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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락당(自樂黨) 당주(堂主), 마켓을 열다

2012.06.22.

자락당(自樂黨) 당주(堂主), 마켓을 열다

김성경 동문
김성경 동문
폭주족, 네 번의 도전 끝에 서울대 입학, 서바이벌 TV 프로그램 「도전자」 최후의 4인 .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김성경 동문(31)을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지난해, 그는 올해 타이틀을 하나 더 걸었다. 스누마켓 당주(堂主). 중고문화의 대중화를 통해 다양성을 인정하는 세상 만들기’라는 슬로건을 걸고 스누(SNU)마켓을 개장한 것이다.

관악 캠퍼스 내 자하연 앞 공터에서 매달 두 차례 열리는 스누마켓은 중고물품 및 직접 제작한 수공예품 등이 거래되는 일종의 플리마켓(Flea Market)이다. 서울대학교 재학생뿐만 아니라 홍대, 국민대, 경희대 등 다양한 곳에서 찾아온 판매자들이 마켓에 참여한다. 지난주 열린 정기 스누마켓에서도 김성경 동문은 스태프 목걸이를 걸고 매대 앞에 서 있었다.

스누마켓 전경
스누마켓 전경
-스누마켓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가.
스리랑카에서 군생활을 했다. 귀국 후 현지에서 구입한 물건 중 쓰지 않는 것들을 팔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처음에는 학교에 무작정 현수막을 걸어두고 홀로 장사를 시작했다. 인지도가 너무 낮은 상태였기 때문에 전단지를 돌리기도 했다. 그 후 입 소문이 나면서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더라. 홈페이지를 통해 스누마켓 참가접수를 받는데, 지금은 정기적으로 참가하는 셀러들이 있을 만큼 많이 행사 자체가 많이 안정이 됐다.

-일반 학생들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다.
확실히 다른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한 편이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오토바이를 탔고, 네 번의 도전 끝에 서울대에 입학했다. 입학 후에도 끊임없이 즐겁게 살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다녔다. 학점에는 신경 쓰지 않고 운동부 생활을 했다. 대외적으로 꾸며내는 말이 아니라, 입학 후에도 내 학교 생활은 진심으로 즐거웠다. 알려져 있는 ‘도전자’ 프로그램 출연은 예비군 훈련을 갔다가 우연히 후배들의 추천을 받아 참가하게 된 것이다. 작년 5월 21일이었으니까 벌써 1년이 됐다. 그러고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 물론 즐거운 경험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 번은 크게 교통사고를 당해 한동안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모든 지나간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경험 하나하나가 내게는 모두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들이다. 간혹 강연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본인이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나는 질문자에게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그걸 왜 나에게 묻는가, 라고 말이다. 누구든 자기자신을 잘 관찰하면 반드시 답을 얻을 수 있다. 본인만큼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 자신을 잘 관찰했고, 스스로가 즐겁게 사는 것을 즐기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일반적으로 서울대 학생들은 어떤 일을 시도하기 전에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얽매어 지나치게 신중해지는 것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라. 본인의 인생은 본인이 사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면서 스스로가 가장 즐거워야 하지 않을까. 내가 걸고 있는 목걸이에서 보듯 나는 자락당(自樂堂)의 당주다. ‘스스로 즐거운 곳’이라는 뜻으로, 내가 만들었다. 앞으로 내가 회사를 차리게 된다면 ‘주식회자 자락당’이 될 것이다. 후배들 또한 자신들이 즐겁고 열정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스누마켓에서 김성경 동문
스누마켓에서 김성경 동문
-스누마켓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스누마켓의 키워드는 재미, 공유, 다양성이다. 실제로 우리는 중고물품이나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고, 가끔은 마켓이 열리는 장소에서 작게 공연을 하기도 한다. 일과 즐거움이 분리되지 않고 한 곳에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더불어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재사용문화를 하나의 문화적 요소로 정착시키는 것이 나의 목표다. 재사용문화가 처음에는 학내문화로, 나아가서는 사회 전반의 문화로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또, 내년쯤에는 스누마켓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게 될 것 같다.

오혜린(외교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