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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뉴스

  • 서울대학교 홍보팀
  • 2009-01-09
  • 조회수 38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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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2001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홍순범 동문(정신과 전문의)은 1년간의 인턴 수련기간 동안 겪은 일을 실시간으로 기록했다. 그렇게 얻어진 15권의 수첩을 바탕으로 탄생한 「인턴일기」.

레지던트가 되기 전 ‘인턴’이라는 지독한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것은 일반인들도 알고 있다. 「인턴일기」에는 8천여 시간 동안 병원의 각 과를 경험하며 치루게 되는 초보 의사의 ‘생존투쟁’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홍 동문은 긴박한 병원에서의 일상을 진지하면서도 일면 엉뚱하고 유머러스한 기질을 살려 재미있게 그려냈다.

- 2부 안과, ‘흡혈귀의 본능’ 中 -

안과로 첫 배정을 받은 홍 동문. 출근 첫날 바로 인턴 당직 일정을 짜게 된다.

인턴이 둘 뿐이니 서로 번갈아 당직을 서면 됐다. 일명 ‘퐁당퐁당’이다. ‘퐁’은 당직이 아닌 날, ‘당’은 당직인 날. 그래서 ‘퐁당퐁당’이면 이틀에 한번 당직, ‘퐁퐁당’이면 3일에 한번 당직이다. 만약 ‘풀full당’이면 매일 당직이다.


식사 주문은 당연히 인턴의 몫이다. 그래서 인턴은 병원 주변의 식당 목록을 항상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어느 날 홍 동문은 중국집에 주문을 한다. 밥 위주로 골고루. 탄산음료와 서비스 만두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주문을 마치고 받아든 전화 한통. 자장면 하나를 추가해 달라는 어느 선생님의 부탁이었다. 통화를 마치고 추가 주문을 하고 난 순간.

병동에서 일하던 선생님들의 분위기가 서늘해져 있었다. 잠시 후 1년차 레지던트가 다가와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절대로 면을 시키면 안 돼.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늦게 끝나면 퉁퉁 불은 면을 먹어야 되니까. 어느 외과에선 레지던트가 자장면을 인턴 얼굴에 처박은 적도 있어.”

- 3부 소아 흉부외과(중환자실), ‘초심자의 마음 단련’ 中 -

쉼 없이 돌아가는 병원에서 한밤중 출출한 증상을 호소하는 레지던트를 위해 인턴은 야식을 처방해야 한다.

인턴 하다가 그만두면 병원 근처에 야식집 차려도 좋을 것 같다. 일반 외과는 순대 정식, 흉부 외과는 염통 정식, 정형외과는 족발 정식 등으로 전문성을 살려서....


소아 응급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기는 급박한 순간. 레지던트 3년차 선배가 침대 위에 올라타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홍 동문은 침대를 움켜쥐고 사람들에게 비키라고 소리치며 승강기를 향해 복도를 돌진한다. 홍 동문이 중환자실 문을 온몸으로 박차고 들어가 환자를 침대에 옮기자마자 간호사들이 덮친다.

비슷한 광경을 학생 실습 때 목격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받은 인상은, 굶주린 도적 떼가 슈퍼마켓 카트를 밀고 필사적으로 도주하다가 커브길을 돌자마자 서로 장물을 차지하려고 게걸스레 달려드는 광경이었다.


홍 동문은 학생 때엔 아이들에게 정맥주사를 놓는다는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났다고 한다. 그 탓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걸 해내는 선생님들이 비인간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인턴이 되어 매일 몇 차례씩 혈관에 주사바늘을 꽂게 되자...

말로만 듣던 인턴의 직업병 증상. 사람을 보면 팔과 손의 혈관 상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자동적으로 그랬다. 환자들뿐만이 아니었다. ‘저 교수님 혈관 좋으시네.’ 입맛을 다시게 되고 주사바늘을 꽂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흡혈귀가 되고 있었다.

더 황당한 일도 있다. 마땅한 혈관이 없는 환자를 한참 이리저리 살펴보던 중 갑자기 굵고 싱싱한 혈관이 눈에 들어왔다. 정신이 퍼득 들었다. ‘아니, 이런 혈관을 내가 왜 아직까지 못보고 있었던 거지?’ 달려드는 순간, 그것은 환자를 만지고 있는 내 팔과 손의 혈관이었다.

- 4부 내과(중환자실), ‘무협선수의 탄생’ 中 -

응급상황이 뻥뻥 터지는 전쟁터에서 흰 가운을 펄럭이며 환자들 사이를 누비며 혈관 속으로 바늘을 찔러대는 의사들 틈에서 전쟁영웅으로 부상한 홍 동문의 에피소드

긴급한 A-line 삽입은 으레 내 몫이었다.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줄줄이 실패한 상황. 뛰지 않는 맥박의 미세한 떨림을 감지해 A-line을 잡아낸다. 간호사들이 농담조로 “A-line의 황제”라는 별명을 짓기도 했다.

* A-line : 매번 주사바늘을 찌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환자의 혈압을 감시하기 위해 동맥에 삽입하는 장치

- 6부 제주의료원 파견 ‘월든에서 명상하기’ 中 -

술에 곤죽이 되어 모르는 사람들에 이끌려 응급실에 온 한 남자. 응급실 바닥에 왕창 구토하는 바람에 그에게 환자복을 갈아입힌다. 5시간여 후 그 남자는 깨끗하게 세탁된 자신의 옷을 입고 나간다. 그런데 10분도 되지 않아 다시 돌아온 남자.

방금 나갔던 알코올 의존 아저씨가 응급실로 돌아왔다. 주머니에 있던 것 돌려달라고 요구. 원래 아무 것도 없었다고 하자 순순히 돌아나갔다. 또다시 왔다. 구급차를 불러달란다. 왜? 어디 좀 가려는데 돈 없어서 구급차 타고 가려고.

글자색 부분은 인턴일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2009. 1. 12
서울대학교 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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