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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잇 메뉴'를 향한 생협 조리사들의 내공대결

2013.03.21.

2013 ‘잇 메뉴’를 향한
생협 조리사들의 내공 대결

“정육식당에서 목살을 구워 먹다가 영감이 떠올랐어요. 식당에서 목살구이에 곁들이는 부추무침에, 배, 팽이버섯을 넣어 한 접시에 올렸죠. 거기에 학생들 입맛에 맞게 허브양념과 머스타드 소스, 튀긴 마늘을 첨가했어요.”

지은순 조리사의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지난달 15일, 서울대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개최한 ‘메뉴개발경연대회’에서 지 조리사의 신메뉴 ‘고추장목살새송이쌈’이 3500~4000원 부문 금상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메뉴개발경연대회는 2005년에 시작해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생협의 연례행사다. 교내 식당에 근무하는 생협 조리사들이 직접 만든 신메뉴를 선보이고, 재학생과 교직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가격대별 금·은·동 수상작을 선정한다. 모든 출품작은 생협이 운영하는 7개 직영식당과 7개 준직영식당을 통해 실제로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올해 대회에서는 지은순 조리사의 ‘고추장목살새송이쌈’ 외에, 2500~3000원 부문에 신동근 수조리사의 ‘SNU마라우육덮밥’, 7000~10000원 부문에 김경화 조리사의 ‘가지메밀전채소말이‘가 각각 금상으로 선정됐다.

제7회 서울대 생협 메뉴 개발경연대회 수상작 및 출품작

제7회 서울대 생협 메뉴 개발경연대회 수상작 및 출품작
수상작 출품작
2500~3000원 금상 SNU마라우육덮밥
(신동근)
돈육구이덮밥 (정광선)
나베식돈까스김치덮밥 (심기순 외 1명)
베이컨고구마스테이크 (김성희)
사천식굴소스해물볶음밥 (하일환)
날치알쭈꾸미비빔밥 (김옥자)
편육고추장무침 (곽강희)
닭갈비볶음우동 (양덕진)
은상 치킨김치데리덮밥
(우경미)
동상 참치순두부찌개
(박현영)
3500~4000원 금상 고추장목살새송이쌈
(지은순)
오리탕 (강성분)
등갈비홍합탕 (지은순 외 1명)
우엉불고기뚝배기 (허영자)
뚝배기삼겹살콩나물찜 (임송애)
부대감자탕 (배미현)
닭고기올리브스테이크 (박현영)
베이컨김치치즈비빔밥(김영란)
은상 닭버섯매운탕
(김종호)
동상 바나나크림치즈퐁듀
(이영철 외 2명)
숙주와 보쌈의 만남
(최영숙)
7000~10000원 금상 가지메밀전채소말이
(김경화)
대구데리야끼레몬구이 (이차자)
치킨컵스테이크 (김기완)
김치치즈까스 (신승현)
해물떡찜 (이영철 외 2명)
파인애플칠리치킨 (김형석)
고사리조기찜 (최영숙)
은상 흑임자치킨
(이차자)
동상 샐러드파스타
(강정환)
*출품작 전체 (총30개) 2013년 생협 식당 신메뉴로 활용.

학생들 먹이는 기쁨에, 평소에도 신메뉴 고민하죠

요리하는 직원 와 지은순 조리사 지은순 조리사는 “내가 만든 메뉴를 학생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볼 때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그런 보람이 신메뉴 개발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평소에도 취미 삼아, 밥상을 어떻게 한 접시에 압축해 담아낼지 고민한다.”고.

3000원 부문 금상의 주인공 신동근 수조리사 역시 “비싼 음식을 보면, 어떻게 원가를 절감해 학생식당 메뉴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의 올해 출품작 “SNU마라우육덮밥”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마라우육은 쇠고기를 이용한 고급 중식 요리. 급식에 쓰이는 저렴한 부위육으로 마라우육을 조리할 경우, 고기의 식감이 지나치게 질기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22년 경력의 신동근 수조리사는 고기에 계란과 전분을 입혀 기름에 데쳐 식감을 부드럽게 바꾸었다. 시중 가격의 1/4도 안 되는 3000원 마라우육덮밥의 탄생. “실제로 학생식당에 나갈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좋다”는 담담한 수상소감에서 조용한 직업적 자부심이 엿보였다.

학생과 조리사 사이 소통의 가교 역할

한편 대회는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재학생에게도 의미 있는 자리이다. 생협은 대회 개최 전 홈페이지를 통해 재학생 심사위원단을 모집한다. 재학생의 직접적 피드백을 통해 고객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선정하겠다는 것. 이번 대회에는 총 8인의 재학생 심사위원이 참석했다.

재학생 심사위원단은 대회를 통해 조리대 너머에 숨어 있던 조리사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에 학내식당 메뉴에 관심이 많아 지원했다”는 김동욱(원자핵공학과 08)씨는 “조리사 분들이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리사들에게도 대회는 학생들의 시각을 이해하는 계기다. 지은순 조리사는 “요즘 학생들의 음식 취향이 어떤지 연구하게 된다.”며 대회의 소통적 기능을 높이 평가했다.

생협 조리사들의 자존심 건 경연, 인기 메뉴도 여럿 탄생

경연을 거쳐 학내식당에 자리 잡은 신메뉴는 학생들의 반응이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놓인다. 이 단계에서 신메뉴는 새로운 인기 메뉴에 등극하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게 메뉴판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대회 담당자 김태수 팀장이 꼽는 지난 대회 ‘베스트 메뉴’는 은상 수상작이었던 ‘삼색콩불고기’. “채식 식당의 대표 메뉴가 됐죠.”라고 말하는 김 팀장의 목소리에서 뿌듯함이 묻어났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여 살아남은 메뉴도 있다. “‘치킨마요덮밥’은 수상작은 아니었지만, 학생들이 굉장히 좋아해서 자주 내고 있어요.” 김태수 팀장에 따르면, 현재 역대 출품작 중 약 45%가 생협 운영 식당의 실제 메뉴로 활용되고 있다고.

이번 메뉴개발경연대회를 통해, 새해에는 총 30개의 새로운 메뉴가 생협 운영 식당에서 서울대 학생들을 만난다. 과연 서울대의 새로운 ‘잇 메뉴’는 무엇이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홍보팀 학생기자
신유정 (법학전문대학원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