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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스타일로 가르치겠습니다

2009.02.13.

서울대 국사학과 최초의 외국인 교수로 화제가 되고 있는 밀란 히트매넥 교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서당 스타일로 가르치겠습니다     국사학과 Milan Hejtmanek 교수

- 유교의 인본주의를 현대 사회에 구현해야
- 선비들이 제자를 아끼던 마음을 본받아 서울대 학생들과 돈독한 사제지간 될 것
- 규장각이 있는 서울대에서 연구한다는 것 설레어

히트매넥 교수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빛나라 복지관은 요즘 아이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하바드 대학을 졸업한 미국인 대학교수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겠다고 자청하고 매주 찾아오기 때문이다.

휴일 한 나절을 아이들과 영어로 재미나게 놀아주는 이 교수는 7:1의 높은 경쟁을 뚫고 국사학과의 첫 외국인 교수로 임용된 밀란 히트매넥 (Milan Hejtmanek) 박사.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좋은 뜻을 조금이나마 실천하려는 것 뿐입니다.” 겸손하게 답변하는 히트매넥 교수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배움에 귀천이 없다’며 저소득층 자녀에게 수업료를 받지 않고 서당을 운영하던 독특한 전통을 되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서울대에 와서도 소그룹의 제자들을 성심으로 가르치는 ‘서당 스타일’ 교육으로 돈독한 사제지간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서당 스타일은 영국 전통 교육을 지칭하는 tutorial style로 번역될 수 있고 조선시대 교육은 그런 교육이 가장 발달했던 사회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저는 맹목적인 ‘유학 전도사’가 아닙니다. 조선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사상과 문화를 세계 학계에서 너무 모르고 있기 때문에, 조선사 연구를 활성화하려는 것입니다.” 유교의 좋은 면만 보는 것 같다는 말에 히트매넥 교수는 정색을 하고 해명했다.

그는 동아시아학을 선도하는 미국 학계에서 반드시 연구해야 할 조선시대사로 과거제도를 들었다. “조선시대에는 귀족으로 태어났거나 돈을 많이 벌었어도 과거제도라는 매우 난해한 교양시험을 통과해 자신의 지적능력과 예술적 감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정치권력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서구사나 중국, 일본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복잡한 문화입니다.” 히트매넥 교수는 한국역사 연구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히트매넥 교수는 한국사 연구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서울대 학생들이 외국 유명대학에서 한국학 연구로 학위를 받는 것 보다, 외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서울대로 와서 연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선 역사에 조금만 관심을 갖게 되면, 유례없이 방대하면서도 생생한 기록인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된 서울대 규장각으로 오고 싶어 할 것이 분명합니다.”

Milan Hejtmanek 교수는 스탠포드 대학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정부의 Peace Corps 프로그램을 통해 전라남도 고흥군 보건소에 파견되어 하숙방에서 ‘이심전심’으로 한국말을 익혔다. 이후 미국 외교관 시험(American Foreign Service)에 합격했지만 외교관의 꿈을 접고, 하바드 대학원에 진학해 조선시대사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시절에는 서울대에서 최루탄 가스를 마시며 연구원 생활을 했고, 눈물 겨운 노력으로 행서, 초서를 독파해 조선시대사 전문가가 되었다. 3월부터 학부와 대학원에서 연구방법론을 강의하게 된다.

2009. 2. 12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