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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파티와 MT, 시들해지나?

2008.12.12.

개강파티와 MT, 시들해지나?

대학생활의 낭만으로 개강파티와 MT를 빼놓을 수 없다. 사회의 트렌드가 달라지듯이 서울대의 개강파티와 엠티도 분명 바뀌고 있다.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졸업예정자들과 한창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는 1,2학년들에게 그들이 겪은 개강파티ㆍ엠티 문화를 들어보았다.

새터,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건 옛말

김상규 : 2001년... 참 옛날이네요. (웃음) 새터에서 술을 참 많이 마셨어요. 1박 2일 일정이었는데, 다음날 아침 한 명도 빠짐없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거든요. 그 때 처음 소주를 마셨는데, 선배들이 권하는 술잔말고도 대학생이 되었다는 해방감에 술을 많이 마셨던 것 같아요.
조현아 : 저는 2박 3일간 새터를 다녀왔어요. 이런 데서도 세월의 차이가 나는 건가요? (웃음) 여학생 수가 많은 과라서 술은 많이 마시지 않았고, 게임을 많이 했어요. 덕분에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어요.
이희창
: 새터에서 선배들이 앞장서서 공연을 했어요. 선배들 시범 후에 저희 차례가 돌아왔지만, 강요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다들 알아서 한 가지씩 장기자랑을 준비해 왔었죠. 오히려 하지 못해서 아쉬워한 친구들이 있었어요. (웃음)
김혜인 : 저희도 처음에는 게임을 많이 했는데, 서로 친해지고 난 후에는 잘 안 하게 됐어요. 술도 새내기들은 아무래도 선배들보다 덜 마시게 돼요. 선배들이 후배들이 과음하지 않도록 신경써주거든요. 사실 저는 선배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잘 마시는데... (웃음)

예나 지금이나, 마음을 열고 서로 사귀는 자리

이희창 : 수줍음이 많아서 다른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편인데, 선배들이 먼저 이야기를 걸어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저도 용기를 내서 말을 붙여보게 됐고, 처음 입학했을 때보다 사람 사귀는 게 많이 수월해졌어요.
김혜인 : 여러 선배와 친해지고 싶은데, 말을 걸기가 쉽지 않아요. 아무래도 개강파티나 엠티가 여러 선배와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죠. 그렇게 일단 친해지면 선배와의 관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요.
김상규 : 선배 대하기만큼 후배 대하기도 어려워요. 너무 발랄한 후배도 힘들지만, 말수가 적은 후배는 더 힘들거든요. 그런 후배와 친해지는 데 개강파티나 엠티가 큰 도움이 되요. 선배도 용기 내어 말 한 번 더 걸 수 있고, 후배도 마음을 열고 한 걸음 다가오는 것 같거든요.
조현아 : 요즘은 적극적인 후배들이 꽤 많아요. 먼저 와서 선배에게 인사하고 말을 걸면서 전화번호까지 받아가는 친구들도 있거든요. 그런 후배들 덕분에 개강파티나 엠티가 더 즐거워졌고,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에 한 번이라도 더 나가게 되요.

학번엠티, 중국으로도 간다

이희창 : 단대 음악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 저는 아무래도 관심분야가 같은 사람들과 함께 가는 엠티가 더 재미있더라구요. 경영대나 의대가 럭셔리하다는 선입관을 갖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다고 우리 단대의 개강파티나 엠티에 특별한 점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우리도 강촌이나 대성리로 엠티 가고, 게임 하거나 술 마시면서 놀거든요.
조현아 :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과엠티는 장소가 대성리나 강촌으로 한정되는데 반해, 학번엠티는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동기 중에 중국에서 온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의 안내로 중국으로 학번엠티를 간 적이 있어요. 제주도 사는 친구 덕분에 제주도로 다녀오기도 했구요.
김혜인 : 동감해요. 학번 엠티는 멀리 다녀올 수도 있고, 친구들끼리라서 마음도 더 편해요. 선배들이 있으면 아무래도 몸가짐에 신경이 더 쓰이잖아요. (웃음)
김상규 : 단순히 동아리엠티, 과반엠티, 학번엠티로 나누어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보다 속해있는 집단에서 어떠한 인간관계를 구축했는냐에 따라 참여 회수나 참여했을 때 자세가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개강파티와 엠티, 필수가 아닌 선택

김상규 : 동아리 활동을 2번 했었는데, 작년 초에 강남의 한 레지던스에서 엠티를 하면서 ‘이런 곳에서도 엠티를 하구나’하고 신기해했어요. (웃음) 이동시간이 적게 드니까 시간 관리도 편하고, 한 공간에 모여 있으니 이야기도 더 많이 할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조현아 : 개강파티나 엠티 참여자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어요. 제가 신입생일 때는 선ㆍ후배들이 많이 와서 함께 어울렸는데, 요즘은 저부터도 개강파티에 가기가 좀 어색한 경우가 있어요.
김혜인 : 두 번 가본 개강파티를 비교해보면, 1학기 개강파티에 비해 2학기에 참석하는 사람이 더 적어요. 분위기도 1학기에는 왁자지껄했고, 2학기에는 소규모라서 편하게 얘기 나눴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2학기 개강파티가 더 즐거웠어요.
이희창 : 저는 이번년도에는 과반 개강파티에 참석하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개강파티를 필수적인 혹은 의무적으로 생각했는데, 요즘은 선택이라고 여기는 분위기예요.

개강파티ㆍ엠티에 대해 한마디

이희창 : 같은 과 사람들끼리도 점점 모이기가 쉽지 않아요. 개강파티나 엠티를 통해서 더 많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해요. 저도 앞으로 많이 참석하려고 해요.
김혜인 : 대학에서 처음 사람들과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계기가 개강파티나 엠티였어요. 후배들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겠지만, 선배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없다고 생각해요. 선배님들, 관심 더 많이 갖고 참여해 주세요. (웃음)
조현아 : 졸업이 한 학기 밖에 남지 않았어도 새로운 후배들과 만나고 싶은 마음은 아주 많아요. 자주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한 맘도 있어요. 그래서 마지막 엠티만큼은 꼭 같이 가려고 해요. (웃음)
김상규 : 개강파티나 엠티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지만, 중심이 ‘사람’이라는 건 변함없다고 생각해요. 오늘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언제든지 불러준다면 달려가고 싶네요.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박진홍

<서울대사람들> 16호 게재 (2008. 12. 8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