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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젊은 예술가들

2015.11.27.

올해로 8회째를 맞는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HANDS+ 확장과 공존’을 주제로 9월 16일부터 40일간 청주에서 열렸다. 이번 비엔날레의 행사 중 전 세계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공예품과 작가를 발굴하는 국제공예공모전에서는 서울대학교 도예전공 동문 3명이 대상, 은상, 동상을 수상하여 화제가 되었다. 수상자인 이인화(2005학번, 양구백자연구소 연구원, 대상), 배세진(99학번, 미대 공예전공 조교, 은상), 이민수 동문(2000학번, 양구백잔연구소 연구원, 동상)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왼쪽부터 이인화, 이민수, 배세진 동문
왼쪽부터 이인화, 이민수, 배세진 동문

작품에 대한 소개

이인화 도자기 소재가 가지는 투광성을 이용하여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우연한 계기로 떠오르는데, 명확하기보다는 뭉뚱그려진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떠오른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흐릿해지기도 하죠. 이러한 감정의 기억이 그 사람이 있는 시공간에 따라 선명해지고 희미해지는 것을 도자기에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문양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인화 작가의 작품 ‘감정의 기억’
이인화 작가의 작품 ‘감정의 기억’

배세진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희곡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작품입니다. 흙을 말려서 조각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작품을 제작하는 작업을 시작한지 7년 정도 되었는데, 조각 하나하나에 번호를 메겨두며 제 시간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어요. 지금까지 약 14만 개 정도의 조각을 만들었는데, 이러한 작업을 하는 제 모습이 희곡에서 두 주인공이 매일 같은 자리에서 기다림을 반복하는 모습과 닮게 느껴졌습니다.

배세진 작가의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
배세진 작가의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

이민수 작품명인 'cylinders'에서 알 수 있듯, 원통 형태를 반복하여 만든 도자기입니다. 개별적으로 떨어진 여러 단위체가 있는데, 각 단위체들이 다양한 색깔을 가지는 여러 겹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제가 공예를 공부하며 교육받은 기술들을 바탕으로 저만의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도자기 역사에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입니다. 기존에 없었던 시도를 통해 작품을 만들고자 하였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을 많이 했습니다.

이민수 작가의 작품 ‘cylinders’
이민수 작가의 작품 ‘cylinders’

수상 소감

이인화 예술가로서 아직 젊은 나이이고, 부족한 점이 많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이번 수상의 영광을 저를 지도해주시고 뒷받침해주신 서울대학교 분들께 돌리고 싶습니다.

배세진 작품 활동을 하다보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걱정이 될 때가 많습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제 활동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이민수 수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저의 작품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어서 기쁘고, 앞으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는데 있어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대 공예전공 교육의 강점

이인화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물의 가치와 질을 헤아리고, 그것을 잘 이용하여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울대학교에 계신 교수님들께서는 제게 사물의 고유한 물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물의 질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셨습니다.

배세진 비싼 재료부터 작업에 필요한 설비까지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학년 때부터 여러 재료들을 다뤄보는 경험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사물의 물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매년 6,7명 정도만이 뽑히는 소규모 학과에서 이렇게 국제적인 업적을 꾸준히 이루고 있다는 것은, 서울대학교의 공예교육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민수 학부시절, 교수님들께서 수업이 없는 날에도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 학생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둘러보시며 피드백을 해주셨어요. 당시에는 교수님들께 수시로 평가받는 것이 부담이 되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공예전공의 대가들이신 교수님들께 받은 피드백이 저희가 이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꿈꾸는 작업

이인화 오랜 시간 도자기를 공부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도자기의 투광성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빛이 비치는 모습에 따라 도자기가 가질 수 있는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배세진 작품을 만들기 위한 수련과정에만 4,5년의 시간이 걸리고, 만들어진 작품을 발전시키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보통의 경우 이러한 노력보다는 작품에 대한 표현이 주목을 받기 마련인데, 작가가 작품을 위해 보낸 인고의 시간이 작품 안에서 시각적으로 보여질 수 있는 작품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민수 비싼 작품을 만들어서 부호에게 팔아 단 한 명만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저의 작품을 보고,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활동계획

이인화 평소 도예 외에도 공예분야 전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사물마다 종류가 모두 다르고,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물성이 다릅니다. 제가 만든 작품으로 누군가를 기쁘게 하려면, 제 스스로 생활 속에서 여러 사물을 사용해보고, 가치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생각에 제 작품활동 외에도,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제 생활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배세진 도예전공자들이 모여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여러 작가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고, 작품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이민수 뜻밖의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드는 활동보다는, 농사를 짓는 사람과 같은 자세로, 하루하루 작업을 해나가며 다음 작업을 생각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맞추어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도예전공판매전
서울대학교 공예과에서는 매년 12월 첫째 주 금, 토, 일요일에 도예전공판매전을 진행한다. 재학생들이 과제, 졸업전시용로 만든 작품들과, 졸업하신 동문들이 만든 작품들을 판매하는 자리로, 판매로 얻은 수익은 다시 공예를 전공하는 후배들을 위한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6-7년부터 시작된 이 혁신적인 제도 덕분에 학부 1학년 때부터 좋은 환경에서 공예를 공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도예전공판매전 포스터
도예전공판매전 포스터

홍보팀 학생기자
이주헌(전기정보공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