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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의 미래입니다. 서울대학교의 미래와 희망

2012.04.19.

겨레의 미래입니다
서울대학교의 미래와 희망

학문적 원천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선도대학으로 거듭날 것

서울대학교는 자율과 책임을 근간으로 하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로 첫 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는 자율과 함께 수반되는 커다란 책임을 인식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창의적 지식공동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들을 수행해 나가고자 한다. ‘서울대사람들’ 편집부는 지난 2월 22일 서울대학교 행정관에서 “서울대학교의 미래와 희망”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학내 각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번 좌담회에는 박명진 교육부총장과 서울대와 인연을 맺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오이빈 토마센(Oyvind Thomassen) 경제학부 교수,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모교로 전입해온 김성욱 주무관(컴퓨터공학 98학번), 경영대 신입생 장지원 양이 함께 했다. 강준호 기획부처장이 사회를 맡았다.

강준호 (기획부처장, 체육교육과)
강준호 (기획부처장, 체육교육과)
강준호 기획부처장(이하 ‘강준호’, 사회) 서울대학교는 2011년 12월 28일 정부조직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되면서 개교 64년만에 가장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오늘 좌담회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로 전환된 이후 첫 번째로 발간되는 ‘서울대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되었습니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의 출범을 맞아 각자의 기대와 생각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준호: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김성욱 주무관(이하 ‘김성욱’) 저는 컴퓨터공학부 98학번입니다. 2007년 지식경제부에서 공직에 입문하고, 최근 모교로 전입하여 정보화본부 캠퍼스 망 운영(IT) 실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장지원 학생(이하 ‘장지원’) 경영학과 12학번 신입생입니다. 제주사대부고를 졸업하였습니다.

오이빈 토마센 교수(이하 ‘토마센’) 지난해 2학기 경제학부 조교수로 임용되어 한 학기를 마쳤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노르웨이 출신입니다.

강준호: 세분께서는 서울대학교에서 새롭게 출발한다는 공통점들이 있는데, 어떤 계기로 서울대를 선택하셨나요?

Oyvind Thomassen (경제학부) 옥스포드대 박사
Oyvind Thomassen (경제학부)
토마센: 유럽을 넘어서서, 새롭게 떠오르는 아시아 지역의 중심지에 자리 잡은 최고 수준의 국립대학에 재직하는 것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성욱: 동문으로써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많은 혁신을 일구려는 모교를 위해 제가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장지원: 국립대라서 재정적인 부담이 적었습니다.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수학하고 싶기도 했고요. 무엇보다도 저를 비롯한 많은 고등학생들의 목표가 국내 최고의 학부인 서울대학교 입학이기도 합니다.

강준호: 서울대학교와 서울대 학생들을 접하기 전과 후의 이미지는 어떻게 다른가요?

장지원: 고등학교 땐 서울대라고 하면 ‘공부 밖에 모르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학교에 와보니 다양한 분야에 재능 있고 훌륭한 선배들과 동기들이 있었습니다. 숨길 수 없는 어떤 ‘끼’와 재능이 있어 보였습니다.

김성욱: 모교라는 게 자랑스럽고,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기회가 된다면 학교에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학교에 직원으로서 돌아온 건 정말 훌륭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학교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토마센: 대부분의 교수들이 미국에서 박사를 마쳤고, 그에 따라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저는 아직 한국어에 능숙하지 못한 관계로 심층적인 면모는 아직 잘 파악 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하자면, 한국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발화하는 데에 있어서 서구 학생들보다 훨씬 망설이는 것 같습니다. 캠퍼스에 와서 직접 교편을 잡기 전에는 생생하게 느껴볼 수 없었던 점입니다.

강준호: 부총장님께서는 부총장으로 취임하신 후 서울대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바뀌셨는지요?

박명진 교육부총장(이하 ‘박명진’) 막연한 자부심에서 구체적인 자랑스러움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 교수로서 가졌던 서울대에 대한 이미지는 다소 피상적이었습니다. 보직도 맡고, 외부 기관의 책임자를 역임하면서 서울대는 체계적으로 운영이 잘 되는 조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김성욱 주무관 (오른쪽), 장지원 학생 (가운데)
김성욱 주무관 (오른쪽), 장지원 학생 (가운데)

강준호: 서울대학교가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으로서 감당해야 할 책무와 소명은 무엇일까요?

박명진: 크게 기초학문의 육성 및 재능 있는 우수 인재에게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초학문 육성은 법인화 이전에도, 이후에도 서울대의 변함없는 사명입니다.

김성욱: 많은 국민들께서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고 계신데, 이에 대한 대안을 지금보다 더 많이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원 봉사활동 프로그램 등을 창설하고 더욱 활성화시켜서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노력도 경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지원 (신입생, 경영대)
장지원 (신입생, 경영대)
장지원: 일단 아까 질문에 대해 조금 더 덧붙여서 말씀드리자면, 국립대학으로서 우리나라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이 아무래도 서울대의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지역 출신 학생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지역은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립대학 입시 정보나 고등학생에 대한 프로그램이 전무한 지방학생에 대한 배려가 조금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토마센: 사실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 대학으로 완연한 위상을 갖추는 것과 세계적인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은 전 세계의 탁월한 한국인 교수진들이 서울대학교로 돌아올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입니다. 우수한 학생들을 계속 받는 것도 이 못지않게 중요할 것입니다. 이와중에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은, 절대 미국 대학을 모방하려고만 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소위 ‘대학 랭킹’이라 불리는 지표에서 중요시하는 요소들을 강화하려는 유혹을 떨쳐버리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이곳은 한국입니다. 한국학 학과들이 각종 지원에 있어서 간과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강준호: 서울대학교가 국내 최고 대학으로 머물지 않고 세계선도대학(World-leading University)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우선적으로 필요할까요?

박명진 (교육부총장, 언론정보학과)
박명진 (교육부총장, 언론정보학과)
박명진: 학문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한 측면에서 무엇보다 학부 교육의 질 제고에 힘써야 합니다. 새로운 학문적 가치 창출을 위해 젊은 학자들의 연구활동 지원과 글로벌 연구력을 갖춘 우수 교수진 확보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울러 이 모든 노력의 실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학 운영 시스템의 개선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욱: 서울대학교가 너무 큰 조직이라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학교 전체의 틀에서 다뤄지지 않고 각 단과대학별로 이뤄지는 일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스템의 허점을 유연하게 보완할 수 있는 직원의 역량강화가 시급해보입니다. 아울러 이제 법인 조직이 되었으니 학외 인재도 자유롭게 등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원들이 같은 일만 하게 내버려둬서도 안 됩니다. 다양한 업무에 임하여 시야를 넓히고 신속하게 일할 수 있도록 기회와 원동력을 제공해야 합니다.

장지원: 아직 학교를 잘 모르긴 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는 것, 그리고 그 학생들이 학창 시절 동안 많은 경험과 지식을 배우는 것이야 말로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토마센: 아직은 대부분의 국제적 명망을 지닌 학자들이 한국어에 능하지 못한 현실 속에서 언어 장벽은 참으로 극복하기 힘든 장애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언어 장벽과 고유의 문화는 장벽인 동시에 특징적인 장점으로 외국인들에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아시아로의 경제 주권 이동 현상은 많은 서구 학생들로 하여금 아시아에서 수학하고자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들에게 훌륭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점을 어필하여 훌륭한 학자들과 학생들을 전 세계로부터 받아들이는 데에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훌륭한 재능을 갖춘 사람들은 오직 훌륭한 재능을 갖춘 사람들로 가득 찬 곳에만 끌리기 때문입니다.

강준호: 10년 후에는 서울대학교가 어떤 모습이 되기를 기대하시는지요?

박명진: 대한민국의 서울대를 뛰어넘어 명실공히 ‘글로벌 SNU’로 자리매김 하리라 믿습니다. 글로벌화 된다는 것이 단순히 학내 외국인 구성 비율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세계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옮겨오고 있지 않습니까?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선도 대학으로서 학문적 원천 가치를 창출하고 진정한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김성욱 (직원, 정보화본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전입,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
김성욱 (직원, 정보화본부)
김성욱: 학교가 가진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 네트워크 아니겠습니까? 학교가 10년 뒤에 반드시 갖춰야 하는 것들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인적 네트워크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잘 갖춰져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캠퍼스 망 운영 전체를 담당하다 보니까 다른 기관에 협의를 드려야 할 경우가 잦습니다. 저희 시설 관리부 그리고 직원들의 협조 요청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지원: 기숙사가 더 많이 확보되어서 지방 학생들의 ‘거주지 문제’가 해결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토마센: 모든 서류가 외국인 교수들도 읽을 수 있도록 번역되어 있길 바랍니다. 모든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것이 서울대학교의 목표들 가운데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언어별로 단 한 사람의 책임자만 있어도 이 문제는 쉬이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수마다 한 명씩 통역을 붙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낭비입니다. 아울러 우리 외국인 교수들은 우리가 서울대학교 교수진의 적합한 구성원들이라고 느낄 수 있게 되길 원합니다. 영어 강좌들이 확충될 필요성도 있습니다.

교육부총장실에서 진행된 좌담회
교육부총장실에서 진행된 좌담회

강준호: 부총장님의 ‘서울대학교 가족들에게 전하실 당부의 말씀’을 끝으로 이번 좌담회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장시간 좌담회에참석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명진: 현재 서울대학교는 그 어느 때보다 서울대 역사상 가장 큰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본인이 속한 소규모 그룹의 이익만이 아니라 서울대 전체 발전과 방향을 생각해 그 마음이 학교를 사랑하는 애교심으로 나타나길 바랍니다. 더불어 동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아낌없는 애정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