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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람들의 따뜻한 겨울나기

2009.01.23.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유난히 춥고 어두운 올겨울. 많은 서울대 사람들이 프로네시스 정신을 되살리며 사회 각계에서 따스한 겨울을 선사하고 있다.

● 관악캠퍼스 국적을 넘은 봉사 열기 후끈
봉사 사진서울대 학생 봉사 단체 ‘서울대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은 지난 12월 26일 난곡 지구의 혼자 사는 노인들을 방문하였다. 60여 명의 나눔실천단 학생들은 16가구에 쌀과 반찬을 전달하고 식사를 도왔으며,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을 비닐로 막는 등 월동 대비 작업을 하고 돌아왔다.

지난달 23일 오전에는 서울 창신3동 판자촌에 서울대생들이 모여들었다. 동아리 CCC 회원들은 이날 40여명의 판자촌 주민들에게 2,000장의 연탄을 배달했다. 임수영(심리 05) 씨는 날이 추우니 몸 좀 녹이고 가라며 몇 평 안 되는 좁은 방에 학생들을 모두 앉히는 할머니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임 씨는 일방적으로 봉사한다기보다 이런 활동을 통해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며,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판자촌 할머니께 오히려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랑의 김장담그기 자원봉사활동외국인 학생들의 봉사 열기도 뜨겁다. 지난달 13일 외국인 학생 92명은 사랑의 김장담그기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주부환경연합관악지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외국인 학생들은 1,000포기의 김장을 담가 불우이웃과 ‘벧엘의 집’ 등 관내 복지시설 4개소에 전달했다. 배추를 절이며 땀을 흘리고 마늘을 까며 눈물을 흘렸지만, 학생들은 훈훈한 분위기에서 김장을 마쳤다.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의 문화도 체험하고 불우이웃도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 외국인학생회 ‘SISA’는 1월 6일, 서울 및 경기도 지역의 장애아동 35명으로 구성된 ‘에반젤리 어린이 합창단’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하루를 선사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함께 만들고 각국의 동요와 게임을 소개하면서 국경을 넘은 봉사와 사랑을 전했다. 이번 봉사활동을 추진한 질소드(경영 06) 씨는 전혀 봉사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 앞에 장애와 비장애, 한국과 외국 등 우리 사이에 있을 법한 장벽이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 연건캠퍼스, 봉사 바이러스에 감염되다
천사 바이러스 전파 캠페인의대에서는 ‘천사(1004) 바이러스 전파 캠페인’이 한창이다. 의대생 대표 4명(조재소, 김도환, 허 용, 이준희)과 방송인 강호동 씨를 ‘1004(천사) 바이러스’로 임명하고, 불우한 어린이 환자를 돕기 위한 기부 캠페인을 지난해 12월부터 벌이고 있다. 천사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은 매월 1,004원씩을 서울대어린이병원 후원회에 기부하게 된다. 이렇게 모아진 성금은 암 등 중한 질병이나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의 치료비로 쓰여진다.

김도환(의학 07) 씨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2달여 만에 500여명이 감염될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아직 한국에 기부문화가 활성화 되지 않았지만 이런 캠페인을 통해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허 용 씨 역시 앞으로 의사가 되어 더 나누고 베푸는 삶을 실현하겠다면서 기부문화 정착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결심을 전했다.

한편 연건캠퍼스에는 이색적인 곳이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의 ‘어린이병원 학교’가 바로 그곳. 1999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병원학교’이다. 병원학교는 오랜 기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어린이병원 학교는 초·중학교 전·현직교사, 대학원생, 직장인 등으로 구성된 7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꾸려나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 신희영 교수(의대ㆍ소아청소년과)가 있다.

어린이병원 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신희영 교수(의대ㆍ소아청소년과)는 과학시간을 직접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헌신적이다. 어린 환자에게 왜 주사를 맞고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를 환자 자신의 혈액을 현미경으로 보여주며 설명한다. 자기의 병을 인지하고 치료받으면 훨씬 완치가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신 교수는 소아암 환자의 완치율이 80%에 육박하지만, 치료기간이 2~3년으로 길어 치료가 끝난 후에도 제 때 교육을 받지 못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이가 많아 안타까웠다고 한다. 어린이학교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최상의 치료법을 고민하다 얻은 해결책이었다며, “의사는 환자의 질병만이 아니라 질병에 수반되는 모든 상황까지 맡아 치료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06년 발족한 서울대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의료 환경이 취약한 농어촌이나 산간벽지를 순회하며 의료봉사를 펼쳐왔다. 지난달에는 정형외과 최원철 전임의를 비롯해 26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을 다녀왔다. 혈액검사, 소변검사, 초음파검사, X-레이 등 최첨단 의료장비가 설비된 버스에서 1,929명의 주민들이 정밀검사 등 진료를 받았다. 진료 후 가정용 구급약 상자를 지급하는 등 봉사단의 세심한 배려에 주민들의 높은 호응도 얻었다.

한편 ‘서울대 OB 합창단’도 기부를 통한 자선행사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열고 공연 수익금 전액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했다. 이번 공연에는 관악구에 살고 있는 다문화 가정 어린이 등 문화 소외계층 200명을 초청해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서울대 OB 합창단이 2006년부터 기부해온 공연 수익금은 1000만원 가량 된다. 이상우 단장은 “합창단이다 보니 할 줄 아는 게 노래밖에 없어서 기획한 자리”라며 노래를 통해 기부금도 마련하고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즐거움도 줄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2009. 1. 22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노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