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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지성, 학생-인권단체 자원 활동 연계 프로그램

2021.02.03.

지난해 12월을 마지막으로 약 6개월간의 학생-인권단체 자원 활동 연계 프로그램 활동이 마무리되었다.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주관하는 학생-인권단체 자원 활동 연계 프로그램은 지난 2015년부터 실시되어 매년 수십 명의 학생이 참여해오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난민 등 다양한 소수자 인권 이슈를 접하며 학생들에게 국내외 인권의 현주소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본 프로그램의 취지이다. 2020년에도 어김없이 실시된 학생-인권단체 자원 활동 연계 프로그램에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인권정책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를 포함한 15개 인권단체가 참여했다. 지난 6개월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인권단체의 활동 현장에 함께한 두 학생 자원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기

최보민 학생(언어학과·15)은 언론 보도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단체인 언론인권센터에서 지난 6개월간 활동했다. 최보민 학생은 언론인권센터에서 인권 친화적 콘텐츠 소개 등을 주제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었고 이외에도 ‘N번방 성착취 사건 언론보도 2차피해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언론인권센터에서의 자원 활동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보민 학생은 “2020년은 여러모로 언론의 행태에 깊은 환멸을 느꼈던 해”라며 말문을 열었다. 언론이 N번방 성착취 사건 보도에서는 가해자의 스피커 역할을 자처했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와 관련한 보도에서는 외국인 혐오나 성소수자 아웃팅의 주체가 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보민 학생은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 작게나마 일조하고자 언론인권센터에서의 자원 활동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최보민 학생은 이번 자원 활동을 통해 언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배울 수 있었다며 지난 6개월을 돌아보았다. 언론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평소 막연히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짚어낼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활동가분들의 의견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많은 고민 끝에 만든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로 이어졌다는 점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최보민 학생은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이 대부분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다른 활동가분들과의 교류가 어려웠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지만,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줄어 더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자원 활동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그는 “저널리즘과 인권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언론인권센터에서의 자원 활동을 추천한다”며 “본인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만큼 얻어갈 수 있는 것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인권센터에서 활동한 최보민 학생(언어학과 15학번)
언론인권센터에서 활동한 최보민 학생(언어학과 15학번)

인권단체 활동가들과 발맞춰 뛰며 배운 것들

박채연 학생(사회교육과·18)은 군사독재정권 시절 간첩으로 조작된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재심과 손해배상, 치유 등을 함께하는 단체인 ‘진실의 힘’에서 활동했다. 박채연 학생은 2019년에도 학생-인권단체 자원 활동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진실의 힘’에서 활동했는데, 활동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2020년에도 자발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진실의 힘’에서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된 과거 재판 기록을 정리하거나 기존 활동가분들의 연구를 도왔다며 “정말 많은 걸 배우고 내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1년 반 동안 활동하며 힘든 점은 없었는지 묻자 박채연 학생은 “학교 기숙사와 ‘진실의 힘’ 사무실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조금 힘들었지만 사무실이 덕수궁 옆에 위치한 덕분에 덕수궁의 사계절을 구경할 수 있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진실의 힘’에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박채연 학생은 2019년 연말에 있었던 송년회를 꼽았다.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진실의 힘’ 회원들이 다 함께 모여 지난 일 년을 돌아보며 한 분 한 분과 안부 인사를 나눴다면서 박채연 학생은 “모두가 함께한다는 구성원 간의 연대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진실의 힘’을 포함한 여러 인권단체에서의 자원 활동을 다른 학생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채연 학생은 “정말 추천하고 싶다”며 “여러 시민단체가 다양한 인권 이슈들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 속에서 활동가분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직접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언론 보도의 피해자부터 국가폭력의 피해자까지, 각자 마음이 가는 대상은 다르지만 인권신장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만큼 얻어가는 게 많은 활동이기에, 누구보다도 애정을 가지고 활동한 모두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배웠을 것이다. 인권센터에서 주관하는 학생-인권단체 자원 활동 연계 프로그램은 매년 5월 학생 자원 활동가를 모집한다. 인권센터 홈페이지의 공지를 통해 자세한 내용과 학생 자원 활동가들의 참여 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단체들 외에도 많은 인권단체가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인권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홈페이지 : https://hrc.snu.ac.kr/)

서울대 학생기자
남은결(불어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