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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신입생 입학식 식사

2018.03.02.

2018. 3. 2.(금) 11:00
서울대학교 체육관

서울대학교의 새 가족이 된 신입생 여러분,

서울대학교의 교직원을 대표하여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서울대학교 모든 교직원과 재학생들도 새 가족이 된 신입생 여러분을 큰 기쁨으로 맞이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누구보다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계실 학부모님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이 학문과 지성의 공동체인 서울대학교 신입생이 된, 뜻깊은 날입니다. 서울대학교 전 교직원들은 큰 기대와 높은 꿈을 품고 우리 학교에 입학한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드넓고 아름다운 관악과 연건캠퍼스에서,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고 여러분의 학문적 열정을 채워 줄 도서관에서, 그리고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여러분의 높은 꿈을 크게 펼쳐 보기 바랍니다. 서울대학교는 여러분의 지적 여정을 위한 탁월한 안내자이자 신뢰받는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총장이자 졸업생으로서, 그리고 더 오래 삶을 산 인생 선배로서 여러분에게 세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바랍니다. 생각하는 사람은 더 넓고 깊게, 그리고 정확하게 사람과 사회, 사물과 자연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각의 힘이야 말로 인류 사회를 발전시키고 한 국가의 흥망을 좌우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대학은 바로 생각하는 사람을 키우고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공동체입니다. 지성인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단순히 반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실에 입각하여 논리적인 사고를 할 뿐 아니라 공공의 선을 고려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와 학문의 세계에서 검증된 지식을 혼동하지 아니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지성인을 기르는 것이 대학, 특히 서울대학교의 목적입니다. 그 무엇보다 여러분의 시간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데 투자하기를 바랍니다.

젊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자질은 순수한 호기심입니다. 이익이나 도움이 되어서가 아니라 단지 사람과 사회가 궁금하고 자연과 우주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입니다. 우리 사회는 불행히도 지식을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식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힘이고 목적이며 즐거움입니다. 여러분의 대학 시절이 순수한 호기심에 이끌려 생각하는 법을 키우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둘째, 추종자가 되지 말고 개척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는 추종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개척하는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이는 남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 가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이가 어렵고 무모하다고 여기는 방향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여 나가는 사람입니다. 처음 들어서는 미지의 길이지만, 신세계를 열어가는 희망의 길이기에 젊은이의 열정, 패기, 도전정신으로 불확실성과 난관을 반드시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길러진 여러분의 개척자적 역량은 우리나라가 혁신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격변기를 선도하는 가장 중요한 힘이 될 것입니다.

개척자는 생각하는 힘과 도전정신을 갖춘 자일뿐 아니라 융합적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다양한 전공 분야뿐 아니라 이 분야를 연결하는 각종 연합과 연계전공 등은 서울대학교의 귀한 자산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전공에서 탁월할 뿐 아니라 그 전공을 넘어서 다른 학문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평소에 다양한 학문 간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지적 호기심과 융합적 상상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한 분야와 다른 분야의 지식이 결합될 때 새로운 가치와 창조의 싹이 움트기 때문입니다.

셋째, ‘나’를 위한 생각 보다 ‘우리’를 위해 고민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발전하는 나라는 사회적 자본, 즉 시민들의 상호 신뢰와 연대의식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졸업생들의 가장 큰 적은 특권의식입니다. 서울대학교 학생이 되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지만 이것이 특권의식으로 이어져서는 곤란 합니다. 더 나아가서‘빚 진 자로서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서울대학교는 여러분이 낸 등록금 보다 7배나 많은 돈을 교육과 연구를 위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여러분이 공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졸업 후에 다른 사람과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이 빚을 갚을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 사회는 경제력, 학력, 지역과 이념으로 분열되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구성원과 졸업생들이 이 분열을 완화하는 치유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교만을 버리고,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섬길 때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취임 초부터‘선(善)한 인재’양성을 강조하여 왔습니다. 여러분이 사회의 약자를 먼저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진정한 지성인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통합과 발전, 상생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굳건한 선의지(善意志)를 다지며 참된 지성인의 삶을 구현하여 우리들이 지향하는‘선(善)한 사람들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주역이 되어주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자녀를 낳고 키우시면서 지금이 부모님들로서 가장 기쁜 순간 중 하나일 것입니다. 자녀를 믿기에 이제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적인 개인으로 이들을 떠나보낼 때입니다. 자녀들에게 선택할 자유와 실패할 기회를 주십시오. 이를 통해 스스로 일어나고 극복하도록 도와주십시오. 대학시절 동안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배우지 못한다면 졸업 후 배우기는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좌절과 극복의 경험이 있어야 온전한 개인으로 성숙할 수 있고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동량지재(棟梁之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이 서울대학교에서 보낼 앞으로의 몇 년은 여러분 인생 가운데 가장 빛나는, 보석 같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자유를 들이 마시고 열정을 내뿜으며 이 시간을 즐기기 바랍니다. 지성을 연마하고 섬김을 훈련하며 미래를 위해 여러분을 준비하기 바랍니다. 따뜻한 가슴과 생각하는 힘을 단련하는 기간이 되기 바랍니다. 미래는 여러분의 것입니다. 여러분의 준비에 따라 대한민국이 달려 있으며 여러분의 역할에 따라 전 세계가 한국을 더욱 주목하며 배우려 할 수 있습니다. 꿈을 가지고 정진하십시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합니다. 활기차게 출발하는 여러분의 대학생활에 꿈과 보람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3월 2일
서울대학교 총장 성 낙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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