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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전기 학위수여식

2017.02.24.

2017. 2. 24.(금) 14:00
서울대학교 체육관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영예로운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느라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여러분의 노고와 성취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헌신과 열정으로 지도하고 지원해주신 교수님과 교직원 선생님,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 주신 학부모님,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동문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정든 강의실과 교정을 떠나 각자 보내 온 축적의 시간을 학교 밖에서 실현하기 위하여 첫 발을 내딛게 됩니다. 여러분이 헤쳐 나가야 할 미래는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난관이 여러분의 앞날을 가로막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에서 여러분들이 그동안 다져 온 역량과 지혜, 패기와 열정은 어떤 장애물도 넘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새로운 시대의 창조적 주역이 될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 중에는 이제 막 세상이라는 산을 향하여 한 걸음을 내딛는 사람도 있고, 산의 정상까지 한 걸음이 남은 사람도 있으며, 첫 번째 정상에 깃발을 꽂고 또 다른 산을 향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저 마다 현재 서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그곳에서 여러분의 시야와 한계를 넓은 세계로 확장해 보려는 의지와 노력입니다. 여러분의 거주 지역을, 도시를, 나라와 세계를 각기 다른 수준에서 삶의 새로운 도전 무대로 설정해 보십시오. 그렇게 보기 시작하면 여러분은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추는 것은 삶의 작은 단면에 안주하고 지엽적인 지식에 만족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바람직하고 중요합니다. 삶에서의 성공은 시야와 한계를 확장하여 큰 그림을 머릿속에 새기고 끊임없이 배움을 갈구하고 실천할 때 생기는 결과물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시야와 한계를 확장하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헤밍웨이는 “용기란 압박 하에서 피어나는 미덕”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따금씩 우리는 원치 않는 도전과 난관에 직면하지만 어떻게든 일어나서 그에 맞서며 살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용기입니다. 용기는 문제를 해결하고 한 걸음 더 전진하도록 사고하고 행동하게 하는 힘입니다.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졸업생 여러분!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한 곳에 매여 살기 때문입니다. 메뚜기에게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입니다(莊子, 外篇 秋水). 이제 낯선 신세계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 합니다.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미래가 보입니다.

새로운 여정의 출발선 앞에 선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할 것 같은 일을 찾았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다 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나와 대화하는 일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십시오. 늘 설레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자신을 찾는 일’은 몰랐던 나와 대면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소홀히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더디어도 그런 자신을 찾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각자의 삶을 비범한 작품으로 만들어 냅니다.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하여 부단히 인내하고 최선을 다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눈부신 결실을 얻게 될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한국 사회의 성장과 발전의 밑거름이 된 서울대학교의 정신은 졸업생 여러분에 의하여 면면히 이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물이 깊어야 맑은 물을 얻을 수 있고, 기초공사가 튼튼해야 높은 건물을 올릴 수 있습니다. 자신을 외적으로만 포장하는 단순한 지식 습득과 스펙 쌓기에 매몰되지 마시고, 진정 삶의 토대가 되어 주는 올곧은 품성, 바른 정신을 가진 인재가 되도록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이는 곧 제가 총장 취임과 함께 강조한 지성과 따뜻한 가슴을 겸비한‘선(善)한 인재’입니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진정한 지식인이 되어야 합니다. 편향되지 않은 균형적 사고, 단편적 지식을 극복하는 지성, 사익을 뛰어넘는 공익정신으로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야 합니다. 냉철한 지성만큼이나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러한 시대정신을 깨닫고 사명을 감당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사회의 값진 보배가 될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짧은 대화에도 삶의 깊이와 철학이 느껴지는 품격 있는 서울대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영리하다는 말을 듣기보다 사려 깊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존경받기를 바랍니다. 배타적 개인주의와 집단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우리사회가 더불어 살아가는 선한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하여 굳건한 선의지(善意志, guter Wille)를 확립하기 바랍니다. 더 나아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어떤 사회와 국가를 후대에 물려줄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주길 고대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서울대학교는 언제나 가족의 품과 같은 따스함으로 영원히 여러분을 반기고 기억하겠습니다. 여러분도 교정에서 쌓은 즐거움과 추억을 간직하며 모교를 위하여 애정을 마음껏 쏟아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영예로운 졸업과 새로운 출발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여러분 모두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하여 힘차게 응원하겠습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2월 24일
서울대학교 총장 성 낙 인

담당부서/총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