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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것을 지배하는 공학자

2013.03.19.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것을 지배하는 공학자 2012년 학술상 수상자 최만수 교수(기계공학과)

나노 연구 21년, ‘달인’ 인증

2012년 서울대 학술상을 수상한 최만수 교수는 현재에는 멀티스케일 에너지 시스템 실험실에서 나노기술연구를 지휘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진행하는 창의연구사업 15개 대상자에 연속으로 선정되는 등 21년간의 연구 성과를 대외적으로도 인정 받아왔다.

“서울대학교에는 너무나 훌륭한 교수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러한 동료교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좋은 동료들의 존재가 분명 저희 연구실을 분발하게 하는 자극이 됩니다. 이번 학술상은 서울대 구성원, 즉 저의 동료들이 준 상이라는 점에서 더 뜻 깊은 것 같아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70학번인 최 교수는 1991년부터 서울대 기계공학과의 교수로 재직하며 나노입자제어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쌓아왔다.

“원래 저는 기계공학에서도 열 전달 분야를 전공 했습니다. 박사과정에서 열을 가하는 공정을 통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을 연구했죠. 공기 중에 있는 수많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인 에어로졸은 이러한 열 공정을 통해 생성됩니다. 열 공정을 통해 좋은 나노입자들을 만들어서 이를 이용하여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했었습니다.”

열 공정을 전공하며 자연스럽게 나노입자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최 교수는 현재 영국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학술지인 국제 에어로졸 과학 저널(Journal of Aerosol Science)의 편집장으로 활동하는 등 학계에서도 신뢰를 얻고 있다. 미래기술이라고 불리는 나노기술연구에서 오늘날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연구를 하다보면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입니다. 실패도 종종 했고,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고요. 하지만 긍정적인 성격 때문인지 시간이 지나면 안 좋은 감정들은 쉽게 잊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가끔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 실패처럼 보이는 결과들 속에서 좋은 연구 소재가 나오기도 해요. 그래서 전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낙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인류와 사회에 대한 사랑이 공학자의 자질

이처럼 언제나 시행착오의 가능성을 염두 해야 하는 공학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질이 필요할까? ‘40년만 공학만 연구해 온’ 최 교수에게 ‘달인’의 비법을 물었다.

“이공계학생들은 자연의 원리에 대한 탐구심과 호기심이 기본적으로 있습니다. 그러나 공학자는 여기에 인류와 사회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더해져야죠. 예를 들어 나로호가 실패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거나, 요즘 전력난을 직접 해결해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친구들은 공학에 소질이 있죠, 인류와 사회를 유익하게 하는 것에 열정을 가진 학생은 공학자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기계공학, 화학공학, 물리학, 화학 등 다수의 학문이 융합되어 있는 융합학문연구를 진행하며 필요한 태도에 대해 언급도 잊지 않았다.

“어떠한 주제를 바라봄에 있어 시각을 열어야 합니다. 실제로 나노과학과 같은 융합학문에서는 자신의 분야로만 바라봐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겁내지 말고 접근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죠. 자신의 관점만으로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분야에도 과감하게 도전하는 패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하루하루 즐거움을 느낀다는 최교수.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에게 효용을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참된 보람을 느낀다고.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것들을 지배하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현재에도 핵심적인 반도체 칩, 촉매, 화학 전지 등에 나노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완전히 산업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도 나노 기술은 우리 삶의 곳곳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다룰 수 있는 기계의 정밀도가 나노미터 스케일로 더 세분화 되면 여러 가지 산업분야에 또 다른 혁명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재료, 기계, 환경 등의 측면에서 많은 효용을 안겨다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나노기술의 미래

나노기술을 통해 인류의 삶이 나아지길 고민하는 최 교수, 그의 앞으로의 연구계획에도 공학을 통해 이루어질 미래에 대한 희망이 담겨있었다.

“지금까지는 주로 나노입자를 제조하는 기술이나, 이를 패턴화 하는 기술 등 나노기술에서도 근간이 되는 공정기술을 위주로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한 제품을 만들어 내거나 하지는 못했는데요, 앞으로의 10년 동안에는 이제 이러한 근간공정기술을 응용해서 실질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주력해보고자 합니다. 그 중에서도 나노기술이 적용된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 에너지 시스템에 나노기술을 접목하는 데 연구를 집중해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즐거움과 열정으로 40년 간 공학에 종사해온 최 교수, 새로운 공부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내년 연구년에는 물리나 화학 쪽에서 새로운 것을 배워볼까 합니다. 기계공학 분야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공부들을 부담 갖지 않고 재미있게 해보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올 최 교수, 그의 랩과 기계공학과 학생들 모두 단단히 준비해야 할 듯.

홍보부 학생기자
안지선(의류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