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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 ‘죽돌이’의 귀띔

2009.06.12.

도서관 사진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는 하루에 6천여 권의 책이 대출되거나 반납된다. 시험기간에는 8천권을 훌쩍 넘긴다. 이렇게 매일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지만, 중앙도서관에는 보통 사람들이 모르는 다양한 모습이 곳곳에 숨어있다. 서울대 개교 이래 중도를 파헤쳐온 ‘도서관의 달인’ 나중도(중도학과 박사과정) 씨에게 ‘중앙도서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도서관의 보이지 않는 손, 서가정리
390만여 권의 장서와 28만여 권의 저널을 소장하고 있는 중앙도서관(이하 중도). 지금도 양질의 서적들이 계속 중도를 찾아오고 있다. 처음 중도를 찾은 자료들은 소장기호를 부여받은 후 5층 단행본자료실, 4층 연속간행물실 등에 배치된다.

중도에 새로 들어오는 책과 이용자들이 열람한 후 반납하는 도서는 하루 평균 5천권에 달한다. 이 많은 책이 매일처럼 제자리에 꽂히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나중도 씨는 “정보관리과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봉사장학생, 공익근무요원들이 하루 3번 책을 정리한다”며 이들이 없다면 보고 싶은 자료가 있어도 절대 찾지 못할 거라며 웃었다.

도서관에서 일한지 4개월 정도 됐다는 강성준(공익근무요원) 씨는 이제 책 제목만 봐도 어느 자리에 있는 책인지 바로 알 수 있어 웬만한 서울대생보다 훨씬 빨리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험기간에는 평소보다 많은 책을 정리해야 해서 점심도 거르고 일하기 일쑤라는 강씨. 하지만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제본기책을 고친다? 책들의 의사선생님, 제본사
이렇게 많은 사람 손을 거치다 보니 상당한 분량의 자료가 찢어지거나 망가진다. 나중도 씨는 다친(?) 책들을 치료해주는 병원이 있다며 중도 3층으로 안내했다. 바로 자료복원실이다. 식용유통만한 커다란 물풀통과 표지에 제목을 새기는 활자판 등이 눈에 띈다. 망가진 책들은 이곳에서 완전히 분해되어 풀로 다시 묶이고 하드커버가 씌워진 뒤 활자로 제목을 새기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자료복원실 직원 유능렬 씨는 1년에 보통 6~7천권 가량의 책을 제본한다. “소중한 자료를 다시 새 책처럼 다듬어 내보낼 때에는 마치 자식을 낳는 기분”이라며, 최근 출판되는 책들은 예전보다 많이 약해서 파손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일부 이기적인 학생들이 책에서 필요한 부분을 찢어가는 경우가 있어 아쉽다는 유 씨. “책은 모든 사람들이 지식을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지식을 아껴준다는 마음으로 책을 조심스럽게 다뤄줬으면 해요”

중도의 달인이 전수한다! 도서관 이용 비법
소장된 장서가 많다보니 있는 책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나중도 씨는 중도 홈페이지(library.snu.ac.kr)의 기능만 제대로 파악해도 훨씬 쉽고 빠르게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도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검색하면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외울 수 없는 소장기호가 가장 먼저 보인다. 여러 숫자와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소장기호를 알아야만 자료실의 책을 찾을 수 있지만, 여러 권의 책을 한꺼번에 찾아야 한다면 전부 외우기는 불가능하다. 이럴 때 나중도 씨는 바로 ‘도서검색결과 문자전송서비스’를 활용한다. 간편하게 소장위치를 핸드폰에 저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웬일. 제자리에 책이 없다. 하지만 나씨는 전혀 당황하지 않는다. 책 사이사이를 조심스레 살펴본 후 필요한 자료를 귀신같이 찾아낸다. “두꺼운 자료들 사이에 얇은 도서들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소장기호가 위치한 부분을 잘 살펴봐야 해요” 그래도 없다면 5층에 위치한 단행본사무실로 찾아가 부탁하면, 책을 찾아서 연락해 준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필요한 도서가 대출중일 경우에 유용한 방법도 있다. 바로 홈페이지에 있는 예약기능이다. 예약해 놓은 도서가 반납되면 핸드폰으로 즉시 알림 문자를 보내줘 대출대에서 바로 대여할 수 있다.

필요한 자료를 찾은 후 나중도 씨는 공부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를 보여줬다. 1~3층에 위치한 열람실의 경우 이용시간 제한도 있고 빈자리가 없을 경우도 많다. 하지만 5층 단행본자료실 창가에 위치한 책상은 전망도 탁 트인 데다 책상도 넓어 ‘시험공부 명당자리’라고 귀띔했다.

나씨는 마지막으로 도서관 꼴불견을 꼬집었다. 자리만 맡아둔 채 오래도록 비우거나 열람실에서 데이트 하는 커플, 몰래 음식을 들고 오는 건 약과라며 시험기간에 대출하지도 않을 책을 자기만 아는 곳에 숨겨놓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대출한도를 초과해 책을 빌리지 못하는 심정도 이해는 하지만, 다른 사람 공부까지 방해하면 안 되죠!”

2009. 6. 12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노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