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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복지 모델의 세계적 권위자' 스벤 호트 교수

2012.10.25.

“유럽 복지 모델의 세계적 권위자”
사회복지학과 스벤 호트(Sven Hort) 교수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하는 선글라스를 낀 사회복지학과 스벤 호트 교수 스벤 호트 교수의 동그란 안경과 부드러운 인상은 초면의 긴장을 풀게 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눈빛만은 대가 특유의 날카로움을 품고 있었다. 사회대 교수 라운지에서 바둑판이 있는 자리를 찾아 앉는 호트 교수에게 혹시 바둑을 두는지를 묻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직접 두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를 둘러보니 어떠신지요? 마음에 드시는지요?
호트 교수 : 물론입니다. 서울대학교는 매우 훌륭한 대학입니다. 사실 저는 서울대에 이번에 처음 온 것도 아닙니다. 1997년 IMF 시기에 처음 서울대를 방문했었습니다. 당시에도 학교 분위기가 매우 좋았고 또 해외 교수에 대한 태도와 처우도 무척 따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제 제 가족상황이 변모하였으니, 저도 외국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지요. 허허.

가족상황의 변화라 하심은 어떤 의미신지요?
호트 교수 : 아, 이제 제 아이들이 모두 장성했답니다. 책임 있는 아버지로서는 아무래도 자식들이 장성하기도 전에 자기 가고 싶은 곳들로 마음껏 향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하지만 이제 저도 책무를 다했으므로 그간 동경했던 한국의 서울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때 마침 사회복지학과 안상훈 교수가 사회대 교수 라운지로 들어왔다)
호트 교수 : 아, 저기 계신 안상훈 선생님이 바로 제 첫 한국인 제자랍니다. 제가 서울대로 온 이유이지요. 90년대 동안 제 제자로 공부했고 이제는 같은 대학 교수진의 일원이 되었답니다.

안상훈 교수가 그의 첫 한국인 제자. 그와 인연이 되어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한국, 그리고 서울대학교와 어느 정도 인연이 있으셨던 셈이군요. 이제 외국인 교수로서 접하는 서울대의 국제화 정도는 어떻습니까?
호트 교수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미 상당한 국제화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당한 숫자의 외국인 교수들이 재직 중이고 또 당장 제 수업에만 해도 외국인 학생들과 교환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서울대의 비전에 부합하는 긍정적인 신호라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혹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공부하실 생각도 있으신지요?
호트 교수 : 물론입니다. 사실 외국인 교수들의 한국어 및 한국문화 습득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들이 서울대에 마련되어 있기도 하고요. 한국에 대한 연구도 하고 싶어서 왔으니 당연히 한국어도 가능한 한 많이 익히고자 합니다.

현재 한국에선 효율성과 사회적 공공성 중 무엇에 더 비중을 둘지 논의가 활발한 어떠신지요?
호트 교수 : 사실 소위 말하는 경쟁력과 그에 따른 효율성과 사회적 공공성을 상호 대립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이분법은 참으로 천박합니다. 다만 모든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순 없으므로 우선순위배정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전적인 효율지향 혹은 전적인 공공성지향이 채택되어선 안 될 것입니다.

한국과 동유럽 국가들의 복지 모델을 비교 연구를 수행할 계획인 스벤 호트 교수 교외 강연을 비롯한 사회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호트 교수 :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지난 8월에 스웨덴 모델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였고, 이 주제와 관련된 제 주저가 이번 가을에 출판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장 이번 주 토요일에도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복지포럼에 출석하여 강의할 예정입니다.

향후 연구계획을 조금만 귀띔해주실 수 있을런지요?
호트 교수 : 최근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복지 모델이 세계 학계의 핫 이슈로 떠오른 바 있습니다. 저는 한국과 동유럽 국가들의 복지 모델을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물론 스웨덴과 한국을 비교하는 작업도 유의미하겠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야외 촬영을 위해 야외로 나오자 갑자기 그의 안경색이 검게 변했다. 사진기자가 혹시 안경을 벗어 줄 수 있는지 묻자 그는 단호하게 자신의 정체성이라 밝혔다.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첫인상 그대로.

홍보팀 학생기자
강태승(영어영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