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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자취생 四國志

2008.04.22.

자취생 사국지(四國志)

서울대의 수많은 자취생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녹두, 서울대입구역, 낙성대, 기숙사 거주자 등 자취에 일가견이 있다는 서울대생 4명이 자기 동네만의 자취비전을 공개한다!

● 나의 자취 연대기
정수연 : 처음에 기숙사에서 3년 살았는데, 동생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서울대입구역(이하 입구역)에서 같이 자취를 시작했어요. 현재 입구역 자취 2년 3개월 차예요.
박은새 : 1학년 때 기숙사에 들어갔는데 그 이후 지금까지 4년 동안 기숙사에 있었어요. 기숙사 자치회 활동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장기입사의 혜택을 얻었죠.
조진우 : 저도 1학년 때 기숙사에 살다가, 녹두로 이사 나왔어요. 처음에는 하숙을 하다가 지금은 혼자 자취하고 있어요.
변재윤 : 1학년 땐 기숙사에서 조용히(?) 살다가, 형과 함께 살기 위해 낙성대로 이사를 했어요. 저는 공대생인데, 녹두는 학교오기가 불편하고, 입구역은 가격이 맞지 않아서 낙성대에 살고 있죠.

● part 1 : 멀고도 험한 학교 가는 길
정수연 : 입구역의 백미는 역세권이라는 거죠. 녹두나 기숙사는 지하철역까지 멀잖아요. 게다가 관악구청 부근은 학교셔틀 정류장도 가까워서 학교 가기도 편하구요. 학교셔틀과 지하철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서울대입구역 뿐이라구요!
조진우 : 녹두가 역세권은 아니지만, 녹두를 종점으로 하는 버스가 많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크게 불편한건 없어요. 또 녹두는 출퇴근 시간 때 길이 막히는 경우도 별로 없죠. 친구들이 입구역에서 학교까지 30분은 걸린다던데, 녹두는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변재윤 : 공대생에게 입구역이나 녹두나 학교에서 멀기는 매한가지예요. 특히 301동 신공학관까지 가려면 더 그렇죠. 그런 점에서 낙성대가 가장 가까워요. 특히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공대생들에게는 제격이죠! 다만 비오는 날에는 별 수 없이 마을버스를 타야만 하니 버스 타는 줄이 끝이 안 보인다는 거! 그때는 정말 답답해요.
박은새: 누가 뭐래도 학교가기 제일 편한 건 기숙사예요. 입구역에서도 오래 걸리면 학교까지 40분도 걸린다잖아요. 기숙사에서는 수업시작 30분 전에 일어나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거! (좌중웃음) 다만 학교 밖으로 외출해야 할 때에는 좀 불편하긴 해요. 특히 과외를 하러 하산했다가 늦은 밤 다시 등산(?)해야만 할 때는 진이 빠질 때도 있어요.

● part 2 : 먹어야 산다.
정수연 : 입구역은 사실 혼자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요. 게다가 식당들도 비싼 편이구요. 그래서 입구역에 자취하면 직접 밥을 해 먹는 게 가계에 보탬이 되요. 주변에 마트가 있어서 장보기 편한 것도 입구역의 장점이구요. 다만 녹두처럼 야식문화를 즐기고 싶거나, 혼자 밥해먹을 자신이 없다면 입구역 말고 다른 곳이 나을 거예요.
조진우 : 일단 식생활이라면 녹두가 단연 제일이죠. 식당들은 불야성이라 24시간 내내 배를 채울 수 있는데다, 밥도 다른 동네보다 싸거든요. 게다가 술도 싸고 간식거리도 참 많아요. 대신 자기 자신을 절제하지 못하면 쉽게 몸이 망가질 수도 있어요.
변재윤 : 낙성대에는 시장이 있어서 먹을거리에 대해서는 큰 걱정이 없어요. 다만 밤에 배고파지면 그때는 좀 곤란해요. 황량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상점들이 다 문을 닫거든요. 그래서 야식을 염두에 둘 경우 마을버스 내리는 곳의 분식집에서 미리 사가지고 오는 정도의 ‘센스’가 필요하죠.
박은새 : 기숙사 식당은 식사시간이 정해져 있잖아요. 때를 못 맞추면 밥을 못 먹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래서 아침시간에 식당이 휑~할 때가 많아요. 야식도 학교 밖에서 자취하면 치킨이나 탕수육 같은 거 시켜먹을 때, 혼자서는 못 시켜 먹잖아요. 기숙사에는 같이 먹을 사람이 항상 있으니까 그런 점이 좋아요.

● part 3 : 내가 사는 이곳, 이건 참 편하다.
정수연 : 입구역은 여러 가지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는 것 같아요. 일단 오피스텔이 몰려 있는 곳은 입구역 뿐이구요, 원룸들도 새 건물이 많아서 깨끗해요. 또 멀티플렉스가 있어서 심야영화를 볼 수도 있고, 급하게 쇼핑해야할 때에도 편하죠. 가장 중요한 것! 봉천 사거리에는 병원들이 진짜 많아요. 혼자 살면서 아플 때 병원까지 멀면 얼마나 곤욕이겠어요!
조진우 : 녹두는 놀다가 집에 들어갈 걱정을 안 해도 되죠. 친구나 선후배들하고 어울려 지내는 데에는 녹두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요. 노래방 싸죠, PC방도 싸죠, 게다가 술까지 싸니까요. 하지만 종종 놀다가 버스 놓쳐서 재워달라는 친구들이 많은 게 흠이긴 해요. 전 집 열쇠가 5개인데, 그중 4개는 친구들이 다 가지고 있다니까요! (좌중 휘둥그레~)
변재윤 : 낙성대는 주거지역이라서 정말 조용해요. 제가 녹두를 피한 이유 중 하나가 동네가 너무 소란스러워서거든요. 입구역은 직장인들이 많이 사는데다가 모텔촌이 있는 유흥가라 분위기가 안 좋은 것 같아요. 낙성대라면 주위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생활을 차분히 할 수 있어요.
박은새 : 기숙사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죠! 일단 전기세나 인터넷 비용 등 공과금을 전혀 신경 안 써도 되는데다가, 탁구나 포켓볼도 공짜로 칠 수 있어요. 그리고 시험기간에 중도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해도 귀가에 부담이 없다는 건 기숙사만의 장점이죠.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자취생들처럼 쓰레기봉투 사서 일일이 분리수거 안 해도 되고, 화장실 청소를 안 해도 된다는 거! (좌중,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탄성을 연발! )

● part 4 : 내가 사는 이곳, 이건 참 불편하다
정수연 : 대로변 오피스텔이나 원룸들은 값이 너무 비싸요. 부득이하게 한 블록 안쪽에 집을 찾아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입구역에는 모텔과 술집들이 많잖아요. 밤에 여자가 혼자 집에 들어가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요. 가끔씩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곤 해요.(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면 측은한 표정)
조진우 : 녹두는 아무래도 주변에 유혹이 많다는 게 문제예요. 술이나 친구는 물론이고, 최근 몇 년 새에 유흥업소들이 너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밤에 시끄럽기도 하구요. 또 녹두 고시생들 특유의 다크포스라는 게 존재해요. 고시촌 쪽으로 조금만 가도 동네분위기가 무거워지거든요. 마치 컬러티비를 보다 흑백티비를 보는 느낌이랄까? (좌중 공. 감. 백. 배!)
변재윤 : 낙성대에서는 학교 가는 버스가 하나뿐이라, 스쿠터 타지 않는 학생들은 좀 불편할 것 같아요. 식당이나 술집이 적은 것도 아쉽구요. 그래서 녹두에서 놀다가 택시 타고 들어와야만 할 땐 택시비 때문에 가슴이 미어지기도 해요. 참, 낙성대는 생각보다 모기가 많은 것 같아요. 여름마다 고생한다니까요.
박은새 : 일단 기숙사는 룸메이트가 있잖아요. 그래서 외로움이 덜 하기도 하지만, 성격차이가 심하면 정말 힘들고 불편해질 때도 있어요. 그리고 공동화장실을 써야 한다는 것도 큰 애로사항이죠. 방음이 잘 안 되는 방들도 있는데다가, 에어컨이 없는 방은 여름에 거의 사우나예요. 하지만 무엇보다 불편한 것은 기숙사 커플들의 애정행각을 매일 봐야 한다는 사실이죠! (좌중 포. 복. 절. 도)

● part 5 : 시작하는 자취생들을 위하여
정수연 : 이왕이면 셔틀버스 타는 곳과 가까운 곳에 사는 게 좋아요. 입구역은 마트가 있어서 편하긴 하지만, 가격까지 싼 건 아니란 걸 유념해야 해요. 그리고 이 곳 치안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괴담들이 많으니, 여자 분이라면 너무 늦게 다니지 마시길! 마지막으로 의외로 집에서 학교까지 30분은 걸리니까 등교할 때 너무 방심하면 안 되구요.
조진우 : 녹두에서 자취하려고 할 때, 유흥을 선호하면 신림9동으로, 정말 ‘거주’가 목적이라면 신림2동으로 가세요. 그리고 친구들이 방에 한두 명씩 들어오기 시작하면 어느새 자기 방이 아지트가 되어버리니 조심해야 해요. 그리고 녹두는 길상태가 안 좋으니 항상 조심조심! 언제 넘어질지 모른다니까요~ (고통을 떠올리듯 무릎을 감싸쥔다.)
변재윤 : 낙성대는 학교와 가까울수록 어둡고 황량하니 밤에 조심해야 해요. 의외로 마을버스 정류장 주변과 지하철역 주변에 싼 가격에 좋은 원룸들이 많다는 것도 알아두세요. 또 시장이 늦게까지 열지 않으니까 항상 식재료를 제때제때 챙겨놓아야 해요.
박은새 : 기숙사는 룸메이트랑 살아야 하니까 서로 양보와 배려가 필수예요. 너무 예민하거나 자신만의 영역의식이 강한 사람이라면 기숙사는 알아서 피하는 게 좋아요. 게다가 기숙사는 배식시간을 놓치면 밥을 못 먹기 때문에, 신경 써서 식사를 챙겨 먹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2008. 4. 22
서울대학교 홍보부
학생기자 이재준