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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서울대에 낚이다

2009.04.01.

대학신문- 발간 50주년되는 만우절날 현안을 풍자하는 가상기사 실어

- '사과하라' vs '웃겨줘서 고맙다' 상반된 반응

- 학자들, 맹목적인 대중에 도전한 의미있는 도발로 평가

서울대 공식학보인 '대학신문'은 2002년 4월 1일자 신문에 '거짓말' 기사들로 편집한 만우절판 신문을 제작 배포했다. 1면에는"만우절을 맞아 바람직한 서울대의 모습을 고민하고 싶다"는 내용의 알림글을 함께 실었다.

만우절판 신문을 발행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발행 50주년을 맡는 해의 4월 1일이 신문이 나오는 월요일이라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서울대의 현안을 비판적으로 풍자해 함께 고민하는 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편집자들의 의도가 있었다.

당시 대학신문 부 주간교수직을 맡고 있던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장난 차원에서 즉흥적으로 한 일은 아니다"고 곧바로 해명하고,"학내의 뜨거운 이슈들을 반어적으로 표현, 주위를 환기하고 함께 고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달 여간의 격론 끝에 파격을 시도키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날 만우절판 신문은 한 면을 모두 활용해 기획과 기사작성, 편집에 공을 들이고, 12면이지만 1면처럼 디자인해서 실제처럼 받아들이도록 치밀하게 제작되었다.

'준비된 거짓말'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사뭇 다양했다.
신문이 배포된 첫 날에는 신문사 홈페이지의 '독자의견'란에 준엄한 꾸짖음의 글들이 올라왔었다. 이들은"무책임한 경거망동"에 대한"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무거운 글로 의견란을 채웠다. 신문을 읽고 부총장에게 전화를 했었다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노교수도 있었다.

하지만 신문 배포 이틀째날 부터는"농담과 풍자가 통하는 사회는 건강한 곳"(ID: 하하하),"참신한 여유"(실명) 등 의 제목으로 '웃겨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기고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한 젊은 교수는"모처럼 좋은 기획"이라는 칭찬까지 보냈다.

언론정보학과 교수들이 관련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했다"엄숙주의가 지배하는 우리 대학에서 '파격'을 통해 한바탕 웃어보고자 했다"던 편집위원들의 기획의도는 절반의 성공이었던 셈이다.

신문이 배포되고 며칠 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의 윤석민, 양승목 교수 등은"만우절판 '대학신문'의 가상기사에 대한 수용과 반응"이라는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했다.

연구진들은 만우절판 신문을 매스컴 효과의 고전적인 사례인 '화성으로부터의 침공'에 비유하고, 제작진이 재치와 풍자정신을 십분 발휘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논문은 만우절판 신문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믿고 소비하는 매체'의 내용들이 어디까지 가상이고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하게 해준 것에 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9. 4. 1
서울대학교 홍보부 조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