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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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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과학부 이강근 교수 연구팀, 포항지진의 특징과 시사점에 관한 과학정책 논문 Science지에 게재

2019.05.27.

□ 요약내용
  •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이강근 교수가 단장으로 활동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국내 및 해외 참여연구진으로 주요 저자를 구성하여 국제학술지 ‘Science’ 지에 “유체 주입으로 유발되는 지진 위험 관리 (Managing Injection-Induced Seismic Risks)” 제목의 과학정책 논문 게재
  • 포항지진이 기존의 경험 이론을 바꾸는 증거가 되었음.
  • 포항지진이 물 주입과 이로 유발된 미소지진들에 의한 촉발 지진임을 재차 확인하고, 전세계에 포항지진이 주는 시사점과 교훈, 그리고 향후 위험관리의 방향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
  • 유체 주입량이 적어서 포항지진의 규모로 발생하기 어렵다는 유체주입량-최대지진에 관한 경험적 이론의 오류와 이러한 이론에 기반한 위험관리신호등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였음. 물 주입 중단되고 2달 이후에 발생한 포항지진의 사례와 같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진화하는 지진위험도를 반영하는 새로운 지진위험관리 체계의 필요성과 기본 방향에 대해 제시

□ 내용설명

지난 3월 20일 포항지진의 원인에 대해 발표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단장 이강근 서울대학교 교수)은 참여연구원들로 주요 저자(제1저자: 이강근; 교신저자: William Ellsworth)를 구성하여 2019년 5월 24일자 Science지에 포항지진의 성격, 의미, 교훈과 향후 지하에 유체 주입으로 인한 지진 위험 관리에 대해 과학정책 포럼(Science Policy Forum)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정부조사연구단이 조사결과의 상세 내용을 정부조사연구단의 공식 보고서로 이미 발표하고 전세계에 공개하였기 때문에 (https://doi.or.kr/10.22719/ KETEP-20183010111860), 이 논문은 정부조사연구단의 포항지진 원인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는 축약하여 확인하고, 조사연구의 결과가 주는 의미와 향후 지진위험관리에 관한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1) 유체 주입량과 최대지진과의 관계에 관한 기존 이론의 문제점, 2) 물 주입 이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지진 위험성이 진화하며 물 주입이 종료되었다고 위험성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내용, 3) 포항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유체주입량 조절에 의한 위험관리 신호등 체계의 문제점 분석, 4) 지진 위험 관리에 관한 주민수용성과 위험관리를 위한 독립적 관리 방안의 확보 필요성 등에 관하여 분석내용이나 의견을 제시하였다.

첫째, 유체의 주입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의 규모를 한정한 지금까지의 경험적 이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발생하는 지진의 규모는 지하의 응력 상태와 단층의 상태와 특징이 주요한 요인임을 포항지진의 사례에서 밝혔으며, 주입량은 단지 통계적으로 참고할 내용이라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많이 사용된 유체 주입량-지진 규모의 관계에 기초한 지진 위험관리의 방법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물 주입 후 두 달 뒤에 발생한 포항지진의 원인에 관한 논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였다. 포항지진이 물 주입이 종료된 시점으로부터 약 2달 이후에 발생하여 원인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 논문에서는 유체의 주입과 지진 발생과는 시간적인 지연이 있다는 것이 과거 세계적으로 많은 사례에서 나타났지만, 이번 포항지진을 계기로 더욱 확실해 졌다는 것이다. 영향을 주는 자의 입장에서 일정 규모의 지진 발생이 감지되면 물 주입을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영향을 받는 쪽의 입장에서는 물 주입을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그 영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누적된 영향이 한동안 계속되거나 더 강화되어 전달된 이후에 서서히 그 영향이 사라진다는 것을 밝혔다. 따라서 지진의 위험 관리는 영향을 주는 쪽(operation)의 입장에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영향을 받는 쪽(단층)에서 어떤 상황이 진행되는지를 파악하여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셋째, 현재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위험관리 신호등체계(Traffic Light System)는 지진규모에 따라서 유체의 주입량을 조절하는 형태로 되어 있어서 이번 포항지진의 사례에 비추어 이러한 시스템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위험관리 신호등 체계는 발생한 지진의 규모에 따라 물 주입량을 조절하거나 중단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고, 위의 두 번째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지하에서 영향을 받는 쪽(단층)에 지진의 위험이 어떻게 진화되고 있는지를 분석하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즉, 미소지진들의 발생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발생한 지진들을 반영하여 위험도를 변경(update)해서 유체 주입의 중단이나 감소를 결정하는 복합적인 신호등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

넷째, 주민수용성과 독립적이거나 객관적인 의사결정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도시 근처에서 위험성이 수반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검토되었어야 할 위험도 분석이나 주민들과의 협의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있으며, 포항지진 이전에 미소지진들이 발생하여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비슷한 형태의 물 주입이 계속되었던 점과 관련하여 위험관리 측면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의사결정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이 논문은 포항지진이 EGS 지열발전으로 인한 촉발지진이라는 정부조사연구단의 결론을 재차 확인하고 있으며, 포항의 실패로부터 향후 지진위험관리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전세계에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국에서 포항지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러한 사례로부터 전세계가 좀 더 안전한 방향으로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면 나름대로의 큰 의미가 있고 세계에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한국에서도 연관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더 안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과학기술력의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