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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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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한국인의 사회인식: 저출산 대책과 노동개혁을 중심으로

2023.05.30.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는 2022년 아시아 15개 대도시 시민의 가치조사를 분석한 학술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한국사회가 직면한 핵심적인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으로 저출산 대책과 노동개혁 방향을 모색하고자 함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소장 박수진)는 5월 31일(수) 오후 1:30 아시아연구소 삼익홀에서“아시아와 한국인의 사회인식: 저출산 대책과 노동개혁을 중심으로”를 개최한다. 박수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소장의 개회사와 아시아 대도시 가치조사를 공동 수행한 노익상 한국 리서치 회장의 환영사 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격려사가 예정되어 있다.

1부에서는 아시아연구소가 2022년 아시아 12개 대도시(서울, 도쿄, 베이징, 타이페이, 하노이,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자카르타, 뉴델리, 리야드, 뉴욕, 런던, 파리)와 서구 3개 대도시(뉴욕, 런던, 파리)에 거주하는 성인 10,500명을 대상으로 가족과 사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아시아 대도시 가치조사’분석 결과를 발표한다.

허정원 교수(아시아연구소)는 조사과정을 간략히 소개한 후 조사 결과 중 성 역할과 가족에 대한 인식을 발표한다. 서울시민들은 타 도시 시민들과 비교하여, 자녀가 인생의 기쁨이라는 응답이 가장 낮은 반면, 경제적 부담과 자녀로 인한 경력단절 위험을 가장 크게 인식하였다. 또 성인이 된 자녀가 노후에 보탬이 되리라는 기대도 극히 낮았다. 즉 15개 대도시 중 자녀에 대한 효용은 작게, 자녀로 인한 비용은 크게 인식한 것이다. 타 도시 주민들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녀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크게 인식하였으나 서울시민들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낀다고 응답하였다. 일반적으로 사교육 투자가 중상층 이상에서 이뤄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전 계층이 사교육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통념과는 달리 성별 차이는 있었으나 서울시민의 성평등 의식은 높았다. 어머니가 일을 할 경우 자녀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낮게 평가하였고 사회적으로나 가정 내에서나 남녀평등의식에 동의하였다.

임동균 교수(서울대 사회학과)는 한국인의 행복감이 OECD 38개국 중 34위에 머무는 등 한국인의 행복감이 낮은 원인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비슷한 기준을 가지고 서로를 평가하는지의 정도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한국인들은 소득이나 몸무게, 키, 사회적 지위 등에 있어‘보통’인 사람들이 범위가 어디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조사대상 15개국 중 시민들의 대답이 가장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서 무엇인가가‘보통’인 사람의 기준은 상당히 획일화되어 있으며 이러한 기준의 획일화 정도가 전체적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와 연관성을 보임을 발견하였다. 이 연구는 한국 사회가 개인들의 웰빙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로를 표준화된 틀을 가지고 비교하는 집단적인 인지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함을 시사하였다.

김지혜 교수(서강대 사회학과)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 사회의 갈등을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세대, 계층, 젠더, 이념 등을 기반으로 한 집단 간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음을 주목하였다. 김교수는 갈등 여부나 갈등의 심각성 인식 수준을 넘어“누구에게 불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다양한 사회 인구학적 집단의 능력주의 믿음이 집단 간 갈등 인식에 미치는 영향력을 탐구하였다. 15개 국가 대도시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경우 1) 내집단(in-group)에게 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고 (예를 들어, 남성은 여성보다“남성”에게 더 불공정하다고 여기고, 나이가 많을수록 젊은 세대보다“기성세대”에게 더 불공정 하다고 여김), 2) 능력주의를 믿을수록 (여성보다) 남성에게, (젊은 세대보다) 기성세대에게, (가난 한 사람보다) 부자에게, (진보보다) 보수에게 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의 결과는 어떤 공정성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지점을 경험적으로 드러내 며, 공정성을 둘러싼 갈등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시사점을 논의한다.

하상응 교수(서강대 정치학과)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수치짐과 죄책감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였다. 자신의 현재 소득수준이나 사회적 지위가 자신이 기대하는 소득수준이나 사회적 지위보다 낮다고 생각할수록 수치심과 죄책감을 더 크게 느꼈는데 이러한 경향을 한국에서 더욱 강하였다. 반대로 스스로 자신이 생각하는 평균보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소득이 높다고 생각할 경우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덜 느꼈다. 특유의 유교문화와 자본주의의 결합으로 낮은 지위는 나의 탓으로 여겨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보았다. 즉 효제충신예의염치를 강조하는 유교문화와 비교를 일상적으로 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김용균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부)는 능력주의에 대한 신념과 현실 차이 인식이 만족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살펴보았다. 능력주의에 대한 인식을 이상과 현실로 나누어 살펴보았는데 현실에서 능력주의가 작동한다고 믿는 경우, 즉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다고 생각하는 경우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서울은 현실은 능력보다 운이나 배경으로 성공한다고 믿는 정도가 가장 높은 도시였는데 서울시민의 삶의 만족도는 가장 낮았다. 반면 뉴델리 시민들은 운보다는 능력에 따라 성공한다고 인식하는데 이들의 생활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서울시민들은 능력주의에 따라 보상받는 것을 선호하는 정도가 가장 높은데 현실에서는 능력보다는 운으로 성공한다고 믿어 능력주의에 대한 이상과 현실에 대한 간극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타이베이, 도쿄, 예루살렘의 순으로 이상과 현실 사이의 차이가 컸다.

심우진·허정원 교수(서울대 아시아연구소)는 15개 도시별로 세대별, 성별로 나누어 총 120개 집단의 자녀, 가족과 부양, 성역할, 사회갈등에 대한 인식의 거리를 측정하여 거리에 따라 총 6개의 그룹으로 나누었다. 서울은 남녀 세대별로 나눈 8개 집단이 모두 그룹A에 속하였다. 이 그룹은 자녀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며 가정과 사회에서의 성역할 구분에 대하여 반대한다. 또 노부모 생활비 지원이나 손자녀 양육 도움 등 부모자녀간의 상호 지원에 대하여서도 가장 부정적이었다. 이 집단과 가장 반대되는 그룹은 그룹 D인데 이들은 자녀의 의미를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성역할 구분에 대해 가장 호의적이며 부모자녀 간의 상호지원도 긍정적이었다. 여기에 뉴델리의 30대 이상, 리야드의 남성 등이 포함된다. 영국과 미국의 30-40대 남성들도 이 집단에 포함되었다. 그룹 A에 속한 사람들의 평균 자녀수는 0.68로 6개 그룹 중 가장 낮았고 그룹D는 1.6으로 그룹 중 가장 높았다. 일반적으로 가족과 성역할에 대한 도시 구성원들의 인식은 유사하였다. 특히 서울, 싱가포르, 자카르타는 모든 사람이 같은 그룹에 속해있었다. 반면 하노이와 뉴욕시민들은 여러 그룹에 퍼져 있었다.

발표 후 박효민 교수(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와 Joan Yoo 교수(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가 토론을 진행할 것이다.

2부에서는 이재열 교수(서울대 사회학과)의 사회로 현실에 대한 공정성 논란, 이러한 조사결과가 현재 한국이 직면한 초저출산과 노동시장의 심각한 다중격차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지에 관해 토론할 것이다.

양재진 교수(연세대 행정학과)는 1부에서 분석한 결과가 초저출산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진단하고, 초저출산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 대안에 대하여 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사회의 구조화된 고질적 문제인 초저출산과 심각한 다중격차에도 불구하고 ‘작은 복지’ 국가로 진화해 온 한국의 경험에 비추어 향후 정치제도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그리고 연금, 교육, 노동시장의 개혁이 어느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지에 대해서도 진단할 것이다.

박윤수 교수(숙명여대 경제학과)와 박귀천 교수(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는 1부에서 발표된 분석결과가 심각한 노동시장내 다중 격차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박윤수 교수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세계각국의 임금투명성 정책 사례에 대해 소개하고, 노동시장 내 젠더격차나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 그리고 원청과 하청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바람직한 한국형 임금투명화 방안에 대해 제안할 예정이다. 박귀천 교수는 EU에서 ESG 사회분야 어젠다로 자리잡고 법제화되어온‘공급망 실사 의무화’가 공급망 내 근로자들에게도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여 궁극적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로 연결될 수 있을지 전망하고, 필요한 법제화의 방향에 대해 토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