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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잊지 못할 경험, 2020년 봄의 동아리 활동

2020.05.19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여파로 서울대 내에도 수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적잖은 변화에 당황했을 사람들이 있다. 새 학기를 맞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았던 서울대 내의 각종 동아리 부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캠퍼스 내에서도 적용되면서, 여러 동아리가 2020년 봄학기의 정식 활동과 원활한 신입 부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불가피하게 동아리 활동을 전면 중단한 경우도 있고, 저마다의 묘책을 마련해 동아리 활동을 이어가기로 한 곳도 있다. 모두에게 낯선 학기, 오래도록 잊지 못할 학기로 기억될 이번 학기의 동아리 활동을 학생들이 어떻게 꾸려나가고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신입 부원 면접을 화상 면접으로 대체한 서울대학교 학생사회공헌단/남은결 학생기자
신입 부원 면접을 화상 면접으로 대체한 서울대학교 학생사회공헌단/남은결 학생기자

다사다난했던 지난 3월, 동아리에 찾아온 변화

열심히 신입 부원을 모집해야 하는 3월이지만, 비대면 강의 방침으로 학생들의 캠퍼스 등원이 미뤄짐에 따라 대부분의 동아리가 부원 모집을 위한 홍보에서부터 난항을 겪었다. 원래는 캠퍼스 내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가 진행되었지만, 이번 학기는 SNS와 학내 커뮤니티가 거의 유일한 홍보의 창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학생사회공헌단에서 부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하은 씨(기계공학부·18)는 “신입 부원 모집 과정에서 원래는 대면 면접을 진행했는데, 이를 Zoom을 활용한 화상 면접으로 대체했다”며 다사다난했던 지난 3월을 회상했다.

신입 부원 모집을 마쳤다 하더라도, 비대면 활동이 방침이 된 탓에 한 학기 활동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점이 또 하나의 난관이었다. 학생사회공헌단은 올해 직접 인근 고등학교에 방문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달라진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멘토링 플랫폼을 활용하는 비대면 프로젝트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다른 동아리도 큰 변화를 겪었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즉석에서 학내 구성원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나갔던 Humans of SNU도 그중 하나다. Humans of SNU의 부대표 김승교 씨(국사학과·16)는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게릴라 인터뷰 방식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즉석 인터뷰 대신 사전 섭외 인터뷰 방식으로 올해 활동 방향을 전환했다”고 답변했다.

당분간 위와 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진행될 동아리 활동의 아쉬운 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많은 학생이 공통적으로 친목 도모의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꼽았다. 김승교 씨는 “신입 기수와 기존 기수가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비록 비대면 방식으로 활동을 지속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보다는 교류에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서울대학교 방송 SUB 실무국장 안은섭 씨(경영학과·18)도 “뒤풀이나 MT 등 친목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을 받으면서 동아리가 다소 활기를 잃은 것 같다”며 신입 부원들이 동아리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댄스 커버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나간 서울대 방송댄스 동아리 222Hz/ 남은결 학생기자
댄스 커버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나간 서울대 방송댄스 동아리 222Hz/ 남은결 학생기자

뜻밖의 수확, 소중한 경험과 깨달음

달라진 동아리 활동에 대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학기가 시작되었지만, 그럼에도 서울대 내의 동아리 활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학생사회공헌단의 이하은 씨는 “온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하게 되어 개별 일정의 유동성이 커졌고, 이에 더욱 많은 사람이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며 긍정적인 변화도 있음을 강조했다. Humans of SNU의 김승교 씨도 “생각보다 많은 분이 인터뷰에 호응해주셔서 중단 없이 인터뷰를 연재할 수 있게 된 점이 감사하다”며 “동아리 부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동아리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승교 씨는 “Humans of SNU의 구독자분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분이 저희 콘텐츠를 아껴주신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방송 동아리인 SUB의 경우 비대면 강의가 시행되어 교내 라디오 청취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SUB의 안은섭 씨는 “교내방송의 의미는 비록 그 수가 적더라도 한 분 한 분의 청취자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데에 있다”며 방송 활동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편,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이지 못하게 된 노래·춤·연극 동아리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타개책을 고민하고 있다. 대면으로 진행되는 연습과 공연 기획이 모두 불가능해지면서 1학기 활동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한 동아리가 많지만, 몇몇 동아리는 무대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체하여 활동을 이어나갔다. 일례로, 서울대 방송 댄스 동아리 222Hz는 이번 학기의 주요 활동으로 댄스 커버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여러모로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서울대 내 동아리 부원들은 새롭고 유연한 시도를 통해 동아리 활동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동아리방 대신 온라인 대화방에서 얼굴을 맞대고 웃고 떠들었던 이번 봄학기의 경험은 분명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임은 분명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서로가 만나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의 소중함을 되새겼으면 좋겠다”는 이하은 씨의 다짐처럼, “다른 동아리들도 어려움이 많을 텐데 모두가 이 시기를 잘 이겨내고 학교에서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다”는 김승교 씨의 응원처럼 학생들의 웃음으로 가득한 캠퍼스의 모습을 곧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소통팀 학생기자
남은결(불어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