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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연구성과

연구성과

지구환경과학부 남성현 교수팀

남극 빙붕의 자기 방어 기작 세계 최초 발견

2022.01.13.

서울대학교 남성현 교수(공동 교신저자) 연구진은 경북대학교 윤승태 교수(제1저자),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교신저자)를 비롯한 스웨이트 빙하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 연구팀과 남극 빙붕 자기 방어 기작에 대한 세계 최초 연구 결과를 학술저널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하였다.
*International Thwaites Glacier Collaboration: 미국, 영국 연구진 등 참여

이번 연구를 통해 지반선 후퇴와 함께 급격한 용융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남극 스웨이트 빙붕 인근 해역에서 융빙수 유출에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소용돌이가 이동하며 빙붕으로의 열 유입을 방해하여(수심 400-700m에서 열용량 12% 감소) 빙붕 하부 용융률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새롭게 밝혔는데, 이처럼 빙붕이 ‘자기 방어 기작’ 을 통해 스스로 녹는 속도를 일부 조절할 수도 있어 빙붕 붕괴 속도와 해수면 상승도 그만큼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서남극 스웨이트 빙하 돌발붕괴의 기작 규명 및 해수면 상승 영향 연구〉를 통해 해양수산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극지연구소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활용하여 스웨이트 빙하 인근 해역에서 2년 전 연구팀이 직접 수집한 현장 해양관측 자료를 분석한 국내 및 국제 학연 공동연구의 결실이다.

[연구결과]

Ice front retreat reconfigures meltwater-driven gyres modulating ocean heat delivery to an Antarctic ice shelf
Seung-Tae Yoon, Won Sang Lee*, SungHyun Nam*, Choon-Ki Lee, Sukyoung Yun, Karen Heywood, Lars Boehme, Yixi Zheng, Inhee Lee, Yeon Choi, Adrian Jenkins, Emilia Kyung Jin, Robert Larter, Julia Wellner, Pierre Dutrieux, and Alexander T. Bradley
*공동 교신저자
(Nature Communications, https://www.nature.com/ncomms/)

서남극에 위치한 여러 빙붕에서 최근 수십 년간 지반선 후퇴와 함께 급격한 용융이 발생하고 있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과정 이해를 위해서는 이 해역의 빙하 및 해양환경에 대한 정밀한 현장 조사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스웨이트 빙하 인근 해역에서는 수온이 비교적 높은(어는 점보다 높은 수온) 따뜻하고 무거운 환남극 심층수가 빙붕 하부로 유입하여 빙붕 하부 용융과 지반선 후퇴를 빠르게 발생시키며 그 돌발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며 관련 기작 연구가 시급하게 요구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국내 연구진 주도로 스웨이트 인근 해역에서 2년 전(2020년 1, 2월) 극지연구소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활용하여 수집한 국제공동연구팀의 현장 관측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빙붕이 녹아 후퇴하는 과정에서 증가하는 융빙수 유출이 인근 해역의 직경 40km 규모의 소용돌이 순환 구조를 변화시킴에 따라 환남극 심층수와 빙붕으로의 열 유입을 방해하여 결과적으로 빙붕 하부 용융률이 다시 감소하는 기작을 최초로 제시할 수 있었다. 이것은 환남극 심층수 유입으로 빙붕 하부 용융률이 급증하며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 기존 학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로, 예상과는 달리 서남극 빙붕의 붕괴 및 이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기존 예측보다 느리게 진행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에 해당한다.

[용어설명]

1. 빙붕(ice shelf)
  •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수백 미터 두께의 얼음덩어리로 빙하가 바다로 흘러나온 부분에 해당함
2. 환남극 심층수(Circumpolar Deep Water)
  • 남빙양(남극해)에서 남극 연안 대륙붕 해역의 심층으로 유입하는 상대적으로 고온(어는 점 이상의 수온)의 해수로서 서남극 연안 대륙붕을 따라 빙붕 하부로 열을 공급하여 빙붕을 빠르게 용융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3. 지반선(ground line)
  • 빙하 아래 기반암이 노출된 부분을 연결하는 선으로 서남극에서는 지반선이 해수면보다 아래에 위치하는 특이한 환경 때문에 따뜻하면서도 염분이 높아 무거운 환남극 심층수가 빙붕 하부로 유입하여 지반선 부근에 열을 공급하므로 얼음이 녹아 지반선이 점점 후퇴함
4. 서남극 스웨이트 빙하(Thwaites Glacier)
  • 서남극(남극 대륙을 동서로 나눌 때 서쪽 부분을 일컫는 용어) 스웨이트 빙하는 한반도 전체 면적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빙하로서 따뜻한 환남극 심층수의 유입에 따라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빙하로 알려져 있음. 스웨이트 빙하가 모두 녹으면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을 약 65 cm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되며, 서남극 전체 빙하가 연쇄적으로 바다로 녹아내리는 것을 막아주는 코르크 마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스웨이트 빙하가 붕괴하면, 서남극 빙상 전체의 급격한 붕괴로 이어져 평균 해수면을 최대 5.28 m까지 상승시킬 우려 때문에 “운명의 날 빙하(Doomsday Glacier)”로도 불림

[그림설명]

(위) 서남극 빙상과 스웨이트 빙하 및 대한민국 남극 기지, (아래) 지난 2020년 1, 2월 스웨이트 빙하 인근 해역에서의 현장 해양관측 자료 수집에 활용된 극지연구소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위) 서남극 빙상과 스웨이트 빙하 및 대한민국 남극 기지, (아래) 지난 2020년 1, 2월 스웨이트 빙하 인근 해역에서의 현장 해양관측 자료 수집에 활용된 극지연구소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위, 왼쪽) 스웨이트 빙하 인근 해역의 해저 지형과 과거 현장 관측 자료 수집 위치, (위, 오른쪽) 2020년 수집된 자료를 통해 확인된 소용돌이 순환 구조와 융빙수 비율 분포, (아래) 빙붕이 후퇴하며 증가한 융빙수에 의해 생성된 소용돌이 순환에 따른 환남극 심층수 유입 제한 과정에 대한 모식도
위, 왼쪽) 스웨이트 빙하 인근 해역의 해저 지형과 과거 현장 관측 자료 수집 위치, (위, 오른쪽) 2020년 수집된 자료를 통해 확인된 소용돌이 순환 구조와 융빙수 비율 분포, (아래) 빙붕이 후퇴하며 증가한 융빙수에 의해 생성된 소용돌이 순환에 따른 환남극 심층수 유입 제한 과정에 대한 모식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서 활용한 해양물리 관측장비의 운용 모습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서 활용한 해양물리 관측장비의 운용 모습

그림은 서남극 빙상의 코르크 마개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스웨이트 빙하의 위치와 2년 전(2020년 1, 2월) 그 인근 해역 탐사에 활용된 극지연구소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당시 이 해역의 소용돌이 순환 구조가 과거에 비해 크게 변화했음을 파악할 수 있었던 자료 분석 결과와 자료 수집에 사용된 해양물리 관측장비의 운용 모습을 나타냄. 빙붕 후퇴와 융빙수 유출로 인한 이중 소용돌이 순환 구조와 특히 반시계 방향 소용돌이의 위치 이동은 상하층의 경계에 해당하는 밀도면의 상하 볼록-오목 위치를 이동시켜 하층 환남극 심층수의 빙붕 하부 유입을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빙붕 하부 용융률을 감소시키는 ‘자기 방어 기작’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