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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학술연구교육상 수상자 인터뷰] 교육부문 - 이윤우 교수(화학생물공학부)

2020.02.11.

연구실에서, 이윤우 교수님
연구실에서, 이윤우 교수님

지난 21일의 화창한 오후, 2019 서울대학교 학술교육연구상의 교육 부문 수상자인 이윤우 교수(화학생물공학부)를 제2공학관(302동)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 교수는 수상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교육상을 받아야 하는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수상을 하게 되어 부끄럽다”면서도 “앞으로 더욱 교육에 헌신하라는 뜻으로 알고 남은 기간 서울대 교수로서 더욱 교육에 매진하려 한다”고 결심을 다졌다.

이윤우 교수의 교육상 수상을 이끈 결정적인 이유는 ‘화학생물공정실험’ 수업의 개편에 있었다. 기존에는 조교들의 수업 지도 비율이 높아 교수자로서는 간편한 수업으로 인식되었던 실험 수업의 근본적인 개혁을 시도한 것이다. 이 교수는 ‘화학생물공정실험’ 수업과 관련해 “10개의 실험 주제 기획과 관련한 대형장비의 구입, 새로운 실험 교안 제작 등을 해냈다”며 “굉장히 귀찮고 많은 시간이 투입되는 일인데 매년 조금씩 착수하여 이제 개편을 다 완수했다”고 평했다. 수업 진행 방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실험에 사용되는 장치 내에서 전개되는 현상을 어떻게 관찰하는지, 관찰하는 방법과 남들과 다르게 관찰하는 방법 등을 가르친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모든 장치에는 이론이 내재되어 있다”면서 “어떤 현상으로부터 본질을 찾아갈 때 어떤 지식 체계를 체득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 수업의 주된 내용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윤우 교수는 2015년 말부터 공학전문대학원(공전원) 창립준비단장을 맡아 활동한 바 있으며 2016년 개원 이후 2017년 3월까지 공전원의 학과장을 역임했다. 이 교수는 “오래전부터 서울대 공대는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견인차를 담당해 왔다”면서도 “언젠가부터 공대의 연구 방향이 산업계의 니즈를 향하기보다는 논문 작성에 치중하는 방향으로 변했다”고 평했다. 그 치우침을 해결하는 것이 공전원의 설립 취지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공전원을 “지원자 맞춤형 공학 교육의 첫 발자국”이라고 평하면서 학생 스스로 입학 단계에서부터 연구 아이템을 기획하도록 하고 그에 맞춰 지도교수를 선정해주고 커리큘럼을 기획해주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교육의 방식”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실제로 계속 교육계에 있던 사람들은 산업체에 어떤 니즈가 있는지, 어떤 교육을 하면 좋은지 알기가 쉽지 않다”며 “여러 산업현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분들을 객원교수로 모셔와 관련한 교육 철학을 정립하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공학자의 역할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윤우 교수는 우선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를 꼬집었다. 여전히 제조업 기반의 성장을 주도해야 하는데, 앞으로의 제조업을 이끌 메가트렌드는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주요한 관점이었다.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은 대량생산과 고객화의 합성어로, 고객 맞춤형의 상품을 대량으로 제작해낼 수 있는 방향으로의 산업 구조 개편이 이 시대의 가장 주된 변화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몸무게, 발의 길이와 폭은 물론이고 디자인까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아디다스의 신발 온라인 주문 제작 서비스의 사례나 피부의 톤과 타입 등을 고려한 맞춤형 화장품 제작 서비스 등을 그 예시로 들었다.

이윤우 교수는 “공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의 핵심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인터넷 연결과 제품의 모듈화 및 조립”이라며 “수많은 부품을 소비자가 전부 직접 선택할 수는 없으니 부품을 모듈화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모듈을 조립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교수는 “이러한 제조 메커니즘을 반응공학 수업에도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반응공학’ 수업에 이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반응기를 이용하여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지식 체계와 공학적 접근에 의한 문제해결 능력을 가르치는 방식이 그러한 적용의 일례다. 이 교수는 이러한 교육법을 도입한 강의의 내용을 2018년에는 영상으로 남겨두었고, 지난해 일본 동경대학교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이 교수는 “지식은 어디에나 있고 옛 방식으로 지식 전달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학생들에게 과학적 지식 체계를 기반으로 한 공학적 문제해결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다시금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공학도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는 기자의 말에 이윤우 교수는 “하고 싶은 일을 좇기보다는 지금 하는 일을 즐기라”고 말했다. 대학원에의 진학이든, 산업체로의 취직이든, 아니면 아예 다른 길이든 지금 학생들이 걷는 모든 길이 분명히 올바른 길일 것이라는 확신에 찬 조언이기도 했다. 이 교수 역시 앞으로의 여생에서 지금껏 예상치 못했으나 분명히 올바른 길이 될 새로운 미래를 위해 걸어가려 한다. 이 교수는 “우선 교수로서는 남은 기간 교육에 힘쓰면서도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을 적용한 반응공학 교과서의 제작에 착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주력 연구 분야인 초임계 유체*의 산업적 응용을 고민하던 중 콜드브루 커피의 창업을 주도하게 되었으니, 교수 은퇴 이후에는 이에 더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연구와 교육에 더해 창업에 이르기까지, 이윤우 교수의 모든 길을 응원한다.

* 초임계 유체: 액체와 기체가 구분되는 임계점 이상의 온도 및 압력에서 존재하는 물질의 상태로, 기존의 상 구분으로는 서술되지 않는 물질의 네 번째의 상

홍보팀 학생기자
이경인 (국어국문학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