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영어는 기본, 제2외국어까지 섭렵하는 추세. 이에 따라 학교 곳곳의 게시판에는 언어 교환(language exchange) 짝을 구하는 메모가 빼곡하다. 올해 초부터 언어교환을 시작한 ‘언어교환 선배’들의 노하우를 청해봤다.
○ 중국어-한국어 교환팀(이하 ‘중국어팀’):
한국학생 김학빈(25, 중어중문학과07), 중국학생 백로(24, 언어교육원 수강생)
○ 일본어-한국어 교환팀(이하 ‘일본어팀’):
한국학생 박선(24, 언어학과08), 일본학생 기무라 츠즈키(22, 규슈대 교환학생)
○ 어떤 통로로 언어 교환 친구를 구하셨나요?
김학빈 씨(이하 ‘김’): 중어중문학과 학생들이 2011년 2학기에 신설한 “중화카페”라는 곳을 통해서 백로 씨하고 만났어요. 중화카페에서는 출신 과에 상관없이 언어 교환 신청을 한 학생과 중국인 학생을 일대일로 매칭해줍니다.
박선 씨(이하 ‘박): 저는 지난 겨울 방학에 규슈대에서 고급 일본어 수업을 들을 때 튜터였던 기무라 츠즈키 씨를 만났어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올해 초 기무라가 우리 학교로 교환학생을 오면서 언어교환을 시작했습니다.
기무라 츠즈키 씨(이하 ‘기무라’): 일본에 있을 때는 언어교환이란 것을 통해서 어학을 배우는 활동이 있는 걸 몰랐고, 실제로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는 선배가 중국과 한국에서 유학한 선배인데, 그 분이 한국에 가서 언어교환을 해 보라고 말해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언어 교환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하고 계세요?
기무라: 일주일에 한번 2-3시간 씩 인문대 신양에서 해요. 저희는 주로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는 일본어를 씁니다. 제 한국어 수준이 낮아서 주로 제 언어교육원 교재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박선 씨에게 질문하면 답해주는 방식이에요.
김: 저희는 일주일에 한번 모인 자리에서 특정 주제에 관해 글 한 편을 써요. 저는 중국어로, 백로 씨는 한국어로. 그리고 다시 본인의 모국어로 씁니다. 그 후 서로 첨삭해 줘요. 그러면 “아, 이게 자연스러운 문장이구나”하고 알 수 있게 되죠. 또 첨삭하면서 모르는 어휘나 문법들을 물어보면서 자연스레 회화 연습도 됩니다.
○ 언어 교환하면서 실력이 얼마나 느셨나요?
백로 씨(이하 ‘백’): 예전에 안 들리던 한국 드라마 대사들이 들리게 됐어요.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유령”인데 그 대사들을 알아듣게 되니까 참 좋더군요.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식 사고방식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능력시험 중급인 4급도 땄어요.
기무라: 저는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어를 하나도 못 했어요. 이렇게 한국어로 말한다는 걸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언어교환을 6개월 째 해오니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7월에 저도 한국어능력시험 4급 땄습니다.
○ 언어교육원 혹은 학원 수업과 비교해 언어 교환의 장점, 단점은 무엇인가요?
기무라: 언어 교환하는 친구랑은 같은 또래인 경우가 많으니까,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대화 주제나 관심사가 비슷해서 할 이야기가 많아서 좋아요. 또 언어 교환 친구에게는 모르는 걸 자세하게 물어볼 수 있어요. 그리고 돈도 안 들죠.
백: 어학을 늘리고자 한다면 둘 다 유용한 것 같습니다. 어학원에서는 체계적으로 문법 지식과 어휘를 학습할 수 있고, 언어 교환을 통해서는 실제로 배운 어학지식과 표현을 활용해볼 수 있으니까, 두 가지 방법이 병행되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언어 교환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팁을 준다면?
김: 언어를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게 주목적이긴 하지만, 서로 다른 국가와 문화 출신이라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제 경우 언어교환하기 전에는 중국이 인터넷에 굉장히 폐쇄적이어서 중국인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을 모르겠거니 했는데, 이 친구를 통해서 그게 제 편견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백: 저도 상대방과 상대방 국가나 문화에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친구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는 마음도 있어야 언어교환도 더 오래 더 효과적으로 지속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 처음 올 때는 한국인이 저를 무시하지 않을까 괜히 겁먹었는데, 김학빈 씨하고 언어 교환을 계속 하면서 그런 생각이 사라졌어요.
박: 언어 교환을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먼저 어떤 책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할 지 논의해서 결정하신 뒤 시작하시면 좋을 거예요. 교재 없이 시작하면 어떤 표현과 문법을 배워야 할이지 몰라서 서로 혼란스러우니, 교재를 꼭 정해서 하세요.
기무라: 저희 팀은 제가 언어교육원 교재를 가지고 있었기에 학원 끝나고 그 책으로 복습하는 식으로 언어 교환이 진행돼 효과가 좋았어요. 오늘 들어보니까 중국어팀 공부법도 참 좋아서 저희도 그렇게 해보고 싶습니다.
홍보팀 학생기자
조은애(외교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