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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교환, 재학생-유학생 사이의 가교(架橋)

2012.09.25.

이제 영어는 기본, 제2외국어까지 섭렵하는 추세. 이에 따라 학교 곳곳의 게시판에는 언어 교환(language exchange) 짝을 구하는 메모가 빼곡하다. 올해 초부터 언어교환을 시작한 ‘언어교환 선배’들의 노하우를 청해봤다.

한국학생 김학빈, 중국학생 백로 ○ 중국어-한국어 교환팀(이하 ‘중국어팀’):
한국학생 김학빈(25, 중어중문학과07), 중국학생 백로(24, 언어교육원 수강생)

한국학생 박선, 일본학생 기무라 츠즈키 ○ 일본어-한국어 교환팀(이하 ‘일본어팀’):
한국학생 박선(24, 언어학과08), 일본학생 기무라 츠즈키(22, 규슈대 교환학생)

○ 어떤 통로로 언어 교환 친구를 구하셨나요?

김학빈 씨(이하 ‘김’): 중어중문학과 학생들이 2011년 2학기에 신설한 “중화카페”라는 곳을 통해서 백로 씨하고 만났어요. 중화카페에서는 출신 과에 상관없이 언어 교환 신청을 한 학생과 중국인 학생을 일대일로 매칭해줍니다.

박선 씨(이하 ‘박): 저는 지난 겨울 방학에 규슈대에서 고급 일본어 수업을 들을 때 튜터였던 기무라 츠즈키 씨를 만났어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올해 초 기무라가 우리 학교로 교환학생을 오면서 언어교환을 시작했습니다.

기무라 츠즈키 씨(이하 ‘기무라’): 일본에 있을 때는 언어교환이란 것을 통해서 어학을 배우는 활동이 있는 걸 몰랐고, 실제로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는 선배가 중국과 한국에서 유학한 선배인데, 그 분이 한국에 가서 언어교환을 해 보라고 말해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언어 교환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하고 계세요?

기무라: 일주일에 한번 2-3시간 씩 인문대 신양에서 해요. 저희는 주로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는 일본어를 씁니다. 제 한국어 수준이 낮아서 주로 제 언어교육원 교재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박선 씨에게 질문하면 답해주는 방식이에요.

김: 저희는 일주일에 한번 모인 자리에서 특정 주제에 관해 글 한 편을 써요. 저는 중국어로, 백로 씨는 한국어로. 그리고 다시 본인의 모국어로 씁니다. 그 후 서로 첨삭해 줘요. 그러면 “아, 이게 자연스러운 문장이구나”하고 알 수 있게 되죠. 또 첨삭하면서 모르는 어휘나 문법들을 물어보면서 자연스레 회화 연습도 됩니다.

○ 언어 교환하면서 실력이 얼마나 느셨나요?

백로 씨(이하 ‘백’): 예전에 안 들리던 한국 드라마 대사들이 들리게 됐어요.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유령”인데 그 대사들을 알아듣게 되니까 참 좋더군요.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식 사고방식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능력시험 중급인 4급도 땄어요.

기무라: 저는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어를 하나도 못 했어요. 이렇게 한국어로 말한다는 걸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언어교환을 6개월 째 해오니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7월에 저도 한국어능력시험 4급 땄습니다.

○ 언어교육원 혹은 학원 수업과 비교해 언어 교환의 장점, 단점은 무엇인가요?

기무라: 언어 교환하는 친구랑은 같은 또래인 경우가 많으니까,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대화 주제나 관심사가 비슷해서 할 이야기가 많아서 좋아요. 또 언어 교환 친구에게는 모르는 걸 자세하게 물어볼 수 있어요. 그리고 돈도 안 들죠.

백: 어학을 늘리고자 한다면 둘 다 유용한 것 같습니다. 어학원에서는 체계적으로 문법 지식과 어휘를 학습할 수 있고, 언어 교환을 통해서는 실제로 배운 어학지식과 표현을 활용해볼 수 있으니까, 두 가지 방법이 병행되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언어 교환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팁을 준다면?

김: 언어를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게 주목적이긴 하지만, 서로 다른 국가와 문화 출신이라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제 경우 언어교환하기 전에는 중국이 인터넷에 굉장히 폐쇄적이어서 중국인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을 모르겠거니 했는데, 이 친구를 통해서 그게 제 편견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백: 저도 상대방과 상대방 국가나 문화에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친구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는 마음도 있어야 언어교환도 더 오래 더 효과적으로 지속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 처음 올 때는 한국인이 저를 무시하지 않을까 괜히 겁먹었는데, 김학빈 씨하고 언어 교환을 계속 하면서 그런 생각이 사라졌어요.

박: 언어 교환을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먼저 어떤 책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할 지 논의해서 결정하신 뒤 시작하시면 좋을 거예요. 교재 없이 시작하면 어떤 표현과 문법을 배워야 할이지 몰라서 서로 혼란스러우니, 교재를 꼭 정해서 하세요.

기무라: 저희 팀은 제가 언어교육원 교재를 가지고 있었기에 학원 끝나고 그 책으로 복습하는 식으로 언어 교환이 진행돼 효과가 좋았어요. 오늘 들어보니까 중국어팀 공부법도 참 좋아서 저희도 그렇게 해보고 싶습니다.

홍보팀 학생기자
조은애(외교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