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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첫 여성 청원경찰

2012.01.03.

문화관의 청원경찰 사무실 앞에서 왼쪽부터 김한슬, 홍수연, 최은주 씨얼마 전부터 학우 여러분들은 셔틀을 타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본부 쪽으로 진입할 때 수신호를 하시는 여성 경찰을 발견하였을 것이다. 또한 중앙도서관에서 포돌이와 포순이가 그려진 "내가 만약 도둑이라면 이 __________은(는)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라고 쓰여진 쪽지를 보았다면 전국 유일의 대학 내 여성 청원경찰이 서울대 곳곳에서 활동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12월 9일, 눈발이 휘날리는 금요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문화관 내 청원경찰서에서 여성 청원경찰분들을 만나보았다.

1. 서울대 청원경찰에 지원하게 된 계기와 그 전에 하신 일이 궁금합니다.

지원하게 된 계기는 인터넷에 뜬 채용공고를 보고 적성에 잘 맞겠다 싶은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이전 직장인 군대나 정부청사에서의 경험을 활용하여 서울대 내에서의 여성치안수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싶은 소명의식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최은주(32)씨, 김한슬(27)씨는 여군, 홍수연(31)씨는 정부청사 청원경찰 출신으로 합기도, 유도, 태권도 유단자들이다.

2. 근무하는 일의 성격,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학내 교통정리청원 경찰은 국가기관이나 공공시설 등의 경영자가 경비를 직접 부담하는 것을 조건으로 배치된 경찰로 해당 경비구역 내에서 관할 경찰서장의 감독을 받아 경찰관 직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청원 경찰이 배치된 대학은 국립대인 서울대가 전국에서 유일합니다.

서울대에는 여성 청원경찰 이전에 남성 청원경찰 11명이 근무하며 주·야간 24시간 순찰과 대기 근무를 하며 학내 치안과 안전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은행 등에서는 이미 여성 청원경찰이 많이 활동하고 있지만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가 여성을 청원경찰로 채용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는 최근 들어 학내에서 여학생이나 여교수의 안전과 관련한 치안 서비스 요구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순환도로 등지에서 늦은 밤 귀가하는 여성 보호, 여자 화장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폭력 대처, 돌발적인 여성 관련 치안 업무 등을 주로 맡게 됩니다. 관악산 기슭에 위치한 서울대는 산과 인접한 길이 많아 밤중에 도움을 청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대는 여학생과 여성교수님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그 수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여성 청원경찰을 신규채용하게 된 것입니다.

3. 10월부터 근무하셔서 아직 기간은 짧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이 일을 선택하여 보람을 느낀 순간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 스토킹을 당한 여직원의 요청으로 보호절차를 진행한 것이나 위급한 상황에 처한 여학생이 전화를 걸어와 재빨리 신변보호를 하고 경찰서로 이송한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시위과정에서 남성경찰이 여성과 대치하게 되는 상황에서의 신체접촉은 성희롱으로 오해를 살 우려가 높은데, 얼마 전 있었던 법인화 공청회 과정에서 큰 불상사 없이 원만한 대응을 이끌어낸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4. 저 같은 경우는 서울대 내 여성 청원경찰이 있는 줄 모르고 밤늦게 도서관에서 귀가할 때는 빠른 걸음으로 불안해하며 가곤 했는데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연락해야 하나요?

오토바이 헬맷 단속기간우선, 공대 301동 같은 곳에서 밤늦게 귀가하시는 여성분들의 요청이 있는 경우 순찰차로 정문이나 후문, 기숙사로 데려다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악용하는 학우들도 있는데, 여학생이 전화를 하여 도착해보면 남학생 3명이 뒤에 줄줄이 나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공공서비스를 악용하는 것이므로 서울대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자각하신다면 이러한 일은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여성화장실에서의 위급한 상황이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요소가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하십시오. 현재 Emergency call이 5곳, CCTV가 16곳이 마련되어 있으나 드넓은 서울대 캠퍼스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로 인해 범죄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노리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저희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02-880-8112, 8119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5.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학생과 여교수의 늦은 귀가를 도와 주는 여성 청원 경찰위에 말씀드렸듯이 악용을 하면 꼭 필요한 분들이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됨을 인지하였으면 합니다. 서비스개선점에 대한 학생들의 구체적인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우편함이나 건의함 같은 창구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선은 서울대 포털 게시판에 <관리과에 바라는 점>으로 적극적인 의견제시 부탁드립니다.

한 시간여 휴식시간을 할애하여 정성껏 답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품 안에서 손난로를 꺼내 손을 따뜻하게 하는 모습에 점점 추워지는 겨울에 실외에서 고생하는 노고가 느껴졌다. 학우 여러분들도 캠퍼스에서 마주칠 때 "수고하십니다" 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나 눈인사로 이 분들의 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하였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서울대사람들 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