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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반세기의 고민, 환경대학원 교육 55/개원 50주년 기념주간

2023.10.31.

1973년 문을 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이 올해 교육 55주년, 개원 50주년을 맞았다. 1968년에 행정대학원 소속 도시 및 지역 계획학과로 교육이 시작됐고, 1973년 행정대학원으로부터 독립하면서 환경대학원이라는 이름의 전문대학원으로 개원했다. 환경대학원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시대적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반세기 전의 상황에서는 조금 낯선 이름이었지만, 환경·기후 문제가 가장 중요한 사회 문제가 된 21세기에 이르러서는 관련 분야의 핵심적인 연구·교육 기관이 되었다. 지난 16일(월)부터 21일(토)까지 교육 55/개원 50주년 기념주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개회식과 타임캡슐 행사가 기념주간의 시작을 알렸으며, 일주일간 BK 학술 심포지엄, 환경설계학과 행사, 김안제 명예교수 1주기 추모 학술 세미나, 동문 홈커밍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뤄졌다. 특히 18일(수)에는 학내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특색 있는 행사가 마련됐다.

지난 16일 환경대학원 글로컬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육 55/개원 50 기념식
지난 16일 환경대학원 글로컬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육 55/개원 50 기념식

학교의 새로운 공간을 발견하는 시간, 보물찾기와 플로깅

18일에는 환경대학원 학생회가 준비한 다양한 활동이 이뤄졌다. 오전에 진행된 ‘환경대학원 뒤집기’는 환경대학원 82동 건물의 구석구석에 숨겨둔 보물을 찾아내는 행사였다. 곳곳에 미니게임을 배치해 한층 더 재미있는 행사를 만들었다. 행사를 기획한 환경대학원 학생회장 김정섭 학생(환경계획학과·23학번)은 “환경대학원 건물이 굉장히 특색 있고 아름다운데, 많은 학생이 늘 자신이 가는 층에만 가다 보니 전체 건물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라며 “환경대학원 뒤집기 행사를 통해서 본인이 가본 적 없던 곳에도 가보고 환경대학원 건물을 알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기획했다”라고 행사의 취지를 전했다. 실제로 환경대학원 건물은 2000년 ‘서울대학교 환경관’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건축가협회 수상작으로 선정돼 건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캠퍼스 플로깅 행사 단체 사진
캠퍼스 플로깅 행사 단체 사진

오후에는 캠퍼스 플로깅 행사가 이어졌다. 플로깅(plogging)이란 ‘줍다’를 뜻하는 스웨덴어 ‘Plocka Upp’와 영어단어 ‘jogging’을 합쳐 만든 신조어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 활동을 의미한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쓰레기도 줍고 가을을 맞은 캠퍼스의 아름다운 모습도 구경하자는 취지로 행사가 마련된 것이다. 팀을 나눠 플로깅을 한 이후 수거해 온 쓰레기가 가장 많은 팀에 대해서는 시상이 이뤄지기도 했다. 플로깅 이후에 참여자들은 버들골에서 피크닉 시간을 갖고 다 함께 둘러앉아 먹거리를 즐겼다. 플로깅에 참여한 김현수 학생(환경설계학과·23학번)은 “쓰레기도 줍고 동시에 학교 내부의 알지 못했던 다양한 공간을 새롭게 알게 돼서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동휘 학생(환경설계학과·23학번)은 “학교의 곳곳에 이렇게나 쓰레기가 많이 떨어져 있는지 몰랐다”라고 말하는 한편, “오늘 했던 활동들은 신입생이 단합하는 좋은 기회였다”라며 이번 활동의 의의를 강조했다. 행사 준비에 직접 임한 환경대학원 학생회원 이승신 학생(환경계획학과·23학번)은 “여름방학 때부터 준비한 행사로 많은 학생이 참여할지 걱정했었다”라며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또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느껴져서 뿌듯하다”라고 현장의 즐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플로깅 참여자들이 주워온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플로깅 참여자들이 주워온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능동적으로 고민하는 시간

뒤이어 18일 저녁 6시에는 기초교육원과 환경대학원이 동시에 주관한 ‘환경인의 밤’ 행사가 진행됐다. 교내 구성원이 함께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감독의 영화 ‘레거시’(Legacy)를 관람하며 간단한 다과도 함께 즐기는 시간이었다. 영화 ‘레거시’는 악화하는 환경으로 인해 고통받는 지구와 모든 생명체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인간의 욕망이 낳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지난 9월 초 부산에서 열렸던 ‘하나뿐인 지구 영상제’의 개막작이기도 했다.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또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후 위기에 직면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기회가 되는 시간이었다.

‘환경인의 밤’ 포스터
‘환경인의 밤’ 포스터

특히, 행사 곳곳에서 환경을 생각한 세심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행사 첫째 날에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참석자들을 위한 작은 선물이 마련됐다. 일회용 잔을 줄이기 위해 휴대를 간편하게 한 접이식 텀블러와 종이타월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예쁜 자수 손수건이 작은 에코백 속에 들어있었다. 또한 다과의 경우,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대신 다회용 컵을 준비해 쓰레기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이러한 환경을 위한 고민과 실천들이 이번 기념주간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환경대학원 측에서 준비한 기념품
환경대학원 측에서 준비한 기념품

이번 기념주간은 환경대학원 구성원들에게는 지난 5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50년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비구성원에게는 환경대학원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 최대 난제로 떠오르는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나아가기 위한 환경대학원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환경에 대한 고민은 더 나은 공간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것이기에,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고민할수록 더욱 나은 결과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환경대학원은 다양한 학술행사를 주최해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학술행사 외에도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열린 환경대학원 주관의 여러 행사가 계획돼 있다. 이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만으로도 환경 보호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
김수민(국어국문학과)
47sumi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