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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석학, 관악을 만나다

2012.05.21.

세계적 석학 ‘조너선 스펜스’ 예일대 교수
세계적 석학 ‘조너선 스펜스’ 예일대 교수

지난달 26일 오후 문화관 중강당은 유명 작가의 팬 사인회 분위기였다. 「반역의 책」, 「현대중국을 찾아서」, 「칸의 제국」 등의 책을 든 사람들 20여명이 백발의 노교수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단상 앞에 늘어섰다. 몇몇은 직접 마련한 녹차 등의 선물까지 들고 있었다. 사인을 받은 일부 학생들은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노교수는 흔쾌히 함께 휴대폰 카메라를 응시했다. 그는 바로 중국 근대사 분야의 세계적 석학 조너선 스펜스(Jonathan D. Spence)였다.

미국의 중국사학계를 대표하는 역사학자인 스펜스 예일대 교수가 특별 강연을 찾았다. 템플턴 재단이 후원하는 ‘동아시아의 과학과 종교’ 대중강연 프로젝트의 첫 순서로 ‘17세기 말 영국과 중국의 만남: 실현되지 못한 가능성’이 주제였다.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스펜스 교수는 영국인 로버트 보일과 토마스 하이드, 그리고 명말청초(明末淸初)의 중국인 선푸쭝(沈福宗) 세 사람의 교류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갔다.

스펜스 교수는 세 사람이 편지를 통해 동서양의 학문과 문화, 자연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만일 이 시기의 교류가 순조롭게 지속되었다면 19세기 아편전쟁으로 촉발되었던 중국에 대한 서구의 강압적 문호개방이 아닌, 보다 우호적 형태의 동서 교류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688년 선푸쭝이 영국을 떠나고 1691년 보일이 사망하면서, 17세기 영국인과 중국인의 만남은 동서간 교류에 대한 가능성만을 남긴 채 중단되고 말았다는 것.

강연 후에는 동양사학과 김영식 교수의 주재로 간단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작곡, 경제학, 사학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질문에 참여하였다. ‘역사 연구에 있어 국가간 교류에 대한 횡적 연구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라는 물음에 스펜스 교수는 ‘때로는 국가 내부의 상황뿐만 아니라 외부의 환경을 함께 살펴보는 일이 의외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명나라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는 영국을 비롯하여 당시 명과 활발히 교류했던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에 대한 조사가 중요하다’며 더욱 연구에 정진할 것을 주문했다.

특강에 참석한 박혜원(경제학부)씨는"평소 중국 근대사에 관심이 많아 강연장을 찾게 됐다. 인물 간의 교류를 중심으로 동양과 서양의 만남을 조명한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며 본 강연을 계기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역사 뿐만 아니라 인문학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아시아의 과학과 종교’ 대중 강연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