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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큐에서 시작하는 예술

2013.03.13.

문큐에서 시작하는 예술

차갑고 어두운 바람이 관악의 적막함을 뒤덮는 평일 오후 5시. 따스한 불빛 아래로 사람들이 하나 둘 문큐(문화 인큐베이터-학생회관 437호)로 모여들고 호기심과 설렘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예술과의 여행을 시작한다.

낮에는 까페, 저녁에는 예술 교육원

2000년부터 까페 수익금으로만 운영되는 학생 자치 공간 문큐.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따뜻한 차를 즐기는 이곳에서 계절학기 개설과 동시에 매주 오후 5시부터 8시 30분까지 ‘예술은 아무나 한다’ 문화 강습 수업이 진행된다. 다시 동아리에 가입하기엔 애매한 혹은 학기 중에는 예술 활동을 배우기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2011년부터 사진, 기타, 작곡, 아카펠라 등의 다양한 강의가 제공된다.

직접 쓴 멜로디로 연주까지 - 작곡

신선한 피아노 연주와 잔잔한 노래가사. 바로 지난 학기 작곡 강의를 수강했던 신경환(화학생물공학부 대학원 08)씨의 곡이 대중 앞에서 처음 소개되는 순간이다. 그는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담아두었던 멜로디를 작곡 수업을 수강하며 완곡할 수 있어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8명의 학생들은 코드를 응용하는 법을 배우고, 과제로 각자의 오선노트에 멜로디를 기록한다. 생소한 전문용어가 낯설지만 모두 진지한 눈빛으로 열심히 자신의 오선노트를 수정하면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열기로 문큐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된다. 작곡 시간에는 Toy, 김동률, 이적의 곡 등을 분석해 보고, 과제 첨삭을 통해 학생들은 마침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자신만의 새로운 곡을 탄생시킨다.

소수 정예에게 제공되는 양질의 예술 강의

‘예술은 아무나 한다’ 문화 강습에서는 영상, 사운드림, 인스트루 등에서 강사를 초빙하고, 체계적인 커리큘럼 속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수강료로 모든 서울대 구성원에게 양질의 강의를 제공한다. 강의당 10명 내로 운영되는 소수정예의 4개 강좌는 해당 지식이 전혀 없는 초보자들을 위한 강습이라 누구나 부담없이 배울 수 있다. 수강생들은 신입생부터 실험실 대학원생까지 모두 예술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다. SNU life(캠퍼스, 교내행사란)에 공지가 뜨자마자 대부분의 강좌는 2시간 만에 마감되어 인기를 입증한다.

어두운 마음도 환하게 밝히는 아카펠라

4개 강좌 중 가장 먼저 마감되는 1순위 아카펠라.
이 수업에서는 ‘Java jive’, ‘축하합니다’ 같이 익숙한 CM 송들을 함께 부른다. 맑게 울려 퍼지는 아카펠라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무반주가 원칙인 아카펠라에서는 각자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고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협업이 상당히 중요하다. 함께 음을 맞추며 즐겁게 연습하다보면 음감이 좋아질 뿐 아니라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인연도 이어갈 수 있어서 수업 효과는 일석이조이다.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사진

사진강좌는 중앙동아리 ‘영상’과의 교류로 이루어진다. 각자 주제와 좋아하는 작가를 정해서 과제로 사진을 찍어보고, 강의 마지막에는 문큐에서 사진전을 개최한다. 지금도 문큐 벽에는 수강생들이 조심스럽게 찍은 느낌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타로 대중가요 반주를

각자의 기타조율 마친 후 코드강의가 시작된다. 멋지게 기타를 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하게 기타를 치는 것은 금물. 느리더라도 손가락 위치를 확인하며 정확하게 코드연습을 해야만 자연스럽게 속도가 붙는다. 기타반의 목표는 대중가요 반주실력을 갖추는 것. 10번 남짓한 수업이지만, 각자가 얼마나 연습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

“학교 강의에서는 주로 순수 음악을 다룰 뿐 대중음악은 다루지 않거든요.”
2012 하반기 문큐 운영위원장 문석민(음악과 석사과정 11)씨는 강의나 동아리와는 달리 단 기간에 저렴한 수강료로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배울 수 있는 점이 문큐 강좌의 인기비결이라고 밝혔다. 2013년 2월에 졸업한 장윤주(화학 09)씨는 기타와 작곡 수업을 2개 신청해서 매일 문큐에 방문했다. 수업을 신청할까 말까 고민만 하다가 졸업하기 직전에야 체계적으로 기타와 작곡을 배울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갓 태어난 신생아가 포근한 인큐베이터 속에서 호흡하듯,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속 문큐는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학우들에게 풍성한 양분을 제공하는 최적의 공간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속에 숨어있는 예술에 대한 감성을 일깨워 보는 것은 어떨까.

홍보팀 학생기자
이유리 (불어불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