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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의 파리지엔

2009.05.29.

마틴 프로스트 교수

1979년부터 82년까지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유학을 왔는데 그게 서울대와의 첫 인연입니다. 당시에 비해 지금 학생들이 훨씬 자기표현이 뚜렷한 것 같아요. 옷에서부터 느껴져요. 습관이나 기후에 상관없이 자기에게 편한 옷을 입고 주위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거든요. 이런 성향이 사제관계도 변화시키지 않았을까요? 전보다 부드럽고 유연한 관계가 형성됐을 듯해요.

자하연 옆에 시를 새긴 시비가 세워져 있는 것을 봤어요. 이런 환경에서 성장하는 학생들이라면 학문만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풍요로울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캠퍼스에 학문과 인간, 삶, 예술이 모두 어우러져 있잖아요. 게다가 관악산이라는 대자연과 더불어 있으니 서울대 캠퍼스는 훌륭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요.

저는 올 3월부터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언어에 나타나는 한국문화의 특징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한글은 무척 예술적인 글자입니다. 그런데 보기에는 예쁘지만, 배우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도 자음과 모음을 조립해서 단어를 만드는 것이 참 재미있어요. 규장각과 중앙도서관의 자료도 풍부해서 연구환경도 아주 좋습니다.

서울대 교수님들과 직원들 도움도 많이 받고 있어요. 특히 다른 외국인 교수와 연구원을 사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줬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파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런 배려가 바로 한국인들의 특성이고 국민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전공분야가 다른 여러 연구원들과 교류 기회도 있어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이번 서울대 방문은 시기적으로도 아주 운이 좋았어요.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한국의 겨울, 봄, 여름을 모두 경험했거든요.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서울대에서 보내서 더 좋았죠. 게다가 연구실도 예스러운 규장각 건물에 있어 맘에 듭니다. 파리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것을 하고 있어 즐거워요. 감기에 걸렸을 땐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아봤죠.

교수 서명
마틴 프로스트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펠로
파리7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왕립고등교육기관 ‘콜레주 드 프랑스’ 부속 한국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