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안내

서울대 소식

뉴스

뉴스

가치의 연결, 새로움의 탄생

2015.08.13.

이기원 교수
이기원 교수

강원도에서 자라는 작고 까만 쥐눈이콩이 서울대학교의 기술과 소비자 연구를 거쳐 새로운 맛의 두유로 탄생했다. 연구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을 지휘한 이기원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약콩두유, 건강한 맛을 개발하다

지금껏 사람들은 음료수처럼 쉽게 마실 수 있는 달콤한 두유에 익숙했다. 올 1월 출시된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의 ‘소이밀크 플러스 약콩두유’는 지난 6월 말 기준, 200만 팩을 판매하며 ‘건강한 두유’의 바람을 몰고 왔다.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기 무섭게 이기원 교수는 시원한 약콩두유를 내밀었다. “연구를 통해서 기존 두유에 세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첫째, 너무 달다. 둘째, 콩의 비린 맛이 난다. 셋째, 합성첨가물이 많이 들어갔다는 거죠.” 그렇다면 약콩두유는 어떨까. “약콩두유는 일반적인 두유가 아니에요. 약처럼 먹는 거예요. 강원도에서만 나는 검은색의 작은 서목태(쥐눈이콩)라는 약콩을 가지고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콩국 형태로 만들어본 거죠. 콩이 통째로 들어가서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쉽게 영양소 높은 음식을 섭취할 수 있어요.”
약콩두유를 생산하고 있는 밥스누(BOBSNU)는 이기원 교수가 공동 대표로 설립한 서울대학교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다. 대학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지역 산물의 제품화부터 시장에서의 판매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흔히 보이는 ‘서울대 연구진 참여’라는 수식어를 단 제품들과는 다르다. 서울대학교 특허 기술이 접목되었으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사용자 경험 연구를 진행하는 등 서울대학교가 전 과정에 참여했다. “BOBSNU는 ‘Best of Best’라는 뜻이에요. 각 분야에서 최고인 사람들이 서로 융합해서 만드는 최고의 작품이라는 뜻이죠.”

웰니스, 하나의 연구로 융합되다

이기원 교수의 관심사는 기능성 식품 개발의 범위를 넘어선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태어나 자라고, 건강을 유지하고, 나이 들고, 죽기까지 전 과정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이뤄질 수 있는 생명의 웰니스(Wellness)가 그의 연구 주제다. “웰니스는 웰빙과 행복, 건강의 합성어에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지 초학문적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은 ICT 플랫폼으로 생활 습관과 웰니스에 관련된 콘텐츠 교육 및 상품 개발을 지원해 주는 것과 정서적인 필요와 매일의 영양 상태, 성별 등에 따라 달라지는 개인 건강을 위한 맞춤형 식의약품을 만드는 두 가지 연구를 합니다. 생명 기술(BT), 정보 기술(IT), 나노 기술(NT)과 더불어 인문학, 심리학, 디자인까지 함께 다뤄요.” 의미 있는 연구가 지속 가능하려면 산업화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생각이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주제를 대학이 열심히 연구하고, 결과로 탄생한 기술이 서울대학교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산업화되고, 기업이나 기관이 이를 활용한 후 대학에 피드백을 주면 더 좋은 기술이 개발될 수 있겠죠. 기술이 가치를 창출하면 좀 더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겨요. 정말 창의적이고 좋은 연구를 하려면 자유로워야 해요.”

대학, 창의를 만드는 구심점이 되다

2011년 건국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로 옮기면서 이기원 교수는 생각했다. “서울대학교의 모토가 세계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지식 공동체인데, 어떻게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창의적인 지식인들이 나오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들었어요. 남이 안 하는 일을 과감하게 시도해보는 도전적인 사람들이 부족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하고 연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보기로 했죠.” 그래서 이기원 교수의 강의에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직접 학업 계획을 세우고, 만나보고 싶은 산업 현장의 인물을 강의실로 초청해서 이야기를 듣는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젊은 교수로서, 수업과 연구실에서 어떤 제자를 바라는지 궁금했다. “창의적이면서도 다른 분야와 잘 융합해서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융합적인 리더가 저의 연구실에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리더는 욕먹을 각오가 있어야해요. 소수의 헌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제 오래된 신념이에요.” 그의 연구실에는 꿈 있는 젊은 연구자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자라고 있었다. 그곳에서 기술과 산업과 사회적 가치를 연결한 새로운 일들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이기원 교수 |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 학·박사를 졸업하고 2011년부터 농생명공학부 식품생명공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 한국식품과학회 학술진보상을 수상하였으며 식물유래 파이토케미컬의 분자표적 규명, 식의약품맞춤치료시스템 및 웰니스융복합기술을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