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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인지과학과 강봉균 교수, 만성통증 매커니즘 규명해 사이언스 지에 발표

2011.02.14.

뇌인지과학과 강봉균 교수, 만성통증 매커니즘 규명해 사이언스 지에 발표

서울대 기억제어연구단 강봉균 교수팀이 만성질환인 신경병증성 통증의 발병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발견해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3일 발표했다.

강봉균 교수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계가 이상을 일으켜 발생하는 만성 통증을 말한다. 칼에 베이거나 골절되지 않아도 고통이 심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일반 진통제로는 조절이 되지 않고 치료법도 없었으나 발병 메커니즘의 발견으로 치료제 개발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연구단은 뇌 전두엽 중앙에 있는 전대상피질에서 분비되는 인산화효소(PKM 제타)가 신경병증성 통증의 발생 원인물질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 이제까지 인산화효소는 장기 기억을 유지시키는 물질로 알려져왔는데 이 물질이 통증 강화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기억제어연구단 고형곤 박사는 “기억과 통증의 발생 메커니즘이 비슷하다는 데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단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느끼는 생쥐의 전대상피질 부위를 검사한 결과 인산화효소의 활성도가 높아지고, 신경세포간 신호전달물질 분비량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대로 생쥐의 전대상피질 부위에서 인산화효소 활성을 억제하면 신경세포간 신호전달물질이 분비되는 양도 줄어들고 생쥐의 통증도 완화됐다. 인산화효소가 통증 유발의 원인이었다.

뇌의 신경세포 연결부위인 시냅스에서 신호전달물질 분비량이 늘어나면 특정 신경세포가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뇌가 이를 통증으로 인식하게 된다.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적은 양의 수돗물을 손으로 받으면 통증이 없지만, 많은 양의 폭포수를 손으로 받으면 피부에 고통이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또한 연구단은 신경병증성 통증이 있는 쥐의 전대상피질에 PKM제타를 억제하는 물질을 주입한 결과 통증이 현저하게 완화된다는 사실도 관찰했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그간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고통받던 신경병증성 통증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개발의 길이 열릴 전망이다.

전 세계 인구의 8%가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뇨병 합병증, 알코올 중독 환자의 말초 신경통증 및 허리디스크에 의한 통증, 항암제 부작용 등 신경병증성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연구를 주도한 강봉균 교수는 “기억에 대한 연구를 통증 분야에 적용해 얻은 연구사례로서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