사회이자 지식생산국가임을 증명하는데도, 여기 와 보니 한국인들은 스스로 ‘무식하다’고 말하는 걸 즐기더군요.”

서울대는 일란 교수가 맡을 ‘평생교육연구’ 라는 기존 수업에 ‘글로벌 경제와 평생학습’이라는 부제를 달아주고 그녀만의 수업을 준비하도록 허락했다. 일롱 교수는 대학의 호의에 풍성한 연구로 보답할 것임을 내비쳤다.
“서울대는 평생에 걸친 내 연구를 집대성하고 은퇴할 장소입니다.”
그녀는 교육학과 교수들을 만나 농담을 주고 받는 자리에서, ‘한국인은 나와 같은 종류의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받고 관악행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Lynn Ilon 교수는 하와이 대학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교육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국제교육학과 국제경제학을 동시에 공부해 각각 박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크로네시아인 남편과 결혼해 현지의 미크로네시아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짐바브웨이 대학을 거쳐 뉴욕 버팔로 대학 교육학과,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사회학과에 차례로 재직했고, 작년 12월까지 플로리다인터내셔널대학에서 국제학 학부장을 역임했다.

2009. 2. 10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