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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재판관으로 제자들에게 롤모델 제시

2009.05.06.

제자들에게 롤모델 제시한 것에 자부심,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 백진현 교수

국제대학원 백진현 교수가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이 되었다. 재판관 21명의 평균나이가 69세라는 것을 감안하면 51세의 백진현 교수는 상당히 젊은 재판관이다. 백진현 교수는 경륜 면에서는 타국 재판관들보다 부족하겠지만, ‘젊음’을 무기로 명실상부한 최고 재판소가 되도록 전향적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해양법과 관련하여 유일한 국제 상설기구이다 하지만 1945년 설립된 국제사법재판소가 그동안 해양 분쟁과 관련된 많은 문제를 다루어왔기 때문에 국제사법재판소와 경쟁관계에 놓인 셈이 됐다. 백 교수는 경쟁구도가 오히려 상호기관의 발전에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며, 국제해양법재판소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해 달라고 패기를 보였다.

조심스레 건넨 국제재판관의 대우는 어떠냐는 질문에, 외교특권과 면제를 누리긴 하지만 국가공무원처럼 국제공무원일 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라면 국제변호사를 해야죠.” 세계평화 같은 공익에 기여하겠다는 자세로 일해야지 보상을 바라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백 교수는 지난 1, 2월 선거운동기간 유엔해양법협약 157개 당사국 대표를 거의 모두 만났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나라의 실정을 알게 된 소중한 기회였고, 무엇보다 개발도상국과 도서국가들이 직면해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것이 큰 수확이었다. 바다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들 국가의 현실을 보면서 해양법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육성방안도 모색해 볼 계획이다.

이 각오는 교수로서의 욕심이기도 하다. 더욱이 외교안보연구원에서 7년간 근무하면서 유엔총회와 해양법 회의 등 각종 교섭과 회담을 통해 쌓은 실무 경험을 최대한 강의에 반영해왔기 때문에 책임감도 느낀다. 백 교수는 앞으로 재판관으로서의 역할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사례를 접하게 하는 등 강의 내용을 보다 풍부하게 할 것이라며 고무되어 있었다.

백진현 교수“특히 이번 재판관 취임은 학생들에게 수 마디 말보다 더 강한 자신감을 줬다고 믿습니다.” 백 교수는 젊은이들이 아직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영향력과 위상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다며, ‘한국인’이라는 것이 더 이상 제약이 아니고 오히려 ‘득’이니 자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유독 실패와 도전을 두려워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남의 뒤만 좇으며 정답만 찾으려 하지 말고,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유연한 사고와 합리적인 자세까지 갖춘다면, 그게 바로 국제사회에 통하는 인재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 백진현 교수는 중요한 한 마디를 던졌다. “한국 사람들에겐 아직 다양성과 합리성이 부족합니다. 독도 문제 등 타국 간에 빚어지는 문제에 감정적, 호전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누가 보아도 설득력있는 논리를 펼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리적인 태도와 설득력 있는 논거로 국제사회의 여론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는 백 교수. 그는 모험심과 개척정신으로 단련된 젊은이들에게 그런 미래를 기대해 본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2009. 5. 4
서울대학교 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