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안내

서울대 소식

뉴스

뉴스

서울대뉴스

코로나19가 남긴 것, 지난 3년을 되돌아보다: 다양성위원회 정책포럼

2023.06.12.

지난 1일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위기 경보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완화되며 일상 회복의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사실상 엔데믹을 맞아, 지난 3년간 서울대의 코로나19 대응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일(금) 보건대학원(221동) 113호에서 ‘다양성 관점에서 서울대의 코로나19 대응 및 위기관리 분석’ 정책포럼이 개최됐다. 보건대학원은 이번 정책포럼이 향후 본교의 위기관리 역량을 제고하고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선진캠퍼스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양성 관점에서 서울대의 코로나19 대응 및 위기관리 분석’ 정책포럼 포스터
‘다양성 관점에서 서울대의 코로나19 대응 및 위기관리 분석’ 정책포럼 포스터

구성원을 아우르는 포용성과 위기소통 능력 강화해야

이번 포럼은 전창후 다양성위원회 위원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전 위원장은 “서울대는 선진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면서도 “하지만 학교의 대응이 위기 상황 속 사각지대의 개인이나 집단에게도 충분했는지 살펴야 한다”라고 이번 포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기획처장과 보건대학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박원호 기획처장은 “이번 연구는 다양한 관점과 접근으로 진행된 지적 협업 활동”이라며 “이번 자리에서 듣고, 배운 것들을 학교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정효지 보건대학원장은 “학교에서 첫 환자가 발생하고 신규 감염이 일어날 때마다 긴장되었지만, 코로나19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해당 포럼을 보건대학원에서 개최할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대학원이 앞으로도 새로운 연구와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서울대 구성원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포럼의 발제는 황승식 보건대학원 책임연구원이 맡았다. 이날 발표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교내에 재학한 장애·국제·돌봄제공(부모·임산부)·여성·성소수자·비정규직 구성원의 인터뷰로 개발된 ‘SNU JEDI index’(서울대 다양성 지수)가 소개됐다. SNU JEDI index는 다양성, 포용성, 형평성, 정의 관점에서 서울대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서울대 구성원 1,415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황 연구원은 온라인수업 접근성 개선으로 다양성 지수의 하락이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정기적 관리를 통해 다양성 지수를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수자라고 느낄수록 해당 지수가 낮게 평가되었고, 구성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소외된 구성원을 아우르는 포용성과 위기소통 능력이 보강될 요소로 지목됐다”라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양방향 소통 채널 및 플랫폼 개발, 학내 안전주간 제정 및 실시 등 향후 중장기적인 차원의 업무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다양성 관점에서 서울대의 코로나19 대응 및 위기관리 분석’ 포럼 참석자
‘다양성 관점에서 서울대의 코로나19 대응 및 위기관리 분석’ 포럼 참석자

우리가 미처 살피지 못했던 목소리를 듣다

이어 진행된 토론은 조성일 교수(보건대학원)의 서울대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대한 종합적 보고로 시작됐다. 조 교수는 본교의 방역 최대 목표가 학교의 지속성을 유지하고 치밀한 역학조사를 통해 2차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특히 관악생활학생관의 안정적 관리가 유의미한 방역 결과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기간 다양한 인권회의를 개최해온 이주영 연구교수(인권센터)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형평성 있는 접근을 보장하고, 프라이버시 제한과 같은 공중보건 조치가 적절한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위기 발생 시, 소수자에 대한 더 큰 불평등을 낳지 않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거버넌스 수립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후 토론에서는 직접 다양성 문제를 경험한 구성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먼저 변재원 학생(행정대학원·박사과정)은 코로나19 기간 보건진료소를 비롯한 캠퍼스 내 시설 출입문이 통제되었는데, 주로 엘리베이터로 출입하는 문이 통제되어 장애구성원의 시설접근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장애 학생들의 접근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방역체제를 지적했다. 다음으로 젠더 문제와 관련해 홍산 학생(산업공학과·박사과정)은 학생들이 스스로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혐오와 갈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대학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두 아이를 양육하며 학교에 다니는 박지욱 학생(보건대학원·박사수료)의 부모학생으로서 겪는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비대면 수업이 실시되어 학업을 지속할 수는 있었지만 학업과 가사·돌봄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히려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부모학생에 대한 학교 측 지지자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토론을 갈무리하며 다양성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이었던 이정상 교수(의학과)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앞으로도 많이 말씀해 주시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코로나19 기간 다양성 문제를 직접 경험한 구성원의 토론 시간
코로나19 기간 다양성 문제를 직접 경험한 구성원의 토론 시간

많은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캠퍼스에서는 더욱 다양한 고려와 배려, 존중이 필수적이다. 특히 황승식 교수가 언급한 바와 같이, 향후 코로나19와 유사한 위기 상황이 발생할 때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구성원 간 신뢰가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구성원들의 목소리에도 주목해 더 나은 캠퍼스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김규연(정치외교학부)
rbdus7522@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