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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

2016.09.05

서울대 의과대학 신동훈 교수
서울대 의과대학 신동훈 교수

의과대학 신동훈 교수의 연구 주제는 특별하다. 그는 임상이 아닌 기초의학 연구 중에서도 의학과 고고학을 접목한 융합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고고학 연구 현장에서 출토된 미라와 인간의 뼈를 탐구한다. 신 교수는 눈부시게 발전해온 자연과학과 의학의 힘을 빌려 과거의 인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저는 당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또 옛 조상들이 어떤 병을 앓았고 그 병이 인간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고민하죠. 그렇게 새로운 눈으로 인간을 들여다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라와 인골을 찾아

신 교수는 미라와 인골을 찾아 이집트, 유럽내륙, 러시아 등 각지를 직접 누볐다. 그는 특히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를 다뤘던 인도 연구가 뇌리에 선명하다고 전했다.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는 문화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학술적 잠재력이 매우 풍부한 곳입니다. 인류의 시작을 들여다볼 수 있죠. 인간 문명의 시작을 들여다보는 일은 인간과 나, 그리고 우리를 이해하는 시작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미라 연구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미라를 자연과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독특한 시도를 했다. 신동훈 교수는 한국 미라를 통해 한반도의 역사와 한민족을 이해하려고 한다. “고대 인류 문명을 거울삼아 한국 사회를 다시 살펴보고 있습니다. 고대 문명을 살피는 일은 많은 영감을 줍니다. 그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고 한국의 문명과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죠.”

꾸준한 개발과 도전

그가 1999년 처음 연구실을 열었을 때 한국과 해외의 연구 격차는 매우 컸다. 기술적 한계 때문에 해외 연구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기도 했다. 소수 분야이다 보니 연구에 대한 지원도 열악했다. 신 교수는 이러한 어려움을 연구에 대한 자신감과 성실함으로 극복했다. “어려울수록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또 실험실에 항상 발을 걸쳐두려고 노력했죠. 당시에는 몸으로 체득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돌이켜보면 유효한 선택이었습니다.” 신 교수는 최근에 통계학과 생물정보학 학위를 새로 취득했다. 현 감각에 맞는 연구 기법을 꾸준히 익혀야 선진 연구의 반열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근에 대두하고 있는 연구 기법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개발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연구자에겐 15~20년 사이에 재교육의 시기가 다가오죠. 새로운 것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열린 마음이 있어야 같은 것을 새롭게 볼 수 있으니까요.”

뚝심이 있는 사람

신동훈 교수는 역사를 좋아한다. 오래된 이야기들이지만 그만한 ‘시간의 맛’이 있다고. 이러한 그에게 미라와 인골은 역사를 품은 귀중한 보물인 셈이다. 신 교수는 미라와 사람의 뼈에 지혜가 담겨있다고 말한다. 그는 무엇보다 시간의 힘을 신뢰하는 연구자다. “연구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제 눈에 이것들은 단순한 뼛조각이 아니에요. 우리의 조상들이기에, 우리보다 많은 지혜를 가진 분들이기에 항상 존중하는 마음을 지닙니다.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뚝심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쌓인 시간의 힘을 믿습니다.” 신동훈 교수의 목표는 소박하다. 자신의 연구가 후속세대에게 학문적 징검다리가 되어줄 수 있다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후속 세대에게 좋은 학문적 유산을 남겨주고 싶습니다. 그들이 사회적인 소명의식을 가지고 뚜렷한 목표에 집중했으면 합니다. 시류에 흔들리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 인생을 한번 걸어볼 것을 찾으면 좋겠어요. 전 미라와 인골을 택했고 선택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내 인생의 나침반

신 교수는 연구에 틈이 날 때마다 직접 고문헌을 뒤적이곤 한다. 과거 기록에는 옛날 사람의 건강과 질병 상태에 대한 정보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그리고 각종 문집을 연구의 조력자로 꼽았다. “최근에는 과거 문헌의 한글 번역이 상당히 진행되었습니다. 원문도 같이 실려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쉽게 접근 가능하여 연구의 화제가 되는 의학적 소견에 대한 연관 정보를 찾기가 매우 편해졌습니다. 자연과학적 기법이 연구의 골격을 만들었다면 이러한 고대 문헌들은 인문학적 살점을 붙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홍보팀 학생기자
방준휘(전기·정보공학부 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