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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의 여인들, 그라운드를 평정하다

2012.06.26.

관악의 여인들, 그라운드를 평정하다
서울대학교 여자축구부의 활약상

여자축구부 단체사진
여자축구부 단체사진

2010년 9월 9일 창단, 같은 해 11월에 숙명여대에서 열린 아마추어 여자축구 대회 출전, 2011년 7월에 전남 강진에서 열린 전국적 규모의 클럽 축구 대제전 출전, 그리고 2011년 10월에 문화체육부장관배 여자축구 대회에 출전하여 창단한 지 불과 1년 만에 우승. 서울대학교 여자축구부의 지난 2년은 돌풍 그 자체이다.

참여대회별 성적
2010년 소나타컵 여자 대학 클럽축구 리그 1승 2패 페어플레이상 수상
2011년 클럽축구 대제전 1승 2무 8강 진출
2011년 제3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전국 대학 스포츠동아리 축구대회
2승 우승

시작은 소박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여학생들, 여자 축구부가 없어서 조직적으로 운동할 수 없으니 팀을 만들자는 생각이 전부였다. 처음에는 체육교육과 내의 모임이었으나, 축구에 이끌려 찾아온 타 학과 재학생들을 하나둘 받아들이게 됐다. 지금은 무척 다양한 전공의 여학생들이 축구를 매개로 단합한 공식 학교 운동부로 자리매김 했다.

부주장 조은비(식품영양10)씨는 “창단식에 3명만 모이는 등 난관이 많아 만들어질 줄도 몰랐던 조직이 현재 어엿한 운동부가 됐다”며 “일반 운동부에서 여성은 매니저나 응원 같은 소극적 역할인 경우가 많은데, 여자축구부는 주체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애초에 축구가 좋아서 모였던 여자축구부원들은 즐기면서도 성실하게 꾸준히 노력한 결과 창단 1년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서울 지역에만 대학교 여자축구팀이 12개나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특별훈련이라도 받았던 것일까?

훈련 중인 여자축구부
훈련 중인 여자축구부

하지만 주장 유지은씨(체육교육과 10)가 소개하는 훈련 과정은 단순했다. “신입들은 리프팅이나 단순한 패스 등 기본기 연습을 많이 합니다. 볼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 때부터는 러닝 패스나 볼 트래핑을 집중적으로 연습합니다. 하루에 두 시간 반을 운동하는데 우선 몸을 풀고…….”

조은비씨는 동덕여대 여자축구부와의 결승전에서 비결을 찾았다. 체력은 전반전에 소진됐지만, 하프타임 때 코치의 조언으로 합심해 2:0 승리를 거둔 것. “단순히 순간적으로 빛나는 개별적 축구 실력이 있는지 여부보다는, 팀원들이 삶 전반에 걸쳐서 운동을 오래 해왔는지, 그리하여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지, 설령 소화하기엔 체력이 달린다 해도 그것을 흔들림 없는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중인 여자축구부 사진

최근 여자 축구대회를 유치하면서 교내 위상이 확고해진 여자 축구부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대운동장을 남자축구부, 미식축구부, 럭비부와 함께 쓰는 와중에 운동장 전체를 활용한 훈련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고, 오후 8시 이후엔 운동장 라이트가 반드시 소등되는 까닭으로 수업이 늦게 끝나는 부원들의 훈련 참여는 기대하기 어렵다. 또 학교 대표 운동부로 전환된 이후 실적 위주로 지원금을 산정하는 지원 체계 역시 아직 부담스럽다.

야간 훈련 직후의 여자축구부 단체 사진
야간 훈련 직후의 여자축구부 단체 사진

유지은씨는 “기존의 여자 구기 종목 팀들은 남자 구기 종목 팀에 부설된, 다소 종속적이었던 반면 여자축구부는 완전히 독립된 조직인 점이 매력적”이라며 여성 자율성의 아이콘으로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