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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너나들이

2015.02.04.

제1회 서울대학교 인문학 캠프

인문학은 우리의 삶, 그 안에 숨겨진 진리들을 끝없이 추구해왔다. 인류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값진 성찰들을 제공해왔고, 우리 민족의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정신적 양분이 되어주었다. 인문학은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인간을 정점에 두는 학문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를 더 잘 느끼고 삶을 깊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이 전국의 고등학생을 위해 인문학 축제를 열었다. 청소년들과 함께 인문학의 가치와 즐거움을 나누기로 한 것. 그 향연을 따라가 보았다.

인문학으로 초대 합니다

서울대학교 인문학 캠프
서울대학교 인문학 캠프

지난 1월 22일(목),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은 전국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제 1회 인문학 캠프를 개최하였다. 인문대학은 이번 행사를 교수들의 특강과 학생들의 토론, 그리고 인문대 재학생들과 함께하는 전공소개로 알차게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행사의 사회를 본 송미정 인문대학 학생부학장(영어영문학과)은 “평소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사유나 토론을 통해 인문학을 좀 더 쉽게 느끼고, 인문대학을 가까이 소개하여 실질적 도움을 주고자 개최했다.”며 학생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축사에 나선 장재성 인문대학장(불어불문학과)은 “인문학이란 나 자신, 삶에 대한 물음”이라며 “실용적인 학문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한 질문을 끝까지 추구하며 나와 타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학문”이라고 인문학을 정의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 오만과 편견 그리고 사랑

철학과 강진호 교수 강의 모습
철학과 강진호 교수 강의 모습

이날은 강진호 교수(철학과)의 ‘철학이란 무엇인가?’, 조선정 교수(영어영문학과)의 ‘문학에 관한 오만과 편견,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특강이 진행되었다. 인문대학에서도 인기 있는 두 교수들이 참가학생들을 위해 공들여 준비한 강의다. 먼저 강단에 선 강 교수는 “철학이란 무엇일까요?”라고 학생들에게 질문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강 교수는 ‘철학의 어원’에서부터 시작하여 ‘철학을 전공한다는 것’까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다채롭게 구성하였다. 강 교수의 재치 있는 입담에 학생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강 교수는 “철학이란 세계와 인간에 대한 가장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문제들을 이성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라며 “철학을 공부하면 분석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함께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아직도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가슴이 설레요.”이어서 강의한 조선정 교수의 말이다. 조 교수는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등 으로 유명한 오스틴 전공자다. 조 교수는 “오늘은 문학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함께 읽어보자.”며 오만과 편견의 첫 두 문장을 소개 하였다. “이 문장은 정말 재미있는 문장이에요. 소설 읽기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입니다. 문장을 뜯어보면 매우 많은 아이러니와 함축이 드러나 있어요.” 조 교수의 설명과 함께 학생들은 잠시나마 소설 속 주인공들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 “인문학은 물질적인 것을 넘어 의미를 읽어내는 것을 추구합니다. 책을 많이 읽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조 교수의 끝 인사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의 목소리를 보탰다. 강의를 들은 류동환(심인고) 학생은 “철학은 생각하는 것에서 오는 즐거움이 가장 극대화 된 학문이 라고 생각한다.”며 “두 교수님의 강의가 정말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가지각색 인문대학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은 15개의 학과와 1개의 학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인문대학은 참가자들에게 모든 학과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인문대학의 배려다. 이번 행사는 인문대학의 모든 학과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다. 특히 대형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형식적인 소개와는 다르다는 점이 특별하다. 학생들과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학생들을 위해 인문대학 재학생들이 나섰다. 재학생들은 10여명으로 이루어진 각 조를 찾아가며 자신의 학과를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방식으로 소개하였다. 자신의 꿈에 한걸음 다가가는 참가자들, 그들의 얼굴에 사뭇 진지함이 묻어났다. 김예린(광주숭일고) 학생은 “인문대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고, 어문계열 하면 그 언어만 배울 것 같았는데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문학 캠프의 조별 토론
인문학 캠프의 조별 토론

‘원한다면 행복만을 누릴 수 있는 기계가 있다. 당신은 탑승할 것인가? 오만과 편견에 등장하는 인물과 작가는 이 기계에 탑승할 것인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번 캠프의 토론 주제다. 참가 학생들은 앞에서 배운 강의들과 미리 읽어온 책들을 토대로 생각을 함께 나누는 토론 기회를 가졌다. 조별로 ‘행복이란 무엇인가?’ 라는 큰 주제를 두고 자신의 논리를 마음껏 펴보기로 한 것. 학생들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고통하고 아파하는 인간다움의 존엄성을 만들어 간다고 파악했습니다. 진정한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토론 발표 심사를 맡은 조선정(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먼저 “전공자인 나조차도 많은 것을 느꼈다”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오스틴 소설이 주는 위안 즉, 삶이 힘들지라도 삶속에는 다양한 행복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강진호(철학과) 교수도 “철학에는 답이 없다.”며 “얼마나 자신의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일관되게 전개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하며 논리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문대생으로 다시 만나요

캠프를 마친 학생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짧았지만 인문학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인문학을 다시 느껴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였어요.” “문자향이 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친구들 모두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인문학 캠프를 통해 인문학과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 대한 꿈을 다질 수 있었다는 평이다. 학생들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 대한 꿈과 열정을 품고 각자 귀갓길에 올랐다. 이제 학생들은 다시 한 번 인문대학의 또 다른 초대장을 받은 셈이다. 인문대학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인문학캠프를 더욱 활성화시켜 인문학을 대중화하고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보팀 학생기자
방준휘(전기·정보공학부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