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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는 꿈, 더욱 확산되는 가치

2017.06.23.

왼쪽부터 강준호 교수, Zohreh Abdollahkhani 학생, Derrick Charway 학생
왼쪽부터 강준호 교수, Zohreh Abdollahkhani 학생, Derrick Charway 학생

스포츠 강국으로 알려진 한국은 원조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바뀐 유일한 나라다.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을 이끄는 강준호 교수는 이제 한국이 스포츠 강국보다 스포츠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더 높은 차원에서 인류 공동체를 위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할 위치가 되었다고 믿는다. 스포츠로부터 소외된 전 세계의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 그렇게 ‘드림투게더마스터 프로그램(이하 DTM)’이 시작되었다. 개발도상국의 차세대 스포츠행정가를 양성하는 ‘드림투게더마스터’. 사업을 이끄는 강준호 교수와 스포츠계 리더를 꿈꾸는 참여 학생들이 만나 스포츠에 대한 서로의 꿈을 나눴다.

DTM은 매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25명의 차세대 스포츠행정가를 선발해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체육교육과 글로벌스포츠매니지먼트 대학원 전공에서 석사과정을 밟게 하는 정부의 국책사업이다. 문체부 최대 규모의 국제스포츠 개발원조사업인 DTM은 개발도상국의 스포츠를 이끌어 갈 행정가를 발굴, 교육, 지원, 그리 고 네트워크화한다. 돈과 시설을 제공하는 대신 미래 핵심인재를 양성해 스스로 일어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올바른 가치와 비전, 그리고 열정과 역량을 겸비한 리더급 행정가 양성이 개발도상국 스포츠 발전의 첫 출발이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나아가, 강준호 교수는 졸업생들을 국제스포츠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할 차세대 리더로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현대 스포츠는 부정부패, 도핑, 승부조작, 과도한 상업주의로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스포츠는 단순한 놀이가 아닙니다. 인간이 진정한 자유를 경험하고 온전한 존재로 변화되는데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실존적으로 경험하는 핵심수단이죠.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회복 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은 변방에 있는 이 학생들이 선진국이 주도하는 현대 스포츠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강준호 교수가 지향하는 DTM의 핵심가치 는 sharing(나눔)과 excellence(수월성)이 다. 끊임없이 자기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의 기본 정신이자 서울대학교의 핵심가치인 ‘excellence’를 인류가 함께 나누면서 진보하자는 것이다. 글로벌 선도대학을 지향하는 서울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DTM 참가 학생들
DTM 참가 학생들

스포츠로 미래를 꿈꾸는 이들

선진국에는 이미 스포츠행정가를 양성하는 경쟁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좋은 취지와 비전으로 세계 스포츠 단체의 호평을 받고 있다. 국가올림픽총연합회(ANOC), UN스포 츠개발평화사무국(UNOSDP) 등 국제 스포츠 기구들이 파트너십을 제안했고, 일본에서는 DTM을 벤치마킹했다.

프로그램 기획 당시 강준호 교수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학생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고안한 방법이 글로벌 플랫폼 전략이다. 한 마디로 학생은 개도국에서, 강사는 선진국에서 초빙해 한국의 대표 국립대학인 서울대라는 플랫폼에서 연결시키는 것이다. 강사진의 반을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세계적인 교수진으로, 나머지 반을 서울대와 국내 타대학 교수진으로 구성하여 명실상부한 ‘글로벌 드림팀’을 만들었다. 그 야말로 온전히 학생의 입장에서 설계한 프로그램이었다. 17개월이라는 빡빡한 일정 속에 스포츠에 관한 인문·사회·과학적 교양, 스포츠행정가로서 필요한 전공강의는 물론 국내 스포츠 행사나 시설 견학, 국내외 스포츠분야 명사 특강, 한국문화 체험, 인턴십 등 강의실을 벗어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석사논문을 쓰면 스포츠매니지먼트 석사학위를 받는다. 프로그램은 전부 영어로 진행된다.

말레이시아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하며 스포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Nik Marzi Erman Mat 학생은 DTM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가 크다. “DTM은 매우 도전적이면서도 즐거운 과정입니다. 세계 최고 교수진으로부터 스포츠매니지먼트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과 같이 꿈꾸며, 더불어 한국문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기 때문이지요.”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은 자국 체육회나 세계 스포츠 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엘리트들이다. 스포츠가 삶의 전부라고 말하는 이란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 Zohreh Abdollahkhani 학생은 꿈을 이루 기 위해 이곳에 왔다. “전 세계 24개국에서 모인 우리들은 스포츠의 힘을 믿고 스포츠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DTM 프로그램은 이제 5 년의 기점을 맞이한다. 졸업생 중에서 방글라데시의 국책 스포츠과학연구소장, 말레이시아에서는 청소년스포츠부 수석차관보가 배출되는 등 점차 성과가 나오고 있다.

DTM 전용 강의실에서 참가 학생들
DTM 전용 강의실에서 참가 학생들

세상을 하나로 묶는 보편적 가치

스포츠는 언어와 문화, 종교 등 모든 것을 뛰어넘는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 그렇기에 스포츠는 사회와 국가, 나아가 세계를 하 나로 묶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위원회에서 활동한 브라질 출신의 Eduardo Butter 학생과 DTM에서 얻은 지식으로 자국인 가나의 스포츠 발전을 위한 기구 설립을 돕고 싶다는 Derrick Charway 학생은 여러 가지 갈등으로 분열된 현대 사회의 화합을 위해 스포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공정, 신뢰, 존중 등 공존에 필요한 가치를 추구하는 스포츠는 평화롭고 화합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를 삶의 신체적, 정신적, 문화적인 맥락과 연관 시켜 사회의 필수적인 영역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강준호 교수는 학생들이 보다 높은 이상과 담대한 비전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기를 꿈꾼다. 리더 한 명이 가진 꿈의 나비효과를 믿기 때문이다. 그는 DTM 졸업생들이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꿈과 희망을 주는 리더가 되기를 기대한다. 스포츠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자 모인 이들. 계절이 바뀌기 시작한 봄날, 캠퍼스를 걸으며 학생들과 격없이 대화하는 스승의 미소 와 열정이 가득한 학생의 목소리가 캠퍼스를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듯했다.

드림투게더 마스터 Dream Together Master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과정

개발도상국의 스포츠행정가 양성을 위해 2013년 시작된 국책사업이다. 사업을 수행하는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은 서울대학교의 유일한 비자연계열 국가지원사업단이다. 매년 세계 20여 개 국가의 차세대 스포츠행정가들이 모여, 스포츠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강준호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스포츠과학 학사,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 미시간대학에서 스포츠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현재 체육교육과 스포츠경영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장으로 ‘드림투게더마스터(DTM)’ 프로그램을 이끌며 한국 스포츠의 선진화와 국제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