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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상 수상자 시리즈]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

2013.01.02.

학문과의 행복한 밀고 당기기
서울대학교 학술연구상 수상자 노태돈 교수 (국사학과)

학술연구상 수상자인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 한국고대사, 그 중에서도 고조선사, 고구려사, 삼국통일전쟁사 연구에 매진해 온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는 제5회 서울대학교 학술 연구상을 수상했다. 연구실을 가득 메운 책에서 노태돈 교수의 학술 연구 30년의 무게가 전해왔다.

노교수는 단호하게 자신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행복한 학자’는 아니라고 답했다. “학문 연구는 자기와의 싸움이고, 자기와의 싸움은 지금도 마찬가지로 힘듭니다. 끊임없는 불만을 안고 해결할 수 없는 학문적 고민으로 잠도 못 이루죠. 그러나 오히려 자기와의 싸움에서 능수능란하다면 철저하게 자신과 마주한 게 아닐 것입니다.”

노태돈 교수와 한국고대사와의 인연은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족주의적 역사의식의 영향을 받은 그는 그 때부터 민족의 기원과 형성, 결속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민족 개념은 지구화, 국제화의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기본적으로 민족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큰 단위입니다. 국제 교류가 빈번해지더라도 민족이란 여전히 우리의 행동과 사고에 실질적으로 작용하는 단위로 작용합니다.”

1981년부터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했지만, 노태돈 교수의 지적 토양은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하버드-옌칭연구소 객원연구원, 브리티시 콜롬비아대학교 객원교수, 연변대학교 겸임교수 등 해외에서도 다양한 학술연구 및 교육활동을 경험한 것.

“정치적 영향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느냐가 학문 발전의 정도를 가늠하는 주요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그런 점에서 해외에 체류했던 기간은 당시(1980년대)만 해도 금서였던 사회주의권 국가의 자료를 볼 수 있다는 면에서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노태돈 교수는 지난 2010년 『삼국통일전쟁사』로 제35회 월봉저작상을 수상했다. 저서에서 노태돈 교수는 삼국통일을 삼국 간의 상쟁과 수, 당 제국의 팽창에 따른 동아시아 국제질서 재편의 국제적으로 해석했다. 과연 고대의 삼국통일이 현재의 대한민국에 어떤 함의를 던져줄 수 있을까.

“한 나라, 한 민족의 운명과 진로는 대내적 요인뿐 아니라 대외적 요인도 크게 작용했니다. 조선 이래 우리 민족은 국제관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에 따른 대가를 비싸게 치러왔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따라서 독자적으로 대외정세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해야 합니다.”

수많은 저서와 논문을 출간한 ‘프로 저자’ 노태돈 교수에게도 ‘아픈 손가락’은 있다. “상대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저서는 『고구려사 연구(1999년 출간)』입니다. 그 후속 편을 곧 출간하여야 하는데 마음만 앞서고 작업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아 큰일입니다.”

행복하지 않고 괴롭다는 노태돈 교수,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에게서는 오랜 인고(忍苦)의 시간을 보낸 자부심과 당당함이 풍겨 나왔다. 어쩌면 그가 ‘불만’이라 표현한 끊임없는 ‘학문과의 밀당’이 인고의 열매가 가능했던 밑거름은 아니었을까.

홍보팀 학생기자
정주선 (정치외교학부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