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안내

서울대 소식

뉴스

뉴스

교수칼럼

지금 아는 것을 28년 전에 알았더라면 - 이상묵 교수

2009.03.02.

지금 아는 것을 28년 전에 알았더라면, 이상묵 교수(지구환경공학부)

여러분의 서울대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8년 전 저는 자연과학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아마 그때도 교수님들과 선배들이 새롭게 대학생활을 출발하는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교훈이 되는 이야기들을 글과 강연을 통해 해주셨을 텐데 입학의 즐거움에 빠져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지금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하는 마음으로 두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대학은 누가 뭐라고 해도 학문발전을 도모하는 곳입니다. 사람들은 대학이 지금 사회가 당장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는데 그것은 대학의 속성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대학은 단순한 직업교육소가 아닙니다. 서울대학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대학은 훌륭한 문제해결사(Problem Solver)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지금의 사회는 여러분들의 큰 도움 없이도 잘 돌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의 사회에서는 여러분이 주역이 되어 언제 닥칠지 모르고 생겨날지 모르는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해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체계에 대한 노출이 필요하고 때로는 답이 없는 학술적인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며 사고의 폭을 넓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우리나라 대학은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머물렀지만 오늘날 많은 우리나라 대학교들의 임무는 새로운 지식의 창출이며 이를 통해 인류사회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서울대학교 4년 동안의 생활에서 얻어 갈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특정 학과의 타이틀이 아니라 학문의 기초를 쌓아 그것을 바탕으로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둘째, 앞으로 닥칠 문제들을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자세를 갖추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교육이 단순히 사회에서 인정하는 대학 학과에 들어오기 위한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학문 분야를 잘 선택하여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제1의 물결 농업혁명, 제2의 물결 산업혁명을 거쳐 오늘날 우리는 정보와 지식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변화가 거의 없는 농경시대에는 연장자들이 앞으로 닥칠 일들을 가장 정확히 예지할 수 있었고 산업혁명 이후에는 직장을 나가는 아버지가 세상 돌아가는 것을 가장 잘 알고 미리 앞을 내다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세상 변화에 가장 민감한 가장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은 바로 여러분 자신들입니다. 앞으로 닥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과 함께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데 이는 진리에 대한 탐구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의 서울대학교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4년 동안의 대학생활을 통해 좋은 결실을 거두고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바랍니다.

2009. 3. 2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