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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마약과도 같다

2009.03.23.

뮤지컬은 마약과도 같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 크리스틴으로 데뷔
한국뮤지컬대상 인기스타상, 여우주연상 수상

김소현(성악 98년 졸업) 동문은 2001년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 크리스틴으로 데뷔했다. 이후 지난 8년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지킬 앤 하이드>, <대장금> 등 굵직한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하면서 국내 뮤지컬 열풍의 한가운데 서있었다.

공연계의 신데렐라로 불리지만 원래 김 동문의 꿈은 성악가였다. 뮤지컬 배우의 길로 들어선 건 우연이었다. 뮤지컬 배우가 되기 전까지 뮤지컬을 단 한편도 못 봤을 정도로 문외한이었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오디션에서 평소 부르던 아리아를 씩씩하게 불렀을 정도로 숙맥이었다. 김 동문은 <오페라의 유령>이 뮤지컬보다 오페라에 가까운 작품이었고, ‘크리스틴’이 성악적인 보이스가 필요한 역할이었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성악을 전공한 김 동문이 뮤지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대 안팎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왕 시작했으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라 연습도 남들의 두 배, 세 배, 열 배는 했다. 데뷔 후 출연한 작품도 벌써 15편 정도다. 평균적으로 1년에 두 작품을 한 셈이다. 김 동문은 “꽉 찬 객석 앞에서 노래하고 관객의 박수를 들을 때의 쾌감은 뮤지컬 배우로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라며, 마약과도 같아서 ‘워커홀릭’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웃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이 한창이다. 2004년 국내 초연에서 ‘엠마’ 역을 맡아 열연한 뒤 4년 만에 같은 뮤지컬, 같은 배역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특히 ‘지킬’ 역의 류정한 씨는 4년 전 ‘지킬’과 ‘엠마’로 호흡을 맞춘 데다 학과 선배이기도 하다. 류정한 선배와 5작품 정도 함께 했다며, “성악과 출신 배우가 거의 없던 97년에 데뷔하여 그동안 거친 시행착오뿐 아니라 조언까지 해주는” 등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계에서 소위 ‘잘 나가는’ 스타 배우 김소현. 이런 그도 뮤지컬 배우라는 삶을 선택하고 인정받기까지 좌절과 자기개발, 도전의 연속이었다. 김 동문은 뮤지컬 분야로 진출하려는 후배들에게 “화려한 무대를 동경하기 앞서 이면에 새겨진 피땀 어린 노력과 인내의 시간을 각오하라”는 따끔한 한마디를 전했다. 또 서울대 학생들은 새로운 도전에 인색한 경향이 있다면서, 현재의 위치와 지금 가진 것에 연연하지 말고 시야를 넓혀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다보면 남들을 앞서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대사람들> 17호 게재 (2009. 3. 2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